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천고 3학년, 직접 디자인한 티셔츠 2천500장 판매 
'나라 위해 희생한 군인, 유족들에게 보탬이 되고 싶어' 

김윤수 학생
김윤수 학생

 

 윤수 학생의 모습을 기억한다. 

 벌써 4년 전 옥천중 3학년 때 그는 친구들과 함께 옥천중 자유학기제 수업으로 카메라를 들며 통학로에 무단 주차를 한 불법 주정차 실태를 고발하는 영상을 만들었다. 그때부터였을까. 사회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된 김윤수(옥천고3, 옥천읍 매화리) 학생은 군인과 무기에 관심있는 다른 지역 또래 친구들과 계룡대 페스티벌에 한번 들른 후, 군인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6월6일 현충일이 되면 집에서 빈둥거리기 보다 의미있는 일을 해보고 싶어 부러 찾아간 곳이 대전 현충원이었다. 매년 그렇게 찾아가던 중 2017년 께 천안암 유족들과 우연히 마주쳤는데 아버지를 잃은 어린아이를 보면서 마음이 울컥했다. 

 내가 그 아이 입장이었다면 하는 감정 전이가 됐고 뭔가 나누고 싶었고 함께 하고 싶었다. 혼자 고민하다가 티셔츠 만드는 일을 계획했다. 

 스스로 디자인 도안을 하고 티셔츠 업체에 이를 맡기고 찍어내 2만원으로 판매하여 남은 수익금을 모두 천안함 재단에 기부하기로 맘 먹었다. 지난해 4월부터 판매수익금 매달 100만원을 10개월 남짓 기부해 1천만원 기부를 달성했고, 그는 별도 천만원의 수익금을 6월10일 해군본부에서 바다사랑 해군장학재단에 기탁했다. 변호사, 세무사가 되고 싶다는 꿈은 자연스레 군인으로 바뀌었다. 그리고 해군으로 구체화됐다. 

 “나라를 위해 군 복무를 하다 순직하신 분들의 명예를 지켜주고 추모를 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하루 아침에 가족을 잃은 남겨진 가족을 또 생각했구요. 저라도 직접 도와야겠다는 마음으로 시작한 일이었어요.”

 티셔츠 제작업체도 윤수의 마음을 알았던지 배송비를 직접 부담하기로 했고, 윤수가 부담했던 원재료비를 제외하고 남은 수익금은 윤수의 뜻에 따라 원하는 곳에 전액 기탁했다. 

 벌써 판매된 천안함 추모 티셔츠만 해도 2천500장 정도, 언론 보도 이후 주문이 쇄도하고 있지만, 현재 재고가 없는 상태다. 

 옥천고 윤경아 3학년 부장은 윤수 때문에 옥천고등학교가 단박에 유명해졌다면서 기특하다고 말한다. “저희도 윤수가 이렇게 대견한 일을 하고 있는 지 전혀 몰랐어요. 미리 티셔츠를 만들어놓았다면 이런 기회에 판매도 하고 할 텐데, 먹은 마음 없이 순수하게 팔고 전부 기부를 했기 때문에 지금은 남은 티셔츠도 없대요. 그래서 학교로 계속 전화가 오는데 그 뜻을 전하고 싶으면 천안함 재단 등에 윤수 이름으로 기부를 해달라고 부탁을 하고 있어요.”

 윤수 학생은 6월10일 1천만원의 기탁금을 바다사랑 장학재단에 전달한 날, 심승섭 해군참모총장에게 추모 티셔츠 80장을 전달하기도 했다. 또한, 천안함 추모 티셔츠 한장을 액자에 담아 대전국립현충원 천안함 46용사 묘역 표지석 옆에 전시하기로 했다. 

 윤수 학생은 2002년 제2연평해전 당시 전사한 참수리 357호정의 윤영하 정장과 지난 5월24일 소말리아 아덴만 해역에서 6개월 간 임무를 수행하고 돌아온 청해부대 28진 최영함 입항 환영행사에서 발생한 사고로 목숨을 잃은 최종근 하사를 롤모델로 삼을 정도로 해군에 푹 빠져 있다. 

 “해군사관학교에 진학하려고 열심히 준비하고 있어요. 10월 말쯤 시험인데 그 때를 대비해서 체력도 기르고 공부도 열심히 하고 있어요”

 교복 상의 오른 편 위에 직접 제작한 천안함 추모 배지를 항시 달면서 스스로 훌륭한 군인이 되겠다고 다짐하는 듯 했다.  

윤수 학생이 직접 디자인한 천안함 추모 티셔츠
윤수 학생이 직접 디자인한 천안함 추모 티셔츠
윤수 학생이 직접 디자인한 천안함 추모 티셔츠
윤수 학생이 직접 디자인한 천안함 추모 티셔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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