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렬(청산면 삼방리)

음력 7월 7일 칠석날이다.

올핸 윤4월이 있어서 2~3주 늦어졌지만 밤하늘 견우와 직녀를 중천에서 가장 가깝게(착시이지만) 만나는 것은 어렵지 않다.

무릇 장마도 물러나고 지리한 삼복더위에 지쳐갈 즈음 청량한 바람이 불어와 사랑을 느낄 시기이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밤하늘 별을 바라보며 사람들이 만들어 낸 많은 이야기가 신화나 전설을 통해 이어져 온다. 그 중에서 사랑 이야기를 빼놓을 수는 없겠다.

농사전령 처녀 스피커를 사랑한 목동 아르크투르스 이야기, 바람둥이 제우스의 빗나간 사랑이야기.
헤아릴 수도 없이 많지만 오작교에서 벌어지는 사랑이야기는  감수성 예민한 시절엔 가슴 설레게 하는 신선한 충격이었다.

밤하늘 별을 보며 품었을 꿈들은 무엇이었을까? 미래의 자화상을 그렸을까?

누구는 ‘저 별은 나의 별’ 읊조리며  사랑을 노래했으리라.

사람들은 칠석에 일년일도 애틋한 사랑 이야기에 측은지심이라도 발동하여 눈물이 되고 하늘에선 칠석비로 승화하여 농사를 이롭게 하였나보다.

중국은 발렌타인데이처럼 사랑을 고백하는 날이다. 가장 많은 결혼기념일이기도 하단다. 일본은 대숲에 소원지를 꼽아 두는 풍습이, 서양은 날개를 접고 하강하는 독수리와 날개를 활짝 펴고 치솟는 독수리가 조우하는 장면으로 사랑을 묘사한다.

오늘 칠석날!

꿈에도 그리울 사랑이란?

내 모든 것, 생명까지도 내어 줄 사랑이란?

영겁을 관통하는 진실한 사랑이란?

꿈깨자~

사랑은 바로 내 곁에 현실로 있는 것.

작지만 결코 작지 않은 존재들이다.

풀 한포기, 흙 한줌, 소박한 호박, 구름 한점, 파란 하늘.

그리고 아름다운 이웃!

폭풍전야인가?

소낙비가 스쳐간 하늘은 바람 한 점없는 쪽빛이다.

오늘밤 미리내에 들어 사랑이야기 들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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