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료는 집으로 가져가서, 영상 보며 소통하는 삼양초 학부모동아리
촬영까지 배포까지 학부모 임원의 자발적 참여가 ‘핵심’

삼양초 학부모회가 온라인으로 학부모 동아리를 운영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달 8일 한 자리에 모인 삼양초 학부모들. 

코로나로 학교 문이 닫혔다. 그나마 자녀가 학교나 학원에 가 있는 시간에 집안일을 하며 자유롭게 시간을 보내던 학부모의 ‘쉬는 시간’은 자동으로 사라졌다. 온라인수업 보조에 삼시 세끼 식사를 꼬박꼬박 챙기는 일, 원래 주어진 각종 가사노동까지. 군말 없이 모든 돌봄을 수행하고 있지만, 막상 자신의 마음은 돌볼 틈도 없어졌다.

삼양초 학부모회는 짙은 동병상련을 느끼며 학부모의 손을 잡았다. 코로나로 학부모동아리 예산반납이 ‘올바른’ 선택지처럼 보였지만, 틈새를 뚫고 가능성을 열어냈다. 지난 8월부터 △플라워 아트 △공예 △보드게임 △풍선 아트 등 4개의 학부모동아리를 온라인으로 추진하기 시작한 것.  

지난달 8일 학부모회 임원 사무실인 디딤돌기획 한쪽에서 촬영한 수업은 공예강좌 6회차 중 3번째 강좌다. 현수막을 붙이고 유행하는 드림캐처를 만들 재료들을 강사 옆에 가지런히 놓는다. 영상을 함께 볼 학부모들이 만들 은은한 빛의 구슬이 얽혀있는 드림캐처 완성본도 있다. 회장이 준비해온 삼각대와 카메라를 꺼내 든다. 레디 큐 하면 촬영이 시작된다.

카메라 각도 조정부터 중간 편집까지 학부모들이 도맡아 진행한다. 

“각 잡았어, 잘 나온다. 오케이 가자, 엔지 없이 갑니다.” 제법 프로 감독 같은 김연화 회장의 구령이 떨어진다. 유윤미 강사는 카메라가 켜지자, 전문강사의 포스를 뽐낸다. “짱짱하게 감아주시고요, 이번에는 옆으로 감겠습니다.” 중간중간 강사의 손을 자세하게 확대해야 하는 순간, 손으로 직접 카메라 화면의 줌을 당긴다.

용기 낸 선택은 인기를 불러모았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집에서 심심하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사는 아이들과 무언가 해볼 수 있다는 자체가 학부모의 구미를 당겼다. 참여도 어렵지 않다. 미리 준비된 개별 재료를 학부모회 임원 사무실에 두면, 학부모들이 직접 드라이브스루 형식으로 찾아간다. 강의 날이 되면, 강사가 해당 활동을 진행하는 1시간 30분가량을 학부모회 임원이 직접 찍는다. 학부모들은 집에서 영상을 보며 작품을 따라 만든다. 각자 만든 작품은 촬영해 카톡방에 올려 함께 소감을 나눈다. 한 장소에서만 함께 하지 않았다뿐이지, 마음을 나누는 건 똑같다. 삼양초 학부모회는 앞으로도 온라인강좌를 지속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학부모가 학교의 주체라고 하는데, 사실 애들이 있으면 개별 시간 내기가 쉽지 않아요. 그런데 이렇게라도 참여하시고 카톡방에서 대화를 나눌 수 있어서 참 좋아요. 그러다가 자녀 이야기도 나누고, 교육 이야기도 나누면서 교육 주체로 서는 것 아니겠어요. 코로나 때문에 처음 시도해봤지만, 앞으로도 이런 강좌를 만들어 학부모들이 학교 활동에 더 많이 참여할 수 있도록 독려할 예정입니다.”(김연화 회장)

준비된 재료는 학부모회 임원 사무실 한켠에 놓아두면, 학부모들이 찾아간다.
학부모회 동아리 과정 중 만든 작품.
학부모회 동아리 과정 중 만든 작품.
학부모회 동아리 과정 중 만든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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