‘탈세 없는 세상 만들고 싶어요.’
‘탈세 없는 세상 만들고 싶어요.’
  • 윤지영 인턴기자
  • 승인 2021.01.07 14: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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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인재 세무9급공무원에 합격한 충북산과고 박채린 학생
고교 졸업 후 바로 영동 또는 대전 세무서로 발령 예정

 "면접 볼 때 제가 그랬어요. 왜 세무공무원을 선택했느냐는 질문에 탈세하는 사람들 잡아내어 세금 제대로 받아내겠다고 했지요. 그것이 강렬하게 느껴졌나봐요. 실제로 세원정보과의 탈세팀에 들어가서 세금 포탈하는 사람들 잡아넣고 싶기도 해요."

이 당찬 정의감 뿜뿜 넘치게 면접을 보고 최종 합격을 한 사람은 바로 고교생이다. 충북산과고(교장 정성교) 3학년 박채린(이원면 소정리) 학생이다. 30분 동안 보는 면접에서 이외에도 '고등학생이 내는 세금이 뭐냐'는 물음에 맨 처음 '교육세'라고 답했다가 이내 면접관의 아리송한 표정을 읽어내고 '부가가치세'로 바로 잡으니 면접관의 표정이 바뀌었다면서 표정까지 세밀하게 읽어내는 예사롭지 않은 학생인 박채린 학생이 지역인재 세무직 9급공무원 합격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충북산과고도 옥천상고에서 명칭 바뀐지 3-4년 만의 쾌거였다. 

이원초중학교 다닐 때부터 대학보다는 취업을 하고 싶었던 박채린 학생은 인문고인 옥천고를 택하지 않고 과감히 충북산과고를 선택했다. 공적인 일을 하고 싶었던 그에게 고등학생도 지원할 수 있다는 지역인재 공무원 9급 공채는 1학년 때부터 머릿속에 맴돌았다. 

1학년 때는 학교 적응하느라 2학년 때는 금융, 회계 등 여러 경진대회에 나가느라 머릿속에 저장된 공무원 시험을 미처 꺼내보지 못했는데 2학년 말부터 본격적으로 공부하기 시작했다. 과목은 국어, 영어, 한국사 등 3과목, 신경을 써주셨던 몇몇 선생님은 인강을 추천해주기도 했지만, 공부는 혼자만의 몫이었다. 목표를 정한만큼 꼭 합격하고 싶었다. 

그러던 지난 12월24일 거짓말같은 크리스마스 선물이 도착했다. '합격 소식'이었다. 매일 등교를 같이 해 준 아버지와 뒷바라지 해준 어머니가 불현듯 떠올랐고 정말 재미나게 보낸 학창시절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다.  

대학 졸업하고도 공무원 시험 공부를 별도로 해서 한참 후에나 합격하는 게 현실인데, 고교 졸업 전에 공무원 합격을 하다니 박채린 학생은 적어도 4~5년을 압축해 합격을 한 셈.  

금융회계과인 박채린 학생이 세무직 공무원을 하게 된 계기로는 ‘세무는 전문적이고 멋있어서 모든 사람들에게 평등하게 사용할 수 있는 재원이 되니까 관심을 갖게 되었다.’ ‘(세무를) 3학년 때 잠시 배운 적이 있는데 유익했다’고 답했다.

■ 인근 영동 또는 대전세무서 쪽으로 지원해

 입학 후 진로에 대해 고민하던 박채린 학생에게 선생님과 부모님은 지역인재 9급 공무원을 권했다. 지역인재 제도는 고등 졸업 후 1년까지 자격이 주어지며 고등학생들의 난이도에 맞추어져 있다는 특징이 있다. 시험은 지난 9월 단국대학교에서 필기 세 과목(국어, 영어, 한국사)을 치르고 실기(면접)은 국사편찬위원회에서 치러졌다. 30분가량의 면접에서는 자기기술서를 바탕으로 희망하는 부처, 자신이 발휘하고 있는 역량 등의 질문을 받았다.

박채린 학생은 다가올 3월부터 세무서로 발령을 받는다. 아쉽게도 옥천에는 세무서가 없어 근처 희망하는 지역(영동 또는 대전)으로 지원서를 냈다. 박채린 학생은 이미 운전면허를 취득해서 돈을 모아 자가 차량도 구비할 예정이다.  연수원에서 수습근무 6개월을 보내면 본격적인 근무가 시작된다.

박채린 학생은 이번 달 28일 졸업을 앞둔 상태다. 고등학교에서의 3년을 다양한 활동을 하며 보냈다고. 1학년 재학 중에는 전산회계와 전산회계운영사, itq 등 자격증 공부에 몰입했다. 2학년일 때에는 상업경진대회를 준비했다. 도대회에서는 동상, 전국대회에서는 은상을 거머쥐었다. ‘선생님들과 더 돈독해 질 수 있는 기회였고 고등학교 생활 중 공무원 합격 다음으로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3학년이 되어서는 계속 공무원 시험 준비를 했다. ‘공무원 준비반은 따로 없었지만 인터넷 강의를 꾸준히 들었다.’ ‘영어가 가장 부족하다는 생각에 방과 후에 선생님과 공부도 했다’며 덧붙였다.

■ 천종호 판사님처럼 선과 정의에 힘쓰는 박채린 학생

박채린 학생이 가장 존경하는 사람은 바로 천종호 판사. 초등학교 도덕시간에 천종호 판사의 영상을 보고 그 이후로 줄곧 존경해 왔다고. 천종호 판사는 비행 청소년 선도에 앞장서며 가해 학생과 그의 부모에게 호통을 치는 모습 때문에 ‘호통 판사’로 익히 알려져 있다. 박채린 학생은 천종호 판사의 이러한 모습 외에도 ‘사회봉사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점을 본받고 싶다’고 말했다.

평소 그림을 그리거나 책을 읽으며 여가 시간을 보낸다는 박채린 학생. ‘심리학에도 관심이 많아 심리학 관련 책을 즐겨 읽으며 소설책도 좋아한다.’고 말했다. 독서를 즐기는 박채린 학생이 추천한 작품은 호아킴 데 포사다, 레이먼드 조의 ‘바보 빅터’. 17년간 바보로 살아온 멘사 회장의 이야기다.

고 있다. 첫 월급을 받으면 ‘부모님께 용돈도 드리고 친구들에게 맛잇는 간식도 사주고 싶다’고 말했다. 주변 사람들에게 받은 축하만큼 베풀 줄 아는 박채린 학생이다. 만약 공무원 외에 희망하는 직업이 있냐는 질문에 ‘공기업 등 좋은 사무직을 했을 것’이라고 답했다. 또, 박채린 학생은 ‘일단 합격하면 좋다’라며 후배들에게도 공무원 시험을 권하고 싶다고 밝혔다. 

대학에 진학하지 않고 바로 취직하는 만큼 야간 대학에 진학하고 싶은 마음도 있다. 희망하는 과는 세무회계과 또는 평소 관심 있는 심리학과. 대학에 가지 않더라도 금융회계와 세무 관련 자격증을 취득할 계획이다. 공무원 합격 이후에도 변치 않고 꾸준히 노력하는 박채린 학생이다. "주민들에게는 친절한 공무원이 되고 싶구요. 악덕 세금포탈업자들에게는 무서운 공무원이 되고 싶어요. 일찍 합격했지만, 열심히 익혀서 전문가 냄새 풀풀 나는 공무원이 되겠습니다. 천종호 판사처럼 약자에겐 따스함을, 악한 자에게는 무서움을 갖는 공무원이 될 겁니다." 안경과 마스크 너머 벌써 의기가 충천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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