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것 / 송진권

아빠는 해를 수리하러 밤에 출근하시는 거야
달은 맞에 일한 사람들이 다 고쳐 놓았지
해나 달이 쉬는 날이 어디 있어
그러니 아빠도 교대로 나가는 거지

밤마다 아빠랑 다른 사람들이
너무 뜨거워진 해를 식히고
그을음 앉은 데를 닦아 내고 새 부싯돌을 갈아 끼우지
저 작은 불빛들은 일할 때 모자에 매단 불이야
 
하루 종일 도느라 무뎌진 톱니바퀴도 갈고
기름때도 닦아 내고 용접도 다시 한 대
선글라스를 쓰고 한다지만 너무 환해서
아빠는 아침마다 눈이 퉁퉁 부은 채 들어오시며
눈을 감아도 해가 자꾸 보인다고 말씀하시지

내일은 비가 오거나 좀 흐리면 좋겠어
해가 뜨지 않으면
아빠도 푹 쉴 수 있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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