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시 셀프 빨래방 ‘세탁풍경’ 이남호 씨
옥천 유일 ‘세탁 사물함’, ‘이불빨래 수거·배달’ 제공
‘내가 쓰는 세탁기’라 생각하고 꼼꼼하게 관리

장마철 꿉꿉해진 이불을 햇빛아래 널어보지만 여전히 습한 날씨 탓에 뽀송하게 마른 이불을 기대하기 어려운 요즘이다. 이불은 건조도 문제지만 세탁부터가 쉽지 않다. 이불이 들어가기엔 세탁기 용량이 작거나, 들어가도 제대로 세탁되지 않는 경우도 많다. 

이미 발 빠른 주민들은 옥천읍 ‘호박미용실’ 옆(1호점)과 역 앞 ‘이디야 커피’ 옆(2호점)에 위치한 옥천 유일의 24시 빨래방 ‘세탁풍경’을 찾아 이불빨래를 해결하고 있다. 이곳은 다른 빨래방과 달리 이불 수거부터 세탁과 건조, 배달을 대행해주는 차별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원래 24시간 무인으로 운영되는 셀프빨래방이지만 실제는 모든 세탁과정을 대신 처리해주는 ‘유인빨래방’이나 다름없는 셈이다. 

■ 젊음을 보낸 직장 떠나 도전한 빨래방 창업

‘세탁풍경’ 옥천점 이남호(50)씨의 고향은 전라북도 진안군 주천면이다. 하지만 중학교 1학년 때 옥천으로 이사를 와 옥천에서 산 세월이 벌써 30년을 훌쩍 넘었다. 고등학교 졸업과 군 복무까지 마친 후 23살에 동이면에 위치한 ‘새한음반’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했고, 그곳에서 25년 동안 장기근속 했다. 옥천 사람인 아내도 같은 회사에서 만나 결혼했다. 그래서 아내는 그에게 “어디 가면 옥천 사람이라고 하라”고 한다.

한때는 대중가요 음반까지 제작하는 스튜디오도 갖췄던 회사였지만, 사정이 어려워지며 회사를 떠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왔다. 이남호 씨는 고민 끝에 퇴직금 등을 끌어 모아 창업에 도전했다. 창업 종목은 ‘24시 무인 셀프 빨래방’. 빨래방을 선택한 가장 큰 동기는 ‘옥천에 없는 것’이기 때문이었다. 시장조사를 해보니 큰돈을 벌수는 없지만 꾸준히 갈 수 있는 것 같아 해볼 만하겠다 싶었다. 

사장님이 되었지만 몸이 편해진 건 아니다. 관리가 쉽다는 말을 듣고 시작한 ‘셀프 빨래방’이지만 대충을 모르는 그의 성격 탓에 빨래방 운영이 쉽지만은 않았다. 직장에 다닐 때처럼 아침 8시 30분이면 매장에 나와 고압스팀과 약품으로 세탁기를 청소하고, 면 단위 지역까지 이불을 수거하며 바쁘게 이곳저곳 돌아다닌다. 뿐만 아니라 24시간 연중무휴로 빨래방을 운영하다보니 새벽에 오는 문의전화에 잠을 설치는 일은 부지기수다. 

■ 사물함과 수거·배달 서비스까지… 최고의 차별화는 청결

이남호 씨가 ‘세탁풍경 옥천점’에 들여온 새로운 ‘빨래문화’도 있다. 최대한 저렴한 가격에 제공하는 ‘사물함 세탁 대행 서비스’와 ‘이불 빨래 수거·배달 서비스’가 그것이다. 시장조사 결과 다른 지역에 존재하는 이러한 서비스들에 만족하는 고객층이 상당하다는 점을 포착한 것이다. ‘사물함 세탁 대행 서비스’는 고객이 사물함에 빨랫감을 넣어두면, 이남호씨가 세탁해서 다시 사물함에 넣어주는 서비스다. 바쁜 직장인의 경우 출근 하며 매장에 비치된 사물함에 빨래를 넣어두기만 하면 퇴근할 때 가지고 가면 된다. ‘이불 빨래 수거·배달 서비스’는 부피가 커 가정에서 하기 힘든 이불 빨래를 이남호 씨가 직접 수거해 세탁·건조 후 다시 배달까지 해주는 ‘원스톱’ 서비스다. 처음 빨래방을 열었을 때만하더라도 생각지도 못한 서비스를 제공하게 되었지만, 긍정적인 고객 반응도 나오고 빨래방 홍보에도 도움이 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가져왔다.

무엇보다 ‘세탁풍경 옥천점’만의 가장 큰 차별점은 ‘청결’이다. 빨래방은 여러 사람이 함께 세탁기를 사용하니 위생이 더 나쁠 것이라는 우려도 이남호씨의 부지런함과 깔끔한 성격 앞에서 걱정거리가 되지 못한다. 세제도 고가의 고급세제를 사용한다. 이남호씨도 생활빨래나 이불 빨래도 매장에서 해결한다. 

“어떤 고객께서는 아토피가 심한 자녀분이 있었는데, 이 방법 저 방법 많이 해봐도 증상이 나아지지 않더래요. 그런데 옥천에 빨래방이 생겼다고 해서 와서 빨래를 하고 건조까지 하니까 그 날부터 자녀분의 아토피 증상이 훨씬 줄어들었다고 해요. 집 먼지 진드기가 주 원인인데 그런 것들, 미세먼지까지 다 제거해주니까요.” 

■ “옥천의 모든 사람이 우리 빨래방의 고객”

‘세탁풍경’ 매장에는 빨래를 기다리며 시간을 보낼 수 있는 TV와 음료도 비치되어있다. 게다가 에어컨까지 무료로 가동된다. 그러다보니 가끔 젊은 사람들 중에는 빨래를 하지 않으면서 빨래방에 와서 쉬다가는 경우도 종종 있다고 한다. 마치 옥천 젊은이들의 ‘만남의 장소’이자 잠시 쉬어 갈 수 있는 ‘쉼터’ 같은 곳이 되어버린 경우다.

이남호씨의 바람은 젊은 세대를 넘어 빨래방의 주 고객층이 더 다양해지는 것이다. “회사 다닐 때랑 비교하면 지금이 더 자유롭고 활동적이긴 하지만, 누가 나를 보호해주는 느낌은 없잖아요. 그래서 제가 최대한 열심히 노력해야한다는 생각이 들어요. 손님 응대를 할 때도 말 한마디라도 친절하게, 내가 할 수 있는 최대한으로 드려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옥천에서 보이는 모든 사람이 제 고객이니까요.” 모처럼 맑은 하늘을 마주하는 요즘, ‘세탁풍경’에서 밀린 이불 빨래를 하며 장마철 눅눅해진 몸과 마음도 개운하게 씻어 보는 건 어떨까.

 

주소 : 1호점 – 옥천읍 금장로 58-1, 2호점 - 옥천읍 중앙로1길 4

영업시간: 연중무휴 24시간 운영

이불 수거/배달 서비스: 월~수: 오전 9시~오후 7시
                                  목~금: 오전 9시~오후 2시
                                  토·일·공유일 휴무

문의 : 010-7472-5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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