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남면의 포근함에 반해 귀촌 결심했어요”
“안남면의 포근함에 반해 귀촌 결심했어요”
  • 안형기
  • 승인 2020.09.09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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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남면에 귀촌해 새로운 삶 꿈꾸는 김은선씨
대전에서 시작한 공동체 활동 통해 이주까지 결심

남편은 40분 거리의 대전 대덕구로 출퇴근 하는 것을 감수해야 했다. 사춘기 자녀는 많은 친구들이 있는 도시를 떠나야 했다. 본인도 운전을 하지 못해 읍내에 나오려면 먼 거리를 버스를 타고 나와야 하지만 김은선(47) 활동가는 덜컥 귀촌을 택했다. 이유는 단순하다. 우연히 알게 된 옥천의 작은 마을과 공동체가 그를 사로잡은 것이다.

김은선씨는 30년 넘게 대전에서 살았고, 남편도 대전 사람이다. 도시의 아파트에서 아이 셋을 키우던 중 아이들이 편하게 잘 놀고 책을 읽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엄마들 몇 명이 모임을 만들었다. 대전시 동구 천동 주부들이 주축이 된 ‘무지개 놀이밥’이라는 마을공동체다. 안남면과의 인연도 이 공동체 활동 중에 마을 탐방을 하며 시작됐다. 몇 차례 오고가다보니 이곳의 포근함을 느끼게 됐고, 먼저 이주한 지인들을 따라 이사를 결심했다. 안남면 연주리 박정호씨와 서당골에 귀촌한 임진숙씨가 그 때 알던 지인들이다. 지인들이 안남에 정착하여 여러 활동을 벌이면서 잘 생활하는 것을 보고 이주에 대한 확신이 들었다. 또 아이들에게 빽빽한 도시보다 풍요로운 자연을 선물해주고 픈 마음이 컸기에 덜컥 왔다. 아이들 다 클 때까지 기다렸다 하는 노년 귀촌보다는 한 살이라도 젊을 때 귀촌하고 싶었다. 

그의 가족은 현재 안남면 화학리 수일마을 마을회관에 있는 귀농귀촌인의 집에 머물고 있다. 지난 3월 이곳으로 이사왔지만 아직 집을 짓지 못했다. 집을 지으려면 6개월 정도 그 지역에 살아야 건축 허가가 나오기 때문이다. 어느 정도 불편을 감수해야함을 알면서도 이주민인 김은선씨 가족을 감싸 안는 마을 분위기 덕분에 잘 적응하고 있다. 도시에서 아파트 생활을 할 때는 느낄 수 없던 이웃 주민들의 정도 느낄 수 있다. 김은선 씨도 자연스레 마을회관 앞 그늘에 앉아 계신 어르신들에게 인사도 하게 되고 음료수라도 한 잔 드리게 됐다. 

늘 이상은 현실과 다르다. 시골 생활이 마냥 좋은 점만 있는 것도 아니다. 그 역시 도시에서 농촌으로 오게 되면서 자녀의 교육적인 여건이나, 문화적인 여건 때문에 고민했던 것도 사실이다. 특히 사춘기에 접어든 중학생 2학년인 맏아들이 엄마의 귀촌 결정을 원망하기도 했다. 도시의 많은 친구들을 떠나 안내중학교로 전학을 와야 했기 때문이다. 현재 안내중학교 전교생은 18명에 맏아들과 같은 2학년 친구들은 3명일뿐더러, 수일마을에는 중학생 또래 친구가 없다. 그러다보니 자녀가 거의 집에만 머물게 되고 무기력해지는 부분도 있다.

■ 젊은 귀농귀촌인들 많이 들어왔으면

“그런 인심과 풍경에 반해서 온 거죠.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여유가 절로 느껴지니까요. 빡빡하지 않으니까 참 좋았어요. 저는 그런데 아이들은 반드시 그렇지만도 않은 것 같더라구요. 사춘기 아이들한테는 사실 친구가 전부잖아요. 친구들 멀리 떨어져 있다보니 투정도 부리고 그래요. 더구나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수업을 하다보니 더 고립된 느낌도 받나보더라구요. 그래서 대전에 있는 친구들이 자주 놀러와서 자고 가기도 해요. 시간이 지나면 극복할 거란 생각도 하구요. 무엇보다 안남면에는 배바우작은도서관이 있어서 정말 좋아요. 아이들 쉼터로 그만이거든요.”

그러고 보니 더 젊은 귀촌인들이 더 간절해졌다. 또래 친구들이 너무 없다보니 젊은 귀촌인들이 많아져서 아이들 또래 친구들이 많이 생기고 동시대의 고민을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이웃이 많이 생겼으면 좋겠다. 학교가 북적북적 대고 아이들 웃음소리가 마을 떠나갈 듯이 울려퍼지면 더 활기가 돋을 것 같았다. 

그래서 김은선씨는 젊은 학부모들이 안남면으로 많이 이주해 마을에 활력을 불어넣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안남면에 이주하는 가구들은 꽤 있지만 대부분 도시에서 자식 교육을 마친 후 귀촌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학교차원에서 개선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일반학교와는 다른 혁신학교, 변화된 학교 같은 것들이 있으면 젊은 세대들이 이곳에 더 관심을 갖지 않을까하는 생각에서다. 또 도시 지역과의 교류를 활성화하는 것도 젊은 세대 유입에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자신 역시 이곳 안남면에 마을 탐방을 통해서라도 몇 번 와봤기 때문에 귀촌을 선택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농촌 폐교를 막기 위해서라도 젊은 귀농 귀촌인을 모집하려는 대책과 정책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점점 아이들이 줄어들고 있어요. 마지노선에 다다른 것 같아요. 그나마 저희도 아이 셋이나 있어서 안내중학교 2명, 안남초등학교 1명 등 이렇게 학생 숫자를 늘이긴 했지만, 더 많은 아이들이 필요하죠. 그럴려면 어떻게 해야할까요? 지자체 차원의 정책과 우리 스스로 대책을 마련해야 겠다는 생각이 절실하게 들고 있죠. 같이 고민해줬으면 좋겠어요.”

김은선씨는 지난 6월부터 옥천순환경제공동체에서 일하고 있다. 공동체에서는 프로젝트 사업으로 지역산업맞춤형 일자리 창출지원 사업을 담당하고 있다. 대전 동구 천동에서 시작한 공동체 활동을 이젠 안남면에 뿌리내리고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공동체 일을 하면서 조금 더 옥천에 대해서 많이 알아가고 있고 나아가 이곳에 흡수되듯 함께 지내는 것이 현재 그의 목표다. “일자리도 참 중요한데요. 저에게 옥천순환경제공동체는 공익적인 일도 하면서 임금도 받아가는 소중한 일자리에요. 읍내에 자주 나오면서 옥천에 대해 더 익혀가고 있어요. 이제 조금씩 옥천 주민이라는게 와닿고 있어요. 서당골에 빨리 집을 짓고 나면 아이들의 불만도 사그러들고 더 옥천 안남 사람이란 생각이 많이 들 것 같아요. 멋진 집을 짓고 마을 사람들하고 어울렁더울렁 행복하게 사는 그 날을 바라고 있어요. 물론 지금도 충분히 만족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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