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보다 2배 달고 비타민C는 50배
9~11월에만 먹을 수 있는 아삭한 제철과일

장경숙씨가 올해 첫 수확한 사과대추를 선보이고 있다. 사과대추는 가을에만 맛볼 수 있는 제철과일이다.
장경숙씨가 올해 첫 수확한 사과대추를 선보이고 있다. 사과대추는 가을에만 맛볼 수 있는 제철과일이다.

 

‘가을 대추를 보고도 안 먹으면 늙는다’는 속담이 있다. 그만큼 대추는 노화방지 효능이 뛰어난 항산화 식품이다. 가을을 맞아 우리 지역의 대추도 붉게 물들고 있다. 특히 일반 대추에 비해 사과처럼 크고 아삭한 ‘사과 대추’는 가을을 대표하는 과일로 발돋움하는 중이다.

이원면 개심리에서 사과대추 농사를 짓는 장경숙(56, 읍 장야리)씨는 올해 처음 수확의 기쁨을 누렸다. 지난 1월부터 본격적인 밭 조성에 들어가 정성껏 돌본 장 씨는 지난 10월 초부터 색이 나기 시작한 대추를 수확했다. 올해 저온 피해를 입어 수확량은 예상 했던 것의 1/5에 불과하지만 ‘처음’ 얻은 결과물에 흐뭇하기만 하다.

장 씨는 “처음 새순이 나올 때부터 너무 기분이 좋아 매일같이 들여다봤는데, 커가는 걸 볼 때마다 행복했다”며 “내가 수확한 대추를 썰어 요구르트에 넣어 먹었더니 씹는 맛도 좋고 달아 가족과 이웃들에게 나눠주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 지역 20여 농가에서 생산되는 사과 대추는 추석 전후로 수확을 시작해 9월말~11월초에만 먹을 수 있는 제철 과일이다. 한 박스(2kg) 당 2~3만원에 판매되는데, 생과로는 장기간 보관이 어려워 가을에만 맛볼 수 있다. 특히 당도가 30브릭스에 달해 16브릭스의 포도와 15브릭스의 사과보다도 훨씬 달다. 더불어 수분함량이 높아 일반 대추에 비해 아삭한 식감을 자랑하는 게 특징이다. 

지난해까지 10년차 접목사로 활동하던 장 씨는 건강이 나빠지며 농사의 길로 들어섰다. 하루 2천개씩을 접목하며 1만4천 번의 칼질을 하자 팔과 어깨가 고장 난 것이다. 마침 접목하며 친해진 조인숙(50, 옥천읍 마암리)씨의 농가에서 사과대추를 접한 장씨는 그 매력에 흠뻑 빠져 본격적인 준비에 들어갔다. 

장 씨는 “수확기에 일손을 돕다보니 한손에 잡히는 과실 크기도 알맞고 푸른 잎들이 예뻐 사과대추 농사를 짓기로 했다”며 “특히 사과대추즙을 먹었는데 장 건강이 좋아지는 게 느껴져 나를 위해서도 좋겠다는 생각에 시작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사과 대추는 비타민C 함유량이 감귤의 10배로 높으며, 혈액순환을 도와 소화기관을 튼튼하게 해주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올해 사과대추 농가들은 힘든 한해를 보냈다. 저온 피해로 6월에 핀 꽃이 제대로 수정되지 않은 것이다. 이후 뒤늦게 8월경 수정이 이뤄져 맺힌 열매는 9월부터 났어야 할 색이 10월에서야 나기 시작해 그만큼 수확이 늦어졌다. 게다가 긴 장마로 일조량이 부족했던 탓에 아삭한 식감도 한 단계 낮아졌다. 

특히 올해 900평 부지에 묘목을 심은 장씨는 800주 가운데 300주가 냉해로 싹조차 나지 못하는 피해를 입었다. 이 나무들은 내년에 다시 접목해야만 열매가 열린다. 다행히 접목사로 활동했던 장씨는 직접 접목을 할 수 있어 인건비는 아낄 수 있게 됐다. 

장 씨는 앞으로 자신의 특기를 살려 새로운 품종에도 도전할 계획이다. 접목기술을 이용해 다른 품종의 대추들도 재배하겠다는 것이다. 더불어 농업기술센터에서 배우고 있는 블로그 마케팅을 활용해 온라인 판매에 나서고, 옥천푸드거점가공센터에서 잼과 즙을 만들어 판매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장 씨는 “처음 농사를 시작할 때 농업기술센터와 친한 농민들에게 도움을 많이 받았다”며 “앞으로도 열심히 교육 받고 나만의 노하우를 쌓아 새로운 품종 재배에도 나서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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