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통신관제팀 강태욱 담당자, 직접 발표해 상 받아
별도 예산없이 통신규약 제정해 220여개 마을방송 통합

올해 3월, 코로나19가 대유행할 당시 김재종 군수는 “노인들의 모임을 자제시키고, 특히 마스크를 꼭 쓰고 하도록 하겠다. 마을방송을 통해서 이를 적극 알리겠다”라 말하며 마을방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스마트폰과 인터넷을 통해 접하는 속보가 당연하게 여겨지지만, 노인들에게 이런 미디어들은 낯설고 불편하기만 하다. 긴급재난 상황을 인지하기 위해선 마을방송에 의지할 수 밖에 없다.

때문에 재난 상황에서 마을방송은 신속이 우선이다. 마을방송의 불필요한 과정을 최소화하고자 했다. 군 재난안전과와 읍면을 경유해 이장을 거쳐 진행되던 마을방송을 대폭 통합해 군청과 직접적인 핫라인을 만들었다. 지자체 최초로 ‘중앙집중형 마을방송 통합연계시스템’을 구축한 것이다. 자치행정과 통신관제팀 강태욱(29, 방송통신 8급) 씨는 지난 17일 충북도청에서 열린 충청북도 규제혁신 우수사례 경진대회에서 해당 내용을 주제로 발표해 우수상을 차지했다. 군 자치행정과 통신관제팀의 작은 쾌거이다. 

기존 옥천의 마을방송은 군청이 읍면에게 이를 전파하고 읍면에서 이장에게 메시지를 전달하면 이장이 방송을 하는 형태로 진행됐다. 과정을 생략해 군청이 마을방송으로 직접 메시지를 전달한다면 빠르고 간단명료해질 것이 분명했다. 하지만 마을마다 사용하는 방송시설이 달라 저마다의 통신규약을 가지고 있었기에 골머리를 앓았다.

이와 같은 고민을 해결하고자 안전건설과가 사용하던 재난 예·경보 유지보수업체와 협력했다. 

자체 통신규약을 제정하여 모든 마을의 방송시설을 통합적으로 운영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로 인해 군청 또는 읍·면사무소가 직접 모든 마을이나 일부를 선택하여 경보를 전달할 수 있게 됐다. 그뿐만 아니라 마을방송 도입 시마다 발생하던 군 예산 5천만원 가량의 연동비용까지 절감해 경제적 효과까지 얻었다.

중앙집중형 마을방송은 코로나19 사태를 맞이하고 더욱 빛나고 있다. "이원에 선별진료소를 차리고 마을방송을 해 빠르게 검사를 진행할 수 있었다“는 옥천군보건소 임순혁 소장의 말처럼. 이원면에 확진자가 발생했을 때, 마을방송의 신속성 덕분에 접촉자의 검사를 빠르게 마칠 수 있었다. 이외에도 개인위생 수칙과 사회적 거리두기 등의 정보를 군민들에게 신속하고 정확하게 전파하면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살기 편한 옥천을 만들고 싶습니다”

마냥 순해보이는 첫인상과는 다르게, 강태욱 씨가 꺼낸 첫마디는 간결하고 강렬했다. 울산에서 태어나 시흥에서 자랐다. 줄곧 도시에서 생활하던 그이지만, 외할머니가 계신 옥천이 눈에 들어왔다. 사람에 치이는 것보다 옥천의 여유로움이 좋았다고. 

외할머니 바로 옆집에 살기 때문일까. 노인들이 겪는 고충들이 눈에 밟혔다. 이를 개선하기 위한 적극행정이 우수상이라는 값진 결과물로 나타난 것이다. “노인분들의 불편한 점을 찾아내고 이를 가장 효율적인 방법으로 해결하기 위해 깊이 고찰하겠습니다”라는 그의 당찬 포부가 옥천에 어떤 바람을 불러올지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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