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정지용문학상 수상자에 장석남 시인

장석남 시인.
장석남 시인.

제 32회 정지용문학상 수상작에 장석남 시인의 ‘목도장’이 선정됐다.

정지용문학상은 현대시의 선구자 정지용 시인의 시처럼 낭송하기 쉬운 작품 가운데, 문단에서 문학적 성과를 일군 시인을 선정 시상하는 문학상이다. 올해 수상작 선정은 매년 옥천군과 옥천문화원이 공동으로 주최했으며, 지용회가 주관했다. 지난 7월 심사위원 5명이 머리를 맞대고 논의한 결과, 장석남 시인의 목도장이 올해 수상의 영예를 안게 됐다.

심사위원을 맡은 유자효 지용회 회장은 “장석남 시인은 좋은 시를 쓰기로 정평이 나 있는 시인으로 수상작으로 선정된 ‘목도장’은 서정과 인식이 잘 어울어진 작품”이라며 “특히 정지용문학상은 낭송하기 좋은 시를 고르는데, 장시인의 작품이 그 부분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고 말했다.

홍용희 문학평론가 또한 “장시인의 시는 아름답고, 고즈넉하고 황홀하다”고 극찬했다.

장석남(56) 시인은 인천시 덕적도 출신으로 22살에 경향신문 신춘문예에 ‘맨발로 걷기’가 당선되며 등단했다. 그는 현재 한양여대 문예창작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으며, 현대문학상, 미담문학상, 김달진문학상, 상화시인상, 지훈문학상 등 다수의 수상 경력 보유자다.

장석남 시인은 소감을 통해 “정지용 시인의 작품 중 ‘백록담’을 좋아한다”며 “저의 입에서 백록담만큼이나 높고 아득한 이름을 실감으로 발음하게 될 줄은 상상조차 못했다”고 기쁨을 표현했다.

이어 정지용 시인의 백록담을 들어 “시는 나를 비춰보는 거울이다. 정지용 시인의 시에 드리운 빛과 그늘로 숨 가쁠 때마다 내 삶을 성찰하고 닦아내고, 위로도 받는다”며 “정지용의 독자가 된 자체만으로 이미 큰 행운의 상을 받은 것이나 진배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시상식은 10월17일 제33회 지용제 행사 시 진행되며 장석남 시인은 상패와 창작지원금 2천만원을 전달받을 예정이다. 다만, 시상식 일정은 코로나19 추이에 따라 별도로 조정될 수 있다.

아래는 수상작인 ‘목도장’.

목도장 장석남

 

서랍의 거미줄 아래

아버지의 목도장

이름 세 글자

인주를 찾아서 한번 종이에 찍어보니

문턱처럼 닳아진 성과 이름

 

이 도장으로 무엇을 하셨나

눈앞으로 뜨거운 것이 지나간다

이 흐린 나라를 하나 물려주는 일에 이름이 다 닳았으니

국경이 헐거워 자꾸만 넓어지는 이 나라를

나는 저녁 어스름이라고나 불러야 할까보다

어스름 귀퉁이에 아버지 흐린 이름을 붉게 찍어놓으니

 

제법 그럴싸한 표구가 되었으나

그림은 비어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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