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내면 서대리 유창목 어르신 일기

옥천닷컴이 우리고장 주민들의 목소리를 그대로 전해드립니다. 농사일이나 일하는 이야기, 어디 놀러 다녀온 이야기, 평소 생각하고 느낀 것들, 어떤 이야기도 좋습니다. 짧게라도 글을 써서 메일·우편으로 주시거나 직접 신문사로 와주세요(그럼 사진도 한 장 찍을 수 있으니 참 좋겠습니다). 기사로 게재해드립니다.

유창목 할머니(안내면 서대리, 83)의 일기 두 편을 전합니다. 꽃에 대한 이야기가 한 편이고, 또 한 편은 흐르는 계절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이야기를 옮겨 적다 문득 마음이 쓸쓸해졌습니다. 

안내면 서대리 집 텃밭에서. 4일 오전 11시 촬영.

2019년 4월20일 토요일

'싸리꽃이 그럭게 깨끗하고 보기 좋은지는 옛적에는 몰랐어요'

첫차로 옥천 병원에 갇아. 오늘은 장날이다. 

민들래 안과에서 눈 검사를 하고 별 이상 없으니 약이나 머으라고 아침 저녁 머으라고 이야기했다. 

올 적에는 밤티로 돌아오는대 딴 곳은 꽃이 다 지었는대, 돌아오는 길에 한참인 꽃을 보았다. 
복숭화 꽃과 싸리꽃이 참으로 어울린다. 싸리꽃이 그럭에 깨끗하고 보기 좋은지는 옛적에는 몰랐어요. 이산 저산에는 울굿불굿. 강 건너 편에는 버들잎이 파릇파릇.

 


 

2019년 4월29일 월요일

'계절이 흐른다'

오늘도 비가 온다고 했다. 

아침 일직 밖에 나가 이것 저것 손 볼 것을 보고 마늘 밭에 비료도 하고서 취나물을 비다가 삶아서 점심 반찬을 할까 했다. 벌서 하늘에는 비가 올 모양이다. 

나는 점심을 어떡게 해 먹고 누어 있든지 그림을 그리든지. 완전 봄이라 꽃도 다 지고 뒷산에는 연두색 나무잎이 꽃과 다름없이 보기가 참으로 좋다. 

계절은 자꾸 흘러가는대 나는 점점 몸이 약해 지는 것을 늓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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