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지원 사업으로 학부모 직접 만든 ‘마스크걸이’ 장야초 모든 학생에게 선물
학부모회, “자치 별거 있나요. 함께 이야기 나누고. 불편한 점 함께 고쳐나가는 거죠”

21일 장야초 학부모회 회원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라이타로 지지고, 기구로 누르고. 단추를 붙이고. 복잡하지만 우리 아이들이 유용하게 사용할 것을 생각하니, 힘이 불끈 솟는다고.

요즘 학교에 가면 흔히 ‘마스크를 찾는 학생’을 만나곤 한다. 운동을 하거나 점심이나 물을 먹을 때 잠깐 마스크를 손에 들고 있거나 주머니에 넣어두었다가 잃어버리는 것. 학교까지 안가도 등교를 하다가 오는 길에 마스크를 잠시 벗었다가 잃어버렸다며 정문 앞에서 머뭇거리는 학생도 있다.

그 고민을 해결해주기 위해 ‘장야초 학부모회’가 손수 나섰다. 마스크걸이를 직접 만들어 학생 ‘모두’에게 주기로 한 것. 마스크를 목걸이처럼 걸어두면 수시로 뺏다가 낄 수 있어 바닥에 내려놓는 것보다 위생적으로도 안전하고 분실의 위험도 현저히 낮아지기 때문이다.

배운 것을 나누고, 만든 것을 다시 ‘자녀들’에게 나눠주고 싶다는 장야초 학부모회. 21일 금구리 튼튼영어 건물 2층 라온놀이연구소에 모인 학부모들은 마스크걸이를 한창 만드는 와중이었다. 전날부터 꾸준히 부업해온 솜씨라. 한 개를 만드는데 1분 내외가 걸린다.

“줄을 쭉 펴놓고요. 길이에 맞게 잘라야 돼요. 이렇게 두 번 접어요. 그리고 티단추를 암수를 구분해서 달아야 돼요. 그리고 기구로 꾹 눌러야 돼요. 이게 악력이 정말 많이 들어요. 몇 번만 해도 손목이 시려요.” (김미연 학부모)

어느새 뚝딱 마스크걸이 한 개를 만들어 낸다. 다들 워킹맘들이라 틈틈이 시간을 내서 참여하지만 550개를 목표로 하고 있어 시간이 오래 걸린다. 만드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한 사람의 업무는 불량품은 없는지 일일이 걸어보고 솎아 낸다.

“다 내 아들, 내 딸이 한다고 생각하고 뜯어지지 않게 꼼꼼히 살펴봐야 돼요. 색도 진짜 예쁘지 않아요. 이게 인터넷에서 사려고 하면 배송비도 들고 한데, 해보면 은근 꿀템이라니까요.” (장선안 학부모)

학부모회기 때문에 더욱 학생들에게, 학부모들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알 수 있었다. 당장 내 자녀가 학교에서 겪는 어려움을 누구보다 잘 관찰하기 때문. 마스크걸이는 그런 마음에서 준비하게 됐다. 또한 학부모회로서 ‘누군 가지고 있고, 누군 가지고 있지 않은’ 그런 상황을 야기하지 않기 위해 ‘모두’를 위한 마스크걸이를 마련했다.

그리고 완제품을 구매하는 것보다는 직접 만들고 싶었다고 덧붙인다. 학부모들끼리 한 자리에 앉아서 반복적 작업을 하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는 것들이 하나의 자치가 될 수 있다는 것. 앞으로도 이런 사업을 꾸준히 이어나갈 것이라는 말도 함께였다.

“학부모 사업이 그냥 학부모 즐겁고 끝나는 사업은 아니잖아요. 그래서 학생들과 나누고자 준비했어요. 한 자리에 앉아서 학부모들끼리 자식, 나아가 교육관련 된 이야기를 하는 그 자체가 자치라고 생각해요. 앞으로도 사업이 확장되서 더 많은 학부모들이 참여해주셨으면 좋겠어요. 물론 학부모들의 목소리가 교육정책에도 분명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기반도 마련되야 하고요.”(김혜영 학부모회장)

차곡차곡 완성되어가는 장야초 학생을 위한 선물
다시 풀어지지 않게. 끈도 일일이 지져줘야 한다. 
티단추를 붙이는 일도 쉽지 않다. 기계를 손으로 꼭 잡고 눌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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