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천대표 긍정여신 김윤주 옥천읍 맞춤형복지팀장
과거 옥천 포도아가씨, 이제는 어엿한 복지 현장의 ‘행복바이러스’
‘어디서나 나타나 묵묵하게 궂은 봉사 다하는 송유정님, 본받을 게 많아'

■ 띵동! 고맙습니다, 김윤주씨!

2년간 군 주민복지과 노인복지팀에서 함께 근무했던 동료 현하영씨의 추천을 받은 김윤주(47)씨. 어린 아이처럼 좋아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그덕분인지 과거 현하영씨와 근무했던 추억을 새록새록 떠올린다. 그당시 복지직의 업무는 어르신들을 상대하고 기초연금 문제를 해결하는게 주요 업무였기에 쉽지 않았다. 현하영씨와 김윤주씨는 힘든 와중에도 꿋꿋이 자리를 지키며 서로에게 좋은 동료로 스며 들어갔다. 말수가 적고 표현을 잘 하지 않는 직원의 칭찬이었기에 더 감동이었다. 그런 동료에게서 존경하고 닮고 싶은 선배로 추천하다니 놀랍고 한편으론 앞으로 언행을 더욱 조심히 하자는 마음 굳게 먹는다. 그녀는 현재 옥천읍행정복지센터에서 맞춤형복지팀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김윤주씨는 청성면 거포리 거흠마을 출신이다. 지금은 폐교된 화성초를 나와 청산중학교를 다녔다. 워낙 시골이다보니 버스도 다니지 않아 30분동안 걸어서 통학한 기억이 난다. 통학길로 힘든 와중에도 성적은 늘 상위권에 머물렀던 김윤주씨. 고등학교는 청주에서 다녔다. 

공부 잘하고 2남2녀의 소박한 시골소녀일것만 같았던 그에게도 가슴 아픈 사건이 발생한다. 중학교 3학년 시절 일어난 오빠의 죽음. 당시 고3이던 오빠는 경운기로 논을 갈던 중 감나무 사이에서 핸들을 돌리다 끼어 죽는 사고를 겪는다. 어린 김윤주씨에겐 받아들이기 힘든 이별이었다. 그 이후 남자들에게 오빠라는 단어를 사용하지 못하고 속앓이를 많이 했다. 항상 2남2녀일줄만 알았던 가족이 한순간에 1남2녀가 되듯 시간은 무색하게 흘러만 갔다.   

옥천교육지원청 김일환 교육장은 중학교 시절 김윤주씨의 영어선생님이었다. 그때도 워낙 수업에 성실히 참여하며 선생님을 잘 따르는 학생이었다. 몇 년 전 옥천고 교장으로 계실 적에 연락을 주셔서 얼마나 반가웠던지. "‘많이 놀랐지만 너무 기분 좋더라고요. 같은 청성면 장연리 출신이라 동질감을 느꼈는지 연락주셔서 고마웠죠"

■ '이제는 발아 아줌마라 불러주세요'

김윤주씨는 대전의 한 대학에서 사회복지학을 전공했다. 공무원 시험 준비를 하다가 2000년 2월에 안내면 초임으로 발령났다. 그리고 면장의 부탁 아닌 부탁으로 김윤주씨는 5월에 포도아가씨 대회(5회)에 출전했다. 시골 여성들이 다른 외지에서 취업을 해서 인원은 턱없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운명이란 정해져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 듯. 김윤주씨는 출전해서 선으로 당선돼 80만원을 상금으로 받게 된다. 포도아가씨 선으로 당선되었을 당시 27살. 대회 참가자들중에서도 가장 고령이었다.  그는 전용구 면장과 안내면 북대리 육각정에서 밥을 먹었던 기억을 떠올린다. 포슬포슬한 순두부가 익어가는동안 포부를 물어본 전용구 면장. 최선을 다하겠다는 말을 아끼지 않았다. 포도가 익으면 발아되듯이 김윤주씨는 이제 어엿한 발아아줌마가 되었다. "안내면에 있다가 안남면으로 이동했어요. 그러다 2004년도쯤에 사회복지사무소로 통합이 됬어요. 그래서 읍면 직원들이 모두 군으로 갔어요. 2007년엔 7급으로 승진해서 다시 읍으로 갔다가 군으로 돌아와 6급 승진해서 2019년 7월 팀장보직을 받고 발령받았죠" 

■ ‘가장 큰 재산은 행복이죠.

그저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고 싶다. 일이 힘들어서 스트레스를 받는것보다 나의 운명이 라 받아들이며 묵묵히 일하고 싶다. 워낙 긍정적으로 살아가다보니 주위의 부러움을 산다.  그런 그녀에게도 당연히 힘든일은 있었다. 오빠를 잃었던 해. 부모님은 목놓아 울었고 어린 김윤주씨도 많은 충격을 받았다. 뿐만 아니라 사회인으로서 성장할때도 고통을 적잖이 받았다. 힘든 민원인들도 많았다.  그만둘까라는 생각도 한두번이 아니다. 하지만, 이 직업을 선택함으로서 책임감과 의지를 가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부서 직원들과 함께 하면 두려움은 적어진다. 그만두고싶다가도 옆에 누군가의 조언이나 말한마디가 그 사람의 인생을 바꾼다고 생각한다."내가 행복해야 내 가족과 직원들이 행복해진다는 걸 알아요. 그래서 늘 긍정과 낙관으로 상황을 극복하려고 합니다. 항상 즐겁고 유쾌한 건 아니지만, 의식적으로 그러려고 노력하는 편이에요..” 

■ 봉사는 제 인생의 사명이라 생각해요

김윤주씨는 천주교신자다. 세레나라는 세레명을 가지고 있다. “성당을 한번도 빠짐없이 다녔어요. 천재지변이 없는한 외국에 여행갔을때도 그쪽 성당을 찾아가 예배를 할 정도로요.” 주변 사람들이 유난이라고 생각할정도로 독실한 천주교인 김윤주씨. 하지만 그에게는 하나뿐인 종교이자 일주일의 하루정도 편안한 휴식을 제공하는 시간이라 느낀다.  

또한 봉사관련된 업무는 막힘없이 한다. 대학생이던 김윤주씨는 방학동안 대천 통계청에서 형부와 함께 살던 친언니의 집에 머물렀다. 그러다 문득 봉사가 하고싶어 음성꽃동네로 향했다. 문제는 두달동안 가족들에게 연락을 하지않고 떠났다. 동네가 떠들썩해질정도로 시끄러웠다. 동네사람들뿐만 아니라 경찰들까지 총출동하여 그를 찾아다니기 바빴다. 유난이라고 생각하여 연락을 하지않았던 철부지 같은 모습도 이제는 잊을 수 없는 추억이 되었다.    

지난해 한 수급자 가정에 산더미처럼 쌓였던 쓰레기더미를 치웠던 기억이 난다. 몇 달간의 설득후 깨끗이 치우고 난 후에 느껴지는 보람이란  이루 말할 수 없다. 당사자는 처음엔 거절했지만 쓰레기가 치워진 후 감사한 마음이 들어 보답으로 사무실 모든 직원들에게 직접 양봉한 꿀을 나누기도 했다. 남편 송영석 씨도 청성면 능월리 사람이다. 옥천군에서 부부공무원으로 같이 일하다가 2003년에 충북도와 대전 대덕구를 거쳐 지금은 병무청에서 일하고 있다. 남편 고향인 능월리에는 며느리 모임이 있어 어버이날 즈음에 지역 어르신들에게 음식을 대접하는데 15년 남짓 한번도 빠지지 않고 참석하기도 했다. “제가 시골에서 나고 자라 그런 정서를 잘 알거든요. 제가 도회적으로 보여도 뼛속까지 시골 사람이라 어른들 만나면 참 편해요"

■ 송유정 부회장님, 참 자랑스럽습니다.

복지공무원인 김윤주씨도 봉사에는 이 분 따라올 사람 없다면서 혀를 내두르는 이가 있으니 바로 옥천읍지역사회보장협의회 송유정 부회장다. 

“저는 송유정 부회장님을 추천합니다. 지난해 7월부터 인연을 맺었는데, 티내지 않고 묵묵히 할 일 다하는 분이세요.” 그가 말하기를. 송유정씨는 매년 노인의날 행사때 거리낌없이 궂은 일도 도맡아 하며 장애우부부 가구집을 청소하고 신혼집을 마련해주기도 했다. 또한 독거노인 집을 청소하며 깨끗하고 안락한 공간으로 재탄생시켰다. 막상 청소 봉사를 하러 나가면 정말 답이 안 나오는 집이 여럿이고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할지 막막하지만, 송유정씨는 힘겨운 내색하나 없이 청소부터 시작한다.

또 어디선가 봉사할 일이 생기면 소리없이 나타난다. “정말 대단하신 분이에요. 어떤 봉사자리 건 꼭 나오셔서 실천하는 모습으로 보여주죠. 언제 일을 하나 싶을 정도로 궂은 일 마다않고 하는 걸 보면 정말 본받을 점이 한 두가지가 아니에요. 그런 마음가짐은 배워서 되는 게 아니란 생각도 들고요. 저도 복지 현장에서 봉사도 많이 해봤지만, 송유정 부회장님에게 많이 배우고 있습니다. 그래서 참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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