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년 전 하림각을 운영했던 강태관 씨
향수를 잊지 못해 다시 옥천
저렴하고 맛난 음식으로 지역에 녹아 들고파

무더웠던 여름도 끝이 보여 제법 선선해진 날씨. 서늘한 바람을 맞으며 죽향리 근처를 설렁설렁 걷다 보면 맛난 향이 코끝을 간지럽힌다. 냄새에 이끌려 시선이 꽂힌 곳은 ‘향수’. 향수길에 위치해 향수일 것이라 단순하게 생각했으나 깊은 뜻이 있었다. 옥향아파트의 ‘향’, 향수아파트의 ‘수’를 따 ‘중식당 향수’가 된 것. 두 아파트 정중앙에 자리해 더할 나위 없이 목이 좋다. 중식당 향수의 주인공은 11년 전 옥천에서 하림각을 운영하던 강태관 씨. 이후 줄곧 대전에서 중식을 요리하던 그가 작년 11월, 옥천에 다시금 뿌리내렸다.

사람이 무언갈 좋아하거나 그리워하는 것에 거창한 사연이 필요할 것 같지만, 막상 질문을 받으면 명확한 답변이 떠오르지 않는 경우가 대다수. 아마 논리정연한 이유보다 가슴이 이끄는가 보다. 옥천이 왜 좋냐는 물음에 “그냥 좋아요”라고 대답한 강태관 씨에게 옥천은 그런 존재였다. 대전 유성구에서 중식당을 운영하는 와중에도 옥천에서의 기억이 눈에 밟혔다. 도시에서 왜 지역으로 가려 하냐는 가족들의 만류에도 그가 옥천으로 향한 이유이다. 

때문일까? 강태관 씨의 웍질에는 옥천을 그리워하던 향수가 담겨있다. 그리움의 곡선만큼 웍이 불 위에서 춤추기 시작하면 지나가는 행인은 물론 주변 아파트 500세대의 배꼽시계에 알람이 울린다.

냄새에 홀리듯 가게에 들어서면 먼저 해야 할 일은 메뉴판 보기. 전체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한번. 짜장면 2개와 탕수육 세트가 1만3천원라는 것에 두 번 놀란다. 세트에 포함된 탕수육이라고 양이 적을 거라 생각하면 오산. 단품을 시킨 것처럼 수북이 나온다. 오죽하면 양이 많아 혼나기까지 했다고. 

“월세 낼 일 없고, 제가 다 직접 하니 저렴하게 드릴 수 있는 거죠” 보통 중식당 주방은 튀김장부터 면장, 조리장까지 제법 많은 인원으로 구성된다. 반면 중식당 향수의 주방은 강태관 대표 혼자 담당한다. 이 때문에 배달 주문을 받는 것은 힘들지만, 매장에서라도 주변 주민분들에게 저렴한 가격으로 음식을 제공할 수 있어 만족스럽다고. 혼자 주방을 도맡는다고 음식을 미리 해두는 법은 없다. 모든 음식은 필히 주문 직후 조리를 시작한다.

40년 경력이 담긴 한 그릇에 맛이 빠질쏘냐. 저렴한 가격에 양 많은 음식. 흔히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비의 준말)가 좋으니 맛이 떨어질 거란 생각은 금물. 강태관 씨가 제일 자부하는 것은 음식의 맛이다. “오히려 도시에서보다 더 신경 써요. 재료도 아낌없이 팍팍 쓰고, 최대한 풍부하게 드리려고 노력합니다. 양이 많다고 절대 맛을 포기하진 않죠” 맛있는 음식에 손님들이 몰리는 것은 당연지사. 찾아와주시는 단골손님들도 많이 생겼다. 코로나19 대유행 속 버틸 수 있던 것도 단골 덕분이라고.

“고생 많았지 뭐... 이것저것 하느라. 내가 맨날 일만 저지르고, 장사하면 온 식구가 고생해요. 사위도 놀러 와서 일하니 원” 여태 식당을 운영하며 가족들에게 진 빚이 참 미안하다는 강태관 대표. 동시에 그는 삶의 우여곡절을 같이 해준 가족들에게 감사한 마음이다. 

옥천에 대한 향수를 느끼던 강태관 씨는 향수2길 위에 중식당 향수로 자리했다. 본인을 지역사회 초보라 말하며 옥천에 깊숙하게 녹아들고 싶다는 강태관 대표. 중식당 향수로 맛있게 풀어낼 옥천에서의 제2막을 기대해보자.

전메뉴 포장주문도받습니다  주문하신분이 직접오셔서 찾아갑니다.

대표 메뉴는  차돌고기짬뽕 하고 찹쌀탕수육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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