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천학생참여위원회-옥천군의회 지역 청소년 현안 간담회
‘청소년 전용공간 조성’ 등 지역 청소년 현안 전달
군의회, 청소년들 의견 반영해 개선해 나갈 것

 

“학교밖에 청소년 전용 공간이 부족합니다” “축제 기획과정에 청소년들이 참여해 모두가 참여할 수 있는 축제를 만들고 싶습니다” “지역 내에서 학생들이 다양한 자원봉사를 할 수 있게 제도적인 지원이 필요합니다”

청소년들의 목소리가 군의회 간담회실을 뜨겁게 달궜다. 지난 14일 우리 지역 중고등학교 학생회장·부회장으로 구성된 학생참여위원회(회장 김서영, 옥천고3) 소속 학생 9명은 군의회를 방문해 의원들과의 간담회를 가졌다. 이날 간담회는 올해 코로나19로 열리지 못한 ‘청소년의회’를 축소해 마련된 자리였다. 

학생 대표들은 각자의 학교 친구들에게 또는 또래 청소년으로부터 수렴한 당면 과제와 현안들을 군의원들 앞에서 가감 없이 꺼내 들었다. 경험 많은 군의원들도 간담회가 진행되는 동안 학생 대표들의 날선 문제제기와 논리 정연한 의견개진에 긴장의 끈을 놓지 못했다. 일부 의원들은 학생들의 의견에 신선한 충격을 받기도 했고, 성인 위주의 정책에만 쏠려있는 군의회에 대한 반성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 “우리 지역 청소년들은 ‘청소년 전용 공간’을 원합니다”

이날 간담회 자리에서 학생들이 제시한 안건 중 지역 청소년들의 최대 현안은 학교밖에 부족한 ‘청소년 전용 공간’이었다. 청소년 공간 마련에 대한 요구는 이미 오래전부터 꾸준히 제기되었던 안건이기도 해서 학생들이 준비해온 근거도 기존보다 더 구체화됐다.

학생들의 주요 의견은 교육환경이 학생들의 조별 활동을 장려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데 반해, 지역 내에는 학생들이 조별 활동에 전념할 수 있는 청소년 전용공간이 부족하다는 것이었다. 이서영(옥천고2) 학생은 “조별 수행과제를 하려면 친구들과 모여서 이야기를 나누거나 집중해서 토의할 곳이 필요한데, 옥천에는 마땅한 공간이 없어 사비를 들여 스터디카페를 가야 하는 상황이다. 청소년들이 부담 없이 즐기고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이 많아져야 한다”고 말했다. 

기존 청소년 수련관의 경우 학생들의 등하교 동선에 없어 이용률이 낮다는 의견도 나왔다. 김서영(옥천고3) 학생은 “청소년 수련관이 존재하지만 아무래도 외진 곳에 있다 보니 목적을 갖고 가지 않는 이상 이용하지 않게 된다”며 “청소년들이 자주 다니는 동선에 청소년 전용 공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청소년들의 전용 공간에 대한 필요는 면 소재 학교에 다니는 청소년들에게도 중요한 화두였다. 강민성(이원중3) 학생은 “학교가 끝나고 버스를 타기 위해 적게는 한 시간에서 많게는 두 시간까지 기다려야 할 상황이 자주 발생한다”며 “면 지역에도 청소년들이 쉬거나 방과 후 여가를 보낼 수 있는 전용 카페와 같은 공간이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군의원들도 학생들의 청소년 공간 마련 요구를 중요한 문제로 인식한다고 입을 모았다. 학생들 의견을 수용해 계속해서 군에 청소년 공간 마련을 요구하겠다고 화답했다. 임만재 의장은 “지금은 이전과 달리 청소년들이 학교 수업 후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는 공간들이 매우 필요하다. 조별 과제 외에도 음악 감상, 영화 감상, 공연 연습, 발표 무대 등 다양한 공간들이 필요하다는 거다. 이러한 공간 마련을 다른 시군보다 우리가 먼저 앞서서 하자는 이야기를 군에 계속 요청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현재 읍에만 몰려있는 청소년 공간들을 면 단위 지역에도 확충해 나가야 한다는 답변도 나왔다. 이용수 의원은 “ 점진적으로 공간확보가 되고, 청소년들만을 위한 공간이 늘어야 된다는 것을 여기 있는 의원들 모두 공감지만, 너무 읍에만 집중된 것도 문제”라며 “면 지역에 가면 그런 공간조차 없어 작은 도서관 등을 많이 만들어 면 지역 청소년들도 활용할 공간을 만들어주자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미 존재하는 청소년 문화공간의 이용률을 높이는 방안을 강구해보자는 목소리도 나왔다. 손석철 의원은 “기존에 존재하는 공간도 있고 각 면에도 설치해놓은 것들이 있는데 공간 활용이 저조하다”면서 “우리 의원들과 군 집행부가 노력해서 더 많은 공간을 확보하면서도, 기존 공간의 이용률을 높이기 위한 방안 마련이나 지속적인 홍보를 하겠다”고 말했다.

■ 행사·축제 기획에 청소년 참여 확대, 자기 주도 역량 쌓을 수 있어

지역에 존재하는 크고 작은 축제들에 기획과정부터 청소년들이 참여해 함께 즐길 수 있는 축제를 만들자는 안건은 의원들의 큰 공감을 끌어내기도 했다. 정지현(청산고3) 학생은 “축제위원회를 구성할 적에 청소년들이 참여해서 모두가 함께 즐길 수 있는 축제로 거듭났으면 좋겠다”며 “그런 기회를 통해서 우리 청소년들이 진로 체험 등도 함께 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발 더 나아가 학교 안팎에서 진행되는 사업에 학생들이 사업 추진 단계부터 학생들이 참여해 학생 주도적인 사업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해달라는 의견도 제시됐다. 권혁진(옥천중3) 학생은 “점점 더 학생들의 의견 반영이 중시되는 추세인데, 학교에서 진행되는 여러 가지 사업에 학생들이 직접 참여해 학생 주도적인 사업으로 바뀐다면 요즘 시대의 흐름을 더 확장하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싶다”며 “이러한 교내 성공사례들이 만들어지면 군에서 주관하는 행사나 사업들에도 청소년들이 참여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의원들은 참여를 요구하는 학생들의 안건을 높게 평가하며 의회가 수용해 꼭 실현되는 방향으로 가겠다고 응답했다. 학교뿐 아니라 요즘 모든 사업의 방식이 상향식인 요즘 추세에서, 학교 추진 사업이나 군에서 하는 사업에도 학생들이 의견이 반영되고 관련 토의가 진행되는 것은 바람직한 방향이라는 의원들의 평가다. 이용수 의원은 “학생들의 참여가 가능해지고 확대되는 것, 더 나아가 학생이 주도하는 사업이 되어야 한다. 이런 것들을 통해 청소년들이 자기주도적 역량을 쌓을 수 있기 때문에 적극 건의하고 제안해서 학생들의 참여를 최대한으로 보장하겠다”고 답했다.

■ 학생대표들, 각 학교 실정에 맞는 맞춤형 안건들도 꺼내 들어

고등학생 청소년들의 최대 관심은 단연 ‘진학과 진로’였다. 각 고등학교를 대표해서 나온 학생 대표들은 각 학교 실정에 맞는 ‘맞춤형 현안’들을 제시하며 우리 지역 청소년들의 당면 과제를 적나라하게 보여줬다. 

얼마 전 수시 원서를 넣은 김서영 학생은 진로와 관련된 다양한 봉사활동을 할 수 있는 시스템 마련을 요구하고 나섰다. 학생들이 진학을 위해서 봉사활동 이력이 절실한데, 지역 내에서 접근성 좋게 진로에 맞는 봉사활동 할 수 있는 곳이 부족하다는 의견이었다. 김서영 학생은 “아무래도 우리 지역에서 희망하는 진로와 관련된 봉사활동을 지속해서 할 수 있는 곳이 많이 없거나, 있다고 해도 한정된 분야일 뿐”이라며 “다른 여러 가지 진로에 맞춘 다양한 봉사활동을 할 수 있는 제도적 차원에서 지원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충북산업과학고에 다니는 이기쁨(산과고2) 학생은 특성화고 재학생 입장에서 가장 필요한 자격증 취득과정에서 발생하는 제반 비용에 대한 부담을 호소했다. 이기쁨 학생은 “산과고는 취업을 목적으로 공부하는 학생들이 대부분이라 자격층 취득이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다. 자격증 하나를 취득하려면 책도 여러권 구입해야하고, 응시 비용도 적지 않다. 게다가 자격증을 여러 개 취득해야 취업에 유리해서 비용이 많이 드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에 의원들은 학생들의 진로, 진학과 관련된 봉사활동 지원은 교육지원청과 군이 협력해 지원시스템을 마련하겠다고 입을 모았다. 진로에 맞춘 봉사활동이 가능한 업체나 단체들의 리스트를 만들어 제공하고, 학생들이 자신에게 맞는 곳을 골라서 참여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방향이다. 자격증 비용 지원은 검토해야 할 문제가 많아 즉답이 어렵다는 답변을 내놓았다.

■ 청소년 ‘정치효능감’ 높인 간담회, “이런 자리 더 많아져야”

이번 간담회 자리에 참석한 학생들은 앞으로도 이러한 자리가 계속 마련되길 희망했다. 청소년들의 목소리가 직접적으로 제도권 정치에 닿는 현장을 생생히 느낄 수 있어서다. 김서영 학생은 “의원님들에게 우리 지역 청소년들이 바라는 이야기들을 변형없이 허심탄회하게 전달했다”며 “각 학교 대표들이 와서 안건을 제시한 만큼 반영이 잘되어 가시적인 효과가 보이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지현 학생도 “면 지역 학교에 다니는 학생의 입장으로 이 자리에 참석했던 만큼 우리 지역 청소년들이 당면한 과제들을 잘 대변하려고 노력했다”며 “이번 간담회를 통해서 정치효능감을 느낄 수 있어서 정말 만족한다”고 말했다.

학생들의 소감에 의원들도 화답했다. 임만재 의장은 “오늘 청소년 여러분들의 의견 개진에 신선한 충격을 많이 받았다”며 “코로나19가 잠잠해지면 속히 청소년 의회를 열고 이 자리에서 간담회도 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이런 자리들이 많아져서 우리 지역 청소년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서 의견을 개진해야 우리 어른들이 청소년 당사자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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