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적십자봉사단, 읍지역사회보장협의체 부회장 맡은 송유정씨
부모사랑요양센터 운영하면서, 봉사할 일 있으면 어디든 달려가
'야근에 주말 없이 일해도, 절대 놓지 않는 봉사의 시간'

■ ‘어디서나 나타나 묵묵하게 봉사하시는 분이에요.’

옥천읍 맞춤형복지팀 김윤주 팀장이 자신을 롤모델로 지목했다는 말을 들은 송유정(51)씨는 ‘과찬'이라며 손사래를 쳤다. 이야기를 가만히 들어보면 과찬이 아님을 금방 알 수 있었다. 요양보호사를 이끌고 일하는 자체가 봉사에 가까운 일인데 그는 보수를 전혀 받지 않는 봉사를 갈구했다. 더 마땅히 해야할 일이라면서. 50여 명의 요양보호사를 관리하고 70여 명의 대상자를 돌보는 일마저 벅찰텐데 그는 틈새로 봉사시간을 쪼개고 있었다. 코로나19로 인한 방역봉사는 물론, 독거노인 두 가정을 할당받아 부러 찾아다니며 말동무와 실생활에 필요한 일을 도와주고 있었다. 이야말로 그가 행하는 봉사의 일부분일 뿐이다. 한빛적십자봉사단 회장까지 맡고 있으니 눈코뜰새 없이 바쁠터. 하지만, 그는 이 모든 일들이 지역사회 자원을 찾고 사회를 바라보는 눈을 키워주는 배움의 시간이라 말했다. 

4년째 읍 지방사회보장협의체(이하 보장협의체)에서 위원으로 참여하며 김윤주 씨와 인연을 쌓아왔다는 송유정 씨. 정읍이 고향인 송유정씨는 인천에서 어린이집 교사 생활을 7년 동안 했다. 경기 의왕에서 살다가 만학도로 한밭대 경영학과에 입학하면서 옥천과 인접한 대전으로 내려왔다가 옥천 사람 김정록씨를 만나면서 옥천에 자리잡은 것. 간호조무사와 보육교사, 사회복지사 2급, 요양보호사 자격까지 웬만한 복지 활동에 필요한 자격증은 두루 갖추고 있었다. 그런 그가 옥천에 내려온 건 2002년, 벌써 19년이다. 그간의 경험을 밑천 삼아 그는 새로운 일에 도전했다. 어린이가 아닌 ‘어른이’ 바로 요양보호사 일이다. 부모사랑요양센터를 설립해 벌써 11년이 훌쩍 넘었다. 그 동안 2014년, 2017년 장기요양기관평가 방문요양에서 최우수등급을 받는 등 입지전적인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그런 그가 봉사활동에도 열심히 하는 줄은 몰랐다. 다 숨어서 소리없이 하기 때문이라고 김윤주 팀장은 말한다. 

■ “함께 하기 때문에 해결할 수 있어요.”

송유정 씨는 부모사랑 요양센터를 10여년 째 운영 중이다. 동시에 한빛 적십자 봉사단의 회장이자 보장협의체 부회장이다. 보장협의체에서는 초기 결성 때부터 활동했다. 전문 분야를 살려 노인 분야를 담당하고 있지만, 이에 국한되지 않고 손길이 필요한 곳이면 어디든 간다.

“지역의 어려운 분인데 발견하신 분 혼자 해결이 안되는 부분이 많아요. 그런데 장애인 담당, 의료 담당, 복구 담당 등이 모여 있는 곳에서는 자기가 가지고 있는 자원, 아이디어를 이야기하고 다른 시각으로 접근할 수 있어요. 그렇게 문제점들을 좀 해결할 수도 있고.”

일부 이웃들은 개인이 돕기에는 어려운 부분이 있다며, 보장협의체와 같은 곳이 사람들을 모아주는 역할을 하기에 가능하다고 밝혔다.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 역시 여러 단체들이 협력해서 진행했던 구읍 쓰레기 집에서의 봉사였다. 

“5톤 차 3대에 동원된 사람만 30명 정도였어요. 고물을 주워다가 마당에 다 널어놓으셨는데 그걸 다 치웠죠. 처음에는 답이 안 나올 정도로 막막했지만, 여럿이서 힘을 합치니 생활할 수 있을 정도로 깨끗해졌어요. 혼자서는 할 수 없는 일이죠. 사람의 힘이 참 크구나, 느꼈어요.”

성암리 장애인 부부를 방문했던 일도 언급했다. 애완견 관리가 되지 않아 냄새부터 코를 찌르는 집에서 그는 짐을 모두 꺼내 정리하고, 도배 장판까지 갈았다. 엄청난 양의 노동이었음에도 그의 얼굴에서 고통을 찾아볼 순 없었다. 오로지 수혜자에 대한 걱정 뿐이었다.

“봉사하는 사람들은 달라진 환경, 수혜자의 밝아진 모습에 보람을 느끼는 거죠. 다만 걱정인 건, 원점으로 돌아갈까 그것 뿐이에요.”

■ '시간을 내어서라도 봉사해야죠'

그는 봉사를 ‘힐링’이라고 표현했다. 봉사 이후 달라진 환경, 수혜자의 밝아진 모습에 보람을 느낀다. 또 사람들과 얘기하고, 웃고, 소통하다 보면 마음이 통한다고 했다. 봉사를 하다 보면 아무렇지 않은 일에도 같이 웃는다고 말하며 미소 지었다. 

“봉사를 한다는 것도 그렇지만 봉사하려고 사람이 모였잖아요. 같은 마음으로, 이 분이 더 좋아지게 돕고 싶다는 마음으로 왔으니까. 그렇다 보니 아무 것도 아닌 일에 잘 웃어요.”

봉사가 힘들지 않냐는 질문에 송유정 씨는 ‘하고 싶어 들어간 것’이라며 웃어 보였다. 그러나일에 봉사를 병행하다 보니 송유정 씨의 하루는 늘 바쁘다. 센터를 운영하다 보니 봉사할 시간을 내기가 쉽지 않다. 봉사를 가는 날이면, 야근을 하거나 주말 출근을 하기도 한다. 그러나 틈틈이 놓지 않은 봉사는 한 달 기준 몇 십 시간에 육박한다. 평소에는 주로 지역에 혼자 계신 어르신을 방문하는 일을 한다. 응천리와 수북리, 왕복하고 할머니랑 이런저런 이야기 나누면 걸리는 시간도 상당하다. 

1주일에 2번씩, 웬만한 자식들보다도 많이 찾아 뵙는다. 방문에만 그치지 않는다. 가끔은 병원에도 모시고 간다. TV를 고치거나 물품을 전달하는 등 편히 생활하실 수 있게 돕는 모든 일을 한다.  최근에는 일주일에 한 번씩 안전을 위한 방역 활동에도 참여하고 있다.

■ '강형근 부회장님, 감사합니다'

송유정씨는 다음 추천자로 강형근 적십자13 총 부회장 권한대행을 꼽았다. 한빛적십자봉사자 회장인 그와 인연이 깊다. 자원에 대한 봉사를 해주시는 분이라는 말이 덧붙었다.

“원래 보일러 일을 하시는 분인데 군에서 하는 봉사를 많이 하세요. 보일러 수리 뿐 아니라 집 수리나 보일러 기증도 하시고. 평소에도 열심히 참여해주시는 참 고마운 분입니다.”

봉사하러 가면 온갖 궂은 일을 도맡아서 훌륭히 해내 정말 귀감이 되는 분이라며 다시한번 강력 추천했다. “꼭 만나보세요. 저보다 훌륭한 분이시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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