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천놀이모임, 전래놀이 즐기며 협동심 키워
안내면 중심으로 읍 주민들도 함께 참여

옥천놀이모임 참여자들이 전래놀이를 즐기고 있다. (사진제공 : 안남면 배바우작은도서관 박연화 활동가)
옥천놀이모임 참여자들이 전래놀이를 즐기고 있다. (사진제공 : 안남면 배바우작은도서관 박연화 활동가)

우리 지역에 오로지 ‘놀기 위한’ 모임이 생겨 화제다. 안남면 배바우작은도서관을 중심으로 안남면 주민과 읍 주민 등 20여명은 지난 7월부터 모여 전래놀이를 즐기고 있다. 참가자들은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모두가 뛰고 즐기는 사이 체육 활동은 물론 놀이 문화를 회복하고 협동심까지 배우는 1석3조의 효과를 누릴 것으로 기대된다. 

안남면 배바우작은도서관 박연화 활동가는 최근 ‘옥천 놀이모임’을 구성했다. 첫 시작은 지역 어린이들의 놀이문화와 놀이터가 부족하다는 인식에서 비롯됐다. 아이들이 놀 공간을 마련하려고 준비하다 보니 ‘공간’보다는 ‘즐거움’이 필요하다고 느낀 것이다. 

박연화 활동가는 “아무리 놀이터가 좋아도 아이들이 놀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형체가 있는 놀이터가 없더라도 노는 즐거움이 있다면 어디든 놀이터가 되지 않을까 싶어 모임을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 모임의 중심은 아이들이 아닌 어른이다. 노는 법을 몰라 아이들에게 놀이를 가르쳐 줄 수 없는 어른들도 문제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박연화 활동가는 “놀이를 즐기다 보면 오히려 어른들이 경쟁에 매몰되고 협동하는 법을 모르는 모습이 보인다”며 “어른들도 아이들에게 가르쳐줄 놀이 기술과 협력하는 법을 배우는 시간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7월부터 시작된 놀이모임에는 안남면 학부모 3~4명과 자녀들, 배바우도서관에 오는 아이들은 물론 읍에 거주하는 주민들도 참여한다. 

이렇게 모인 20여명은 팀을 나눠 다양한 전래놀이를 즐긴다. 6회에 걸쳐 진행되는 모임에서는 고무줄놀이와 진영을 빼앗는 진놀이, 술래가 원 안에 있는 사람을 잡는 안경 놀이 등이 펼쳐진다. 장소는 주로 안남초등학교 안남관을 활용 중이며, 숲놀이와 아자학교에서의 1박2일 캠프도 진행된다. 

모임에 참가한 신승호(안남초6, 안남면 도덕리) 학생은 “진놀이 등 다양한 놀이를 하면서 친구들과 뛰어다닐 수 있어 재미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변지연(안남초4, 안남면 도덕리) 학생도 “진놀이와 안경놀이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며 “어른들이랑 같이 놀아서 더 재미있었다”고 말했다. 

특히 참가자들은 전래 놀이가 신체 활동 뿐 아니라 인성 교육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놀이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나만 살기 위한 경쟁의 몸짓이 아닌 우리 팀을 위한 ‘협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몸소 느끼게 된다는 것이다.

놀이모임에 참가한 오회령(53, 읍 신기리) 씨는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기 때문에 사람들하고 접촉하고 놀아야 하는데 요즘 아이들은 휴대폰을 들고 각자 노는 데 익숙하다”며 “전래 놀이를 즐기며 다른 사람을 배려해야 한다는 것을 배우게 돼 인성교육에도 도움이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아자학교에서 진행된 1박2일 캠프에서 비전력 놀이기구를 탄 아이들은 서로의 소중함을 더 느끼게 됐다. 아자학교의 비전력 놀이기구는 사람의 몸으로 만든 에너지와 태양열·풍력 등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해야만 움직이는 놀이기구다. 

아자학교 고갑준 대표는 “아이들이 처음에는 함께하는 법을 잘 몰라 비전력 놀이기구를 탈 때도 전래놀이를 할 때도 어색해 하지만, 함께 힘을 모아야 한다는 것에 금방 익숙해진다”며 “아이들이 굉장히 잘 즐기고 갔다”고 말했다.  

강라온(안남초3, 안남면 도덕리) 학생은 “매일 도서관에서 놀면 심심할 때가 있는데 놀이모임에서 고무줄놀이와 진놀이 등을 해서 재미있었다”며 “아자학교에서 탄 롤러코스터와 바이킹처럼 생긴 하늘배가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더불어 안남면 아이들뿐 아니라 읍 아이들도 모임에 함께 참여하며 협력의 의미가 더 커졌다. 박연화 활동가는 “안남 아이들이 어른들과 섞이는 건 물론 낯선 읍 아이들과도 놀이를 즐기며 점점 벽이 허물어지는 모습을 봤다”며 “편을 계속 섞는 과정을 통해 협력이라는 놀이의 철학도 함께 배우게 됐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놀이모임은 충북여성재단의 풀뿌리여성 소모임 공모사업에 선정돼 300만원의 예산을 받아 진행되고 있다. 박연화 활동가는 9월에 공식적인 모임이 끝난 후에도 배바우도서관에서 놀이를 이어나갈 계획이다. 또 읍내에서도 모임이 진행될 수 있도록 방안을 고민 중이다. 

박연화 활동가는 “매월 몇째 주 무슨 요일을 ‘놀이하는 날’로 정해 장소를 공지하면, 아이들이 그 곳에 모여 자연스럽게 놀이문화가 형성될 수 있도록 하고 싶다”며 “서로 배우고 가르쳐주면서 친해지는 시간을 만들어주고 싶다”고 말했다. 

옥천놀이모임 참여자들이 비전력 놀이기구를 즐기고 있다. (사진제공 : 안남면 배바우작은도서관 박연화 활동가)
옥천놀이모임 참여자들이 비전력 놀이기구를 즐기고 있다. (사진제공 : 안남면 배바우작은도서관 박연화 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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