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삼오오 인생나눔활동’을 통해 은퇴세대가 주도 지역인문활동
6일 사진카페 ‘2월’에서 마짱구 사진 발표회 및 품평회 열려

사진카페 ‘2월’에 모인 마짱구 회원들이 직접 찍은 사진을 다같이 감상하고 있다.
사진카페 ‘2월’에 모인 마짱구 회원들이 직접 찍은 사진을 다같이 감상하고 있다.

“후드 없이 사진 찍으셨죠? 후드가 빛을 막아주는 역할을 하는데 후드를 안 가지고 오셔서 사진에 할레이션(빛 번짐)이 생겼어요. 후드는 꼭 가지고 다니시는 게 좋아요.”

“왜 가지고 다녀야 하는지 몰랐는데 이제야 알겠네요.”

“사진 보정을 할 때 어두운 곳을 밝히는 건 쉬운데 밝은 쪽은 조정이 어려워요. 그래서 밝은 쪽에 노출을 맞춰서 찍으세요.”

카페 한켠에 시니어들이 모여 앉아 사진을 감상하며 강사의 이야기를 열심히 듣고 있다.

지난 6일 사진카페 ‘2월’에서는 ‘삼삼오오 인생나눔활동’ 참여그룹 ‘마짱구’의 사진 발표회 및 품평회가 개최됐다.

‘삼삼오오 인생나눔활동’은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문화예술위원회와 충북문화재단이 함께 주관하는 프로그램으로 은퇴세대가 주체가 되어 축적해온 인문적 지식, 재능, 지혜를 지역에 나누는 것이 목적이다. 

만 50세 이상의 중·장년 세대를 중심으로 3~5명이 한 그룹이 되어 문화·인문·예술을 비롯한 다양한 영역의 활동을 진행하며 그룹당 최대 200만 원을 지원받는다.

‘마짱구’는 사진에 대한 열정이 가득한 5명이 모여 옥천 내 사진인들과 교류하며 사진으로 맞장구치자는 의미로 만들었다. ‘마짱구’는 옥천군 홍보 서포터즈와 나인포토 동아리와 함께 옥천9경에 출사를 나가 함께 사진을 찍고 찍은 사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며 서로의 생각과 경험을 자유롭게 공유한다.

“사진 구도를 잘 잡으셨네요. 미적 감각이 있으세요.”

“이전에 그림을 하던 사람이에요.”

사진에는 사진을 찍는 사람의 인생이 담겨 있다. 그림을 그렸던 마짱구 회원 A씨는 다른 회원보다 사물이 가진 색상과 특징을 더 잘 살려 찍는 반면 기자였던 회원 B씨는 사물 그대로의 모습을 찍는다. “제가 기자 출신인데 보도 사진과 예술 사진에는 차이가 있어요. 제 사진은 단순해요.”

마짱구 지도강사 유정현씨

한국예총 옥천지회장이자 마짱구의 지도강사인 유정현(69)씨는 “옥천 사진작가협회 구성원들의 연령이 올라가면서 젊은 세대가 부족해지자 젊은 사진작가를 발굴하고 양성할 필요성을 느꼈다. 또한 카메라가 많은 이들에게 보급되면서 사진 교육에 대한 수요도 높아지고 있다”며 “고등학교 2학년 때부터 시작해 50년간 활동해온 사진가로서의 경험을 살려 인재 양성과 더불어 중·장년 세대와 함께하는 ‘삼삼오오 인생나눔활동’을 시작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사진은 단순히 버튼을 눌러 찍는 게 아니라 그 속에 철학을 담아야 한다. 왜 이 사진을 찍었는지 다른 사람들과 이야기하면서 실력은 늘고 사진의 가치는 풍부해진다. 그래서 마짱구 외에도 옥천군 홍보 서포터즈와 나인포토와 함께 사진도 찍고 교류하고 있다”며 공생, 공유, 공감을 강조하였다.

마짱구의 사진 활동은 사진을 찍고 이야기를 나누는 것에서 그치지 않는다. 마짱구 회원들은 사진을 찍기 위해 밖으로 나가 사람들과 어울리며 교류하는 것에서 인생의 즐거움을 찾는다. 그리고 찍은 사진을 공유하며 인생의 지혜와 철학을 나누고 삶의 긍정적 변화를 꾀한다. 또한 옥천의 숨겨진 명소를 지역 사람들은 물론 외부에 소개하여 더 많은 사람이 옥천을 찾아올 수 있도록 지역사회에 이바지한다.

마짱구 회원 안병관씨

마짱구 회원들은 안병관 씨를 보며 모두 입을 모아 이야기했다. “안 선생님은 ‘삼삼오오 인생나눔활동’ 취지에 가장 잘 맞는 분이세요. 몸이 굉장히 안 좋으셨어요. 그런데 나오셔서 같이 사진을 찍으러 다니면서 건강이 많이 좋아지셨어요. 여기서 협업도 하고 커피 한 잔도 마시면서 인생도 나누니까 좋아요.”

안씨는 건강이 좋지 않아 2년을 꼬박 병상에 누워있었다. 병원에서 심심해하던 안 씨에게 아들은 핸드폰을 사줬다.

안 씨는 동영상을 보며 시간을 보내다 동영상에 관심이 생겼다. 병원에서 퇴원하자마자 동영상 편집을 배우러 평생교육원에 갔다. 동영상 편집을 위해서는 사진이 필요해 사진도 배우기 시작했다. “몸이 불편해 혼자서는 멀리 나가지 못했는데 마짱구 활동을 하면서 사진을 찍으러 밖으로 나가고 사람들과 어울리기 시작하자 몸이 건강해지고 인생의 즐거움이 생겼다”며 “요즘 제2의 인생을 사는 것 같다. 내가 좋아하는 것을 하면서 이를 다른 사람과 나눌 수 있어 행복하다”고 전했다.

마짱구의 활동은 8월 8일을 시작으로 11월 2일까지 4회의 촬영과 3회의 사진 설명회 및 품평회로 진행된다. 11월 2일 모임에서는 ‘마짱구’ 그룹의 활동 평가와 지속가능한 모임 활동 방안 모색이 이뤄질 예정이다.

대전, 세종, 충남, 충북 네 개의 시도에서 모인 총 33개의 그룹은 미술, 음악, 공예 등 문화 예술 관련 재능과 인문, 경제, 과학 등 삶에서 체득한 다양한 경험과 재능, 지식을 지역에 나누고 있다. 지역 내 소규모 모임 활동이 활발해짐으로써 지역사회의 인문적 가치가 높아지리라 기대된다.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사진카페 ‘2월’에 모인 마짱구 회원들이 직접 찍은 사진을 다같이 감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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