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옥천교육지원청에서 열린 '성 존중 토론회'

"낙태법을 폐지하면 왜 낙태가 늘어날 거라고 생각하지요? 애초에 낙태는 여성의 몸을 해치는 일인 걸요. 적어도 여성들에게 낙태법 폐지는 '음성화된 시술을 하는 여성을 구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낙태법이 폐지되면 낙태가 늘어날 것이라는 이야기에 옥천중학교 2학년 유승균 학생이 곰곰이 생각하다 대답했다. 승균 학생의 이야기에 반대편에 선 학생들은 다시 생각에 잠긴다. 그럼 뱃속의 아이의 생명은 어떻게 생각해야 하는 걸까?

옥천교육지원청(교육장 이혜진)이 11일 '존중·소통·표현 성교육을 위한 성 존중 토론회'를 열었다. 데이트 성폭력·청소년기 성관계 등 스쿨미투에 대한 이야기부터 사회적 논란이 일고 있는 낙태법까지, 학생들이 서로 다른 생각을 나눌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한 것. 이날 토론회는 학생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옥천여중 12명 △옥천중 12명 △안내중·청산중·이원중 2명 학생이 참석했다. 

토론회는 30 명 학생을 5조로 구성해 1시간 가량 진행됐다. 각 조당 학생들의 토론이 이어질 수 있도록 도와줄 보건교사도 1명씩 참여했다. 처음에는 쭈뼛쭈뼛 이야기를 꺼냈던 학생들이 시간이 지날수록 편안하게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했다. '데이트폭력' 토론에 참여한 옥천여중 2학년 김나희 학생은 "결과적으로 서로 의견을 굽히지 않아 평행선을 달렸지만, 오늘 대화의 경험은 중요한 기억으로 남을 것 같다"며 "나중에 다른 사람과 비슷한 갈등을 이야기하게 된다면 꼭 대화는 시도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서는 토론 이외에도 성문화 체험부스가 함께 운영됐다. 학생들은 △임산부 체험 △신생아 돌보기 △월경팔찌 및 DNA팔찌 만들기 등 여러 체험 활동을 했다. 충청북도교육청에서 160만원의 예산이 지원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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