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내 173개 종교시설 중 48%는 축소운영, 52%는 중단돼
군, “매주 현장 나가 방역수칙 이행점검하고 있다.”

미사를 찾은 신자가 체온측정을 위해 카메라 앞에 서 있다.

#. 6일 9시 30분, 이원면 건진리 이원성당에는 10시 미사에 참석하기 위해 마스크를 쓴 신자들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한다. 차례로 줄을 서 기다리면 순서에 따라 성당 입구에 있는 생체인식기 앞에 서게 된다. 카메라 앞에 서자 몇 초가 지나지 않아 ‘김동희 마리아 님’이라고 이름과 세례명이 함께 호명되며 저절로 체온이 검사된다. 별다른 소리가 나지 않는 건, 체온이 37.5도 이하로 안전하다는 증표다. 이제 소독제를 몇 차례 눌러 손을 소독한다. 그리고 안내자가 나눠준 좌석 번호를 받는다. 좌석 번호는 50번까지 밖에 없다. 늦으면 집에 돌아갔다가, 오후 미사에 참석해야 한다. 성당 내부에 들어서면 2m 간격을 띄고 앉아 있는 신자들을 확인할 수 있다.

이원성당의 감염관리를 책임지고 있는 공동체 회장 곽종근(71, 신흥1리) 씨는 “모두가 힘든 시기다. 나와 내 이웃을 위해 몇 번이고 재점검을 통해 방역을 철저히 하고 있다”라며 “별다른 문제가 생기지 않는 한 현장 미사를 지속하고 싶다. 미사는 하느님께 드리는 제사며, 신자들에겐 영적인 양식으로 소중한 일”이라고 말한다.

옥천군이 최근 수도권 광화문 집회를 계기로 도내 전역으로 확산하는 코로나 19를 막기 위해 종교시설 방역 활동을 지속하고 있다. 이는 충북도가 지난달 23일부터 9월6일까지 모든 종교시설에 내린 행정명령 2단계 점검이다. 충북도는 대면 예배·미사·법회 및 각종 소모임 중지를 강력권고했다. 다만 불가피한 경우 △실내 50인 미만 △실외 100인 미만 △2m 거리 두기를 지키는 정규행사는 열 수 있다

군에 따르면, 8월 30일 기준 군내 종교시설은 총 173개소(△기독교 107개소 △천주교 3개소 △불교 58개소 △기도원 4개소 △원불교 1개소)다. 이 중 △정상운영 시설은 없으며 △축소 운영 시설은 총 84개소 △중단한 시설은 89개소다. 군은 매주 팀을 나누어 종교행사가 열리거나 열리지 않는 종교시설 전부를 대상으로 △방역수칙 준수사항 전달 △출입자 명부 작성 △시설 방역 대장을 점검하고 있다.

6일 역시 군은 59개소 시설에 80명의 인력을 배치해 종교시설 방역지침 지도 및 이행 여부를 점검했다. 10시 미사를 축소운영하고 있는 이원성당은 입장하는 신자마다 생체인식카메라 앞에 선다. 생체인식카메라가 자동으로 체온을 검사하고, 저장된 신자 명부에 따라 체온을 기록한다. 미등록된 방문자는 출입자 명부에 별도로 이름과 주소 체온 등을 기록한다. 사회적거리두기 간격인 2m를 유지하기 위해 자리배치에도 신경을 썼다.

당일 이원지역 성당과 교회를 찾아 방역지침 이행 점검을 진행한 군 허가처리과 건축팀 이기붕 팀장은 “매주 팀을 나눠 종교시설 운영 시 방역이 잘 되고 있는지 점검하고 있다”라며 “소규모 종교시설들이 공간도 좁고, 지원인력도 없어 열악하다. 꼼꼼히 살펴 방역 사각지대가 없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

이원성당 좌석배치도.
이원성당에 방문한 공무원과 감염병 책임관리자 곽종근씨가 대화를 나누고 있다.
성당 내부 신자들이 정해진 좌석에 앉아 미사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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