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년 옥천 농정 사(史), 가장 큰 사건

신한서전 옥천군, 친환경농축산과장
신한서 전 옥천군, 친환경농축산과장

얼마 전 70년 옥천 농정 사에 가장 큰 사건이 하나 터졌다. 올해 처음으로 농림축산식품부가 주관하는 로컬푸드 지수 평가에서 옥천군이 최우수상을 차지하는 쾌거를 이룬 것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사)소비자시민모임과 공동으로 전국 159개 지자체를 대상으로 로컬푸드 활성화 노력과 성과를 계량적으로 평가한 결과다. 평가 내용은 로컬푸드 직매장 운영, 공공 급식, 로컬푸드 생산·소비 체계구축, 농가 소득 안정과 일자리 창출 등 지역경제 활성화와 시민 참여 등 먹거리 거버넌스가 주된 측정 대상이다. 

지금부터 약 50년 전(1971~1972) 청산면 인정리 통일벼(IR667) 다수확 단지가 10a 당 713.8kg이란 당시 최고기록으로 전국 다수확 왕을 2년 연속 차지한 이래 또 하나의 가장 큰 울림을 주는 사건이다.

1971년 청산면 인정리 홍승희 단지 회장을 비롯한 여덟 농가가 통일벼 다수확 시범단지 사업에 참여하였다. 겨울 동안 필리핀 국제미작연구소에서 육종한 통일벼를 재배하여 전국 최고의 영예를 안게 되었다. 제3회 서울신문사가 주관하는 산업대상(大賞)과 정부로부터 석탑산업 훈장을 받는 기염을 토했다. 당시 기술지도를 담당한 김홍대 지도사도 정부로부터 포상을 받는 등 농업 군으로서의 위상을 전국에 떨치게 되었다. 

이번 농림축산 식품부에서 주관한 2020 로컬푸드 지수 평가에서 완주군, 나주시와 어깨를 나란히 하며 최우수 군으로 선정된 것은 옥천 농정 사에 또 하나의 커다란 사건임이 틀림없다. 먼저 본 사업을 직접 위탁운영하고 있는 옥천 살림을 비롯한 선도농가들, 관계 공무원과 많은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는 김재종 군수에게도 평생을 농정에 몸담아 왔던 한 사람으로서 감사를 드린다. 

10년 이상의 준비 기간을 거쳐 지난해 5월 30일 옥천군이 도내 최초로 지역 먹거리 순환 체계를 갖춘 로컬푸드 직매장을 개장하였다. 지난 10월 말 기준 누적 매출 44억 8천만을 달성하여 ‘로컬푸드’ 메카로 부상하고 있다. 개장 후 1년 5개월 만에 이룬 성과다. 생산자 조직을 통하여 130여 호 농가에 590품목이 전시 판매되고 있다. 회원으로 등록된 소비자가 6천700명에 달한다. 누적 방문객은 17만 3천명으로 일평균 350명에 달한다. 하루 평균 매출 8~900만원에 이른다. 옥천에서 생산된 먹거리를 옥천 안에서 소비할 수 있는 지역 먹거리 순환 체계를 구축하는 데 성공하였다. 모든 사람의 예상을 깨고 그야말로 대박을 터트린 것이다. 중소 가족농 중심으로 안전 먹거리를 생산하여 지역주민들에게 제공하는 먹거리 순환 시스템이 완성된 것이다. 특히 대청호 상류 지역인 옥천 주민과 하류 지역인 대전 주민들이 상생하는 기반을 만들었다. 방문 소비자 중 대전 등 외지주민들이 무려 30~40% 차지하고 있는 것에 큰 의미를 부여하고 싶다.

필자가 초대 옥천군 친환경 농업팀장으로 근무할 때부터, 가장 선망의 대상이 된 곳이 바로 전북 완주, 경기 양평, 충남 홍성, 충북 청원 등이었다. 특히, 완주 같은 곳은 농민들과 공무원, 의원님들을 모시고 여러 차례 견학하고, 강사를 초빙하여 교육을 받는 등 지속적인 교류와 노력을 기울여 왔다. 

그런데 우리 후배 공무원들과 농민들이 힘을 합쳐 이런 쾌거를 이룬 데 대하여 아낌없는 박수를 다시 한번 보내고 싶다.

민선 유봉열, 한용택, 김영만 군수 때부터 친환경 농업에 대한 관심을 가져왔다. 그러나 완주나 양평군 같은 열성과 관심을 보이지는 못했다. 다행스러운 것은 민선 7기 김재종 군수의 친환경 농업에 대한 지대한 노력과 관심이 오늘의 성과를 이루는 데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우리 지역은 대청호 상류 지역으로 친환경 농업을 하는데 천혜의 자연조건을 가지고 있다. 더욱 중요한 것은 로컬푸드에 대한 인적 인프라, 인재들이 비교적 풍부한 곳이다. 2008년 친환경농업 유공자로 석탑산업 훈장을 받은 산계뜰 영농조합 이선우 회장, 2002년 8월 옥천 흙살림을 창립하고 초대회장을 지낸 주교종 상임이사를 비롯한 한중열, 송용섭, 신한중, 민병용, 강영근, 유태식 등이다. 이와 같은 선도농가들이 있기에 오늘의 성과가 가능하였다. 소중한 우리의 자원이다.

2006년 11월부터 운영하는 옥천군농업발전위원회도 여기에 자양분 역할을 충분히 해냈다. 특히, 옥천군의 역할이 컸다. 2005년 2월 최초로 친환경농업팀을 신설하였으며, 2014년 10월 민선 6기 농정조직개편을 하면서 농촌 활력과와 로컬푸드 전담팀을 만들어 본격적인 사업에 매진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하게 되었다. 오늘이 있기까지 성공 요인을 살펴보면. 첫째, 10년 이상 꾸준히 시행한 생산자 교육을 통한 기획생산 체계를 구축하고 농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였다.

둘째, 잔류농약 및 토양 검사를 통한 철저한 옥천 푸드 인증관리 운영으로 먹거리 안전성을 확보함으로써 소비자의 신뢰를 확보하는 데 성공하였다.

셋째,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생산자 농민, 소비자, 지자체가 머리를 맞대고 꾸준한 노력을 기울인 결과라 할 것이다.

앞으로도 생산자 농민은 연중 판매 가능한 생산체계 구축을 더욱 다지고, 소비자의 신뢰를 확보하여야 하며, 옥천군의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이 더욱 필요하다. 특히 군수님을 비롯한 군의회 의원님들의 관심과 격려가 더욱더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60년 전 청산면 인정리 통일벼(IR667) 다수확 단지의 쾌거 이래, 로컬푸드 최우수 군이라는 커다란 업적을 남긴 농민단체, 후배공무원들에게  다시 한번 깊은 감사와 아울러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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