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째 방치된 묘금폐교교육청이 예산 투입해 정리하기로
지역주민, “공적 공간 사라지는 것 지양해야, 활용방안 내달라”

청성초 묘금폐교에는 명패마저 떼어졌다. 폐교된 이후 여러 일반업체의 대부를 거치면서, 사실상 '방치'가 되고 있는 셈이다. 지역주민은 '공적공간'이 사라지는 셈이라며 이를 막을 수 있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청성초 묘금폐교에는 명패마저 떼어졌다. 폐교된 이후 여러 일반업체의 대부를 거치면서, 사실상 '방치'가 되고 있는 셈이다. 지역주민은 '공적공간'이 사라지는 셈이라며 이를 막을 수 있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1944년에 설립돼 2000년 폐교까지 56년간 청성교육의 산실로 역할을 해 온 묘금폐교가 일반매각 될 위기에 처했다. 해당사실을 접한 지역주민과 동창회는 ‘교육공간 또는 주민활용책’을 찾아보는 게 수순이라며 일반매각 추진을 중지할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청성면 묘금리 19-1에 위치한 청성초 묘금폐교는 7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묘금리, 삼남리, 양저리, 조분리 학생들까지 약 6~700여명이 다녔던 큰 학교였다. 하지만 2000년 폐교 이후 묘금폐교를 옆에 두고도 학생들은 산계리 청성초까지 학교를 다녀야 했다.

그 뿐 아니다. 폐교 이후 별다른 활용방안을 구상해내지 않은 교육청과 지자체로 인해 일반기업이 꾸준히 임대해왔다. 더군다나 2014년4월16일부터 5년간 사용계약을 맺은 친환경 표고버섯 재배업체인 금토원은 계약한 지 1년 만인 2015년 3월부터 임대료를 내지 않았다. 계약해지조건에 해당했지만, 사업이 힘들어 임대료를 내지 못한다는 입장이었다.

심지어 설치해놓은 시설과 사무실 집기마저도 치우지 않고 불법으로 폐교를 점용하고 있는 상태였다. 문제가 발생한지 약 5년만에 금토원과의 소송 끝에 비용을 청구할 수 있게 됐지만, 사업자는 법인명의로 되어 있는 재산을 모두 처분한 상태. 결국 옥천교육지원청은 올해 2회 추경에 1천875만5천원을 투입해 자체적으로 임대사업자의 물품을 먼저 처분하고 구상권 청구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렇듯 사업자 선별에 있어 논란이 일었던 묘금폐교는 별 다른 계획이 없다면 공유재산심의위, 지역주민 및 동문회와 협의를 거쳐 일반매각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교육청입장에서는 자체활용이나 지자체 활용의사가 없는 한 문제만 일으키는 ‘일반대부’를 할 이유가 없기 때문.

옥천교육지원청 행정과 재무팀 이창기 팀장은 “계속 임대를 주기는 어렵다. 일반매각이 추진될 확률이 높다”고 말했다. 

■ 청성에 교육공간 사라지는 일, 지자체·교육청에서 ‘활용안’ 내놔야

지역에서는 당장 비판이 나온다. 우선 지자체건 교육청이건 활용방안을 적극적으로 고민해달라는 것. 묘금리 김병식 이장은 “건물이 노후되고 미관상 안 좋은 것은 분명하다. 그걸 잘 활용할 수 있도록 고쳐준다는 그런 계획이라도 먼저 내놔야 한다”고 말했으며, 묘금초 동문이자 청성면 농촌중심지활성화 사업 추진위원회 서인교 회장은 “폐교를 활용해 농산물 가공 또는 관련 교육 등을 진행하는 사업안도 가지고 있었다. 일반기업에 매각하는 것보다는 주민이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먼저 찾아봐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묘금초 안길찬 동문회장은 “지역의 교육공간이 사라지는 것이다. 배움의 쉼터, 어학교실 등 청성의 공교육 활성화를 위한 공간으로 활용해도 좋다. 도교육청이 자체활용방안을 내놓는게 우선”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청성초 묘금폐교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지역주민의 목소리가 나온 적도 있었다. 옥천읍에 살고 있는 김정섭씨는 지자체가 폐교를 매입해 옥천군이 ‘직업체험관’을 운영했으면 좋겠다는 주민제안사업을 내놓기도 했다. 다만, 교육청과 지자체의 협상 과정에서 ‘예산’, ‘운영주체’가 명확하지 않아 무산된 것으로 확인됐다.

김씨는 “도농격차가 가장 극심하게 나타나는 부분이 ‘직업, 진로에 대한 시야’다. 지역 폐교를 활용해 우리 아이들이 다양한 직업을 체험해보고, 꿈꿀 수 있는 기회가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청성면 이현철 면장은 “귀농귀촌인의집, 진로체험센터 등 지역주민과 함께 활용방안을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교육당국은 우선 ‘주민협의’를 거쳐 매각여부를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옥천교육지원청 김일환 교육장은 “진로체험센터 등 폐교를 활용할 좋은 의견이 있지만, 예산, 인원배정 등 명확한 한계들이 존재한다. 그래도 폐교를 활용해 교육적 활동에 이바지 할 수 있는 아이디어가 있다면 실현할 수 있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학교에는 업체가 아직도 치우지 않은 '자재'들이 남아 있다. 
묘금폐교를 임대했던 금토원의 명패가 임대가 강제종료된지 5년차가 되는 시점에도 걸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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