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옥천 BTS 대 논산 BTS 유소년 야구 친선경기 열려
‘누구나 돈 걱정 없이 즐기는 야구’ 목표로 비영리 단체 전환
학교 야구부 신설해 옥천서 프로선수 배출할 수 있어야 지적도

이원야구장에 BTS가 등장했다. 방탄소년단이 아니라 옥천 BTS(Baseball Training School) 유소년 야구단과 논산 BTS 유소년 야구단이다. 지난 10일 이원야구장에서 두 팀의 친선 경기가 열렸다. BTS라는 이름은 17년도 창단 때 코치진들이 모여 정했다고 한다.

코로나로 인해 야구장에서 정식 경기를 할 수 없어 군내 여러 운동장을 전전하며 훈련을 이어가던 옥천 BTS 선수들은 이날 오랜만에 마운드를 밟고 타석에 서 보며 경기에 대한 기대감을 감추지 못했다.

5살 때 처음 대전 한화이글스 경기를 본 뒤 야구에 푹 빠졌다는 박승우(11, 삼양초4) 선수는 “오랜만에 경기장에 나와 떨리기도 하지만 형들과 경기할 생각을 하니 즐겁다”며 쌍둥이 박승원(11, 삼양초4) 선수와 나란히 몸을 풀었다.
팀의 주장이자 이날 경기 포수를 맡은 이동건(13, 장야초6) 선수는 “깔끔하게 수비하고 타석에서도 안타 하나 꼭 치겠다”는 다짐을 내비쳤다.

■ 돈 걱정 없이 누구나 야구할 수 있도록 비영리법인으로 전환

이날 경기는 옥천 BTS가 지난 9월25일 비영리 민간단체로 전환한 뒤 펼친 첫 경기이자, 김병현 신임 단장의 취임식을 겸한 경기라는 점에서 의미를 더했다.

17년도에 논산과 옥천에 문을 연 BTS 유소년 야구단은 야구에 대한 열정만 있다면 돈 걱정 없이 야구를 즐길 수 있는 환경을 아이들에게 제공하고자 비영리 민간단체로 전환했다고 한다. 

옥천 BTS 유소년 야구단 원기연 사무국장은 “저소득층 아이들이 야구를 포기하는 게 안타까웠다”며 “기업, 단체 등으로부터 후원금을 받고 투명하게 운영하여 부모님의 경제적 걱정을 덜어드리고자 비영리 민간단체로 재단장 했다”고 전환 취지를 설명했다. “큰돈을 들이지 않아도 수준 높은 코칭을 받을 수 있다는 믿음을 주고 싶어 코치진 모두를 프로 및 대학 선수 출신으로 구성했다”며 자부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옥천 BTS의 좋은 뜻에 공감해 함께하게 됐다는 김병현 신임 단장은 경기에 앞서 열린 취임식에서 “앞으로 즐겁게 운동할 수 있도록 아낌없이 지원하고 노력하겠다. 여러분은 즐겁고 행복한 야구생활을 해주기만 하면 된다”고 말했다.
경기장을 찾은 김재종 군수도 “야구를 즐기는 모습이 참 보기 좋다”며 “준비해 온 모든 걸 보여줘 후회 없는 멋진 승부를 펼쳐달라”고 말하며 선수들을 독려했다.

■ 군내 학교에 야구부 없어 타지역 진학 선택하는 현실

한편 야구를 계속하기 위해 옥천을 떠나야 하는 현실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야구부가 있는 학교가 군내에 없어 야구선수가 되고자 하면 인근 청주나 대전 등지로 진학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프로야구 선수가 되고 싶다는 이동건 선수는 “친구들과 계속 야구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선수가 되려면 다른 지역 학교에 진학해야 하는 것이 가장 고민”이라고 말했다.

옥천 BTS 박근만 감독도 “친구들의 미래를 위해 유명 야구부가 있는 타지역 학교로 진학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면서도 “훌륭한 인재가 옥천을 떠나는 것이 안타깝다. 프로선수를 배출할 수 있는 환경이 옥천에 조성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옥천 BTS 김정미 학부모회장은 “학교 야구부 육성을 놓고 교육 몫이냐 체육 몫이냐를 따지는 사이 아이들은 옥천을 떠나고 있다”며 행정적 지원이 부족한 현실을 비판했다.

감병현 신임 단장은 야구부 육성를 육성해 작은학교를 살리자는 아이디어를 제시하기도 했다. 김 단장은 “폐교 위기에 놓인 작은학교를 야구로 특화시킨다면 아이들이 작은학교에 모일 것이라고 본다”며 “옥천이 유명 선수를 배출한다면 타 지역 학생들이 옥천으로 오는 등 자연스럽게 인구도 증가할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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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옥천-논산 연합 BTS, 전국대회 3위 쾌거

6회까지 진행한 이날 경기에서는 논산 BTS가 6:1로 승리했다. 

옥천 BTS는 1회초 선발투수 김현준(14,옥천중1) 선수가 논산 BTS 타선을 삼자범퇴로 묶으며 기분좋게 출발했다.

김현준 선수는 “감독님과 코치님들이 잘 지도해준 덕분에 첫 이닝을 깔끔하게 마무리 할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1회말 공격에서는 만루찬스를 만들며 기선을 제압하는 듯 했으나 1사 만루 기회에서 1득점에 그치며 아쉬움을 남겼다. 

이후 3회부터 논산 BTS의 타선이 폭발하며 옥천 BTS는 대량실점의 위기에 처했지만 정지성(14, 옥천중1) 선수가 마운드에 올라 논산 BTS 타선을 진압했다. 하지만 추가득점에는 실패하며 경기는 논산 BTS의 6:1 승리로 마무리됐다. 

박근만 감독은 “이달 17일부터 고창에서 열리는 전국대회를 준비하는 과정이다. 오늘 패배는 성장통이라고 생각한다”며 “무엇보다 성적에 연연하지 않고 야구 자체를 즐겼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 17일부터 19일까지 열린 제4회 KBC 회장배 전구유소년야구대회에 옥천-논산 연합팀으로 출전한 BTS는 전국에서 온 34개 유소년 야구단 중 3위라는 좋은 성적을 거뒀다. 정지성 선수는 대회에서 11타석에서  6개의 기습번트를 포함, 9번 출루하는 좋은 성적을 거두며 감투상(최선을 다해 경기에 임한 선수에게 주어지는 상)을 수상했다. 

감투상을 수상한 정지성 선수는 “즐겁게 최선을 다한 것에 보상 받았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즐기는 마음으로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박근만 감독도 “간발의 차이로 우승하지 못해 아쉬운 게 솔직한 심정”이라면서도 “평소 열심히 노력한 결실을 얻어 기쁘다. 항상 야구를 즐기는 선수들에게 감독으로서 감사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옥천 BTS 유소년 야구단은 초등부터 중등 나이에 해당하는 아동·청소년 선수를 상시모집하고 있다. 입단 문의는 원기연 사무국장(010-4516-2516)을 통해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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