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여 명의 연구원들이 실시간으로 금강 수질 체크하고 있어
한강물환경연구소에 있는 물환경생태관, 금강에도 필요해
금강물환경연구소 석광설 소장을 만나다

금강물환경연구소(소장 석광설)는 금강 혹은 대청댐과 관련하여 유일하게 옥천에 있는 공공기관이다. 옥천은 대청호 유역면적이 가장 많은 지자체로 대청댐 때문에 상당한 피해가 있으면서도 금강이나 대청호 관련 공공시설이 없다는 지적이 계속되어왔다. 금강유역환경청을 대전에서 옥천으로 이전하라는 목소리가 끊임없이 나온 것도 그 때문이다. 대청호로 인해 여러 규제가 많아 관광자원화도 못하는 대청호, 유관 공공기관이라도 이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여전히 드높다. 지난주 보도했던 수자원조사기술원 이전 유치 문제를 의제화 한 것도 그런 맥락이다. 금강물환경연구소는 1994년 옥천에 만들어진 이후, 2009년에 안내면 대동폐교에서 옥천읍 교동리 장애인보호작업장으로 이전했다. 직원이 모두 50여 명으로 적지 않은 숫자이다. 그동안 위치도 잘드러나지 않는 곳에 있거니와 하는 활동도 잘 알려지지 않아서 ‘존재감’이 없다고 해도 무방했다. 그래서 취임한지 7개월 된 금강물환경연구소 석광설 소장을 만났다. 석광설 소장과 인터뷰하면서 중요한 ‘팩트’를 하나 확인하는 수확을 했다. 한강물환경연구소에는 금강물환경연구소와 달리 무려 12년 전인 2008년 5월26일 한강물환경생태관 개관 및 팔당호 생태학습선 취항 기념식이 있었다는 것이다. 이는 1998년부터 한강물관리대책 생태관 건립계획 부터 시작된 사업이었다. 이미 한강수계법에 명시된 상류지역 협의체인 ‘특별대책지역 수질보전정책협의회’에 이어 금강에는 없었던 우리가 몰랐던 두번째 ‘사실’이다. 강은 똑같은 강인데, 수계법이 달랐고 물환경연구소의 부설 기관의 유무도 달랐다. 어찌 이런 차별이 수십년 동안 지속된 채 방치되고 있었을까. 사실 8명의 상근자가 있는 특별대책지역 수질보전정책협의회도, 생태학습선까지 이미 마련된 한강물환경생태관도 이미 사례가 있기 때문에 계속 주장하고 요구하면 만들 수 있는 것들이다. 우리는 이미 장계관광지라는 대청호 인근의 활용 못하고 있는 부지 마저 있지 않은가. 괜한 유람선 타령 하지말고, 옥천군과 지역구 국회의원, 그리고 군, 도의원이 서둘러 한강물환경생태관과 생태학습선, 그리고 수질보전정책협의회에 알아보고 요구할 일만 남은 것이다.

연구소 관련 인터뷰를 하는 도중에 석광설 소장의 ‘한강물환경생태관’에 대한 언급 하나로 많은 것들이 순식간에 설명이 되었다. 질문은 이랬다. 

“금강물환경연구소에 대한 존재감이 별로 없다. 대부분 다 연구원들이고 수질조사만 하고 다니니 주민들과 특별한 접점이 없는 것 같다.”

이런 질물을 했더니 그는 말했다. 

“안 그래도 아쉬운 점이 있다. 한강물환경연구소처럼 물환경생태관이 있다면 연구소가 하는 일도 자연스레 홍보가 되고 물의 중요성, 어떻게 수질을 보호해야 하는지 주민과 학생들을 대상으로 교육도 하고 여러 체험도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인터뷰는 그렇게 시작됐다, 그를 만났다. 석광설(55) 소장은 인천부평고를 졸업하고, 건국대 환경공학과를 졸업하고 서울시립대 환경공학 박사를 수료했다. 1990년 국립환경과학원 대기연구부로 공직을 시작해 화학물질안전관리센터장(2002년), 화학물질연구과장(2010년, 4급 상당)을 거쳐 2019년 12월에 금강물환경연구소장(4급 상당)에 취임하기 전에는 가습기 살균제 대응팀 반장을 한 이력이 있다. 

그는 물환경 관련 연구가 이공계 쪽으로만 치우쳐 있어 인문사회학적인 부문과 거버넌스 관련 문제도 더불어 추진해야 균형잡힌 수질관리정책이 완성될 것이라는 말에 동의했다.

“금강 발원지인 전북 장수 뜸봉샘에서부터 군산 하구둑까지 130개 지점을 거의 정기적으로 수질 관련 측정을 하고 있어요. 연구원 대부분들이 일주일에 절반 이상은 외부 출장이 많습니다. 일부 섬진강 쪽도 조사하구요. 유량과 물속의 이물농도나 오염을 평가할 수 있는 지표 항목을 측정해요. 저희가 유역청 산하 조직은 아니고 국립환경과학원 소속이에요. 아무래도 연구의 독립성읗 확보하기 위해 환경과학원 소속이 된 겁니다.”

“저희는 수질을 측정해 과학적으로 수질을 개선하려면 어떤 조치를 해야 한다고 건의도 하고 정책 제안도 합니다. 하지만, 이는 자연과학적인 분야이고요. 수변구역 인근에는 주민들이 살기 때문에 이 주민들과 지자체와 함께 같이 고민하지 않으면 과학적으로만 수질 개선이 요원하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이런 부분에 취약한 것은 사실입니다. 인근 농촌의 지리, 정서적 특징, 거버넌스 협력관계를 어떻게 만들고 지속가능한 시스템을 어떻게 구축할 것인가는 환경사회학적인 부분이거든요. 이 쪽 부분에 대한 보완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에요.”

그는 그런 쪽에서 주민들이 대청호를 조금 더 가깝게 느낀다는 차원에서물환경생태관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했다. 

“한강물환경연구소에는 물환경생태관이 있어요. 연구소가 주민들에게 외화하는데 물환경생태관이 아무래도 도움을 많이 줄 수 있을 것 같아요. 한강에 이미 있으니 금강에도 못 생길 이유는 없지요. 그런데 현재 부지 자리에는 너무 비좁고 다른 곳에 설치한다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봅니다. “ 한강물환경생태과는 2019년에 한강 물환경 생태정보 제공을 위해 교육적인 요소에 재미를 가미한 ‘한강의 물속 생물정보시스템’과 청소년들이 수질 및 수생태를 체험할 수 있는 ‘팔당호 물환경 체험교실’을 선보였다. 또한 한강수계 수생생물, 물환경 정책 및 연구성과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다양한 전시물과 생태엽서를 만드는 장소도 마련됐다. 또힌 통합물관리 일원화에 발맞추어 한강의 수자원, 수질 및 수생태 등 물환경 종합전시 기능을 갖춘 전시물도 확대할 예정이라니 이 생태관 자체가 없는 금강 옥천으로서는 부러울 뿐이다. 

그는 녹조 관리에 대해서도 나름의 식견을 이야기했다. 

“녹조를 완전히 없앤다는 것은 넌센스입니다. 제 생각에는 다른 시각으로 볼 필요가 있어요. 어떻게 녹조의 적정 수준을 유지하면서 공존공생할 것이냐가 큰 관건이죠. 과잉되지 않고 적정 수준을 유지시키며 관리하는 것이 해법이라고 봅니다. 수생태 건강성 측면에서 그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대신에 식수로 채수하는 주변에는 녹조 등이 발생하면 독성 문제가 있어 조심해야 할 문제지만, 그 외에는 공생하는 방법을 찾아야죠.”

대청호 수질이 탁해 보이는 이유는 물의 깊이하고도 연관이 있다고 말했다. “팔당호는 수심이 100미터가 넘는데 대청호는 70미터 남짓이에요. 아무래도 수심이 깊으면 위에 부유물들이 가라앉아 올라오는데 시간이 더 걸리기 때문에 물이 맑아 보이는 것이고요. 대청호는 수심이 상대적으로 얕아 물이 탁해 보이긴 합니다. 대청호가 팔당호에 비해 오염도가 크진 않고요. 수심 때문에 육안으로 보기에 차이가 있는 거죠”

금강물환경연구소는 담수생태과, 물환경화학과, 유역환경연구원 등 세개 부서로 나뉘고 정규직원은 12명, 나머지 45명은 공무직 연구원으로 일을 하고 있다. 

“조류 경보는 저희가 금강유역환경청에 알려서 유역청이 발령하는 겁니다. 저희가 최일선에서 금강 물줄기의 수질을 실시간으로 체크하고 있습니다.“

그는 물환경 수질 개선을 위해서 거버넌스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봤다. “이미 유럽에는 물 통합환경관리제도로 이런 것을 하거든요. 강이 여러나라를 거쳐가니까 한 나라만 잘해서 되는 게 아니거든요. 상류쪽에서 오염시키면 하류쪽은 문제가 생기니까 통합적으로 관리하고 있어요. 각 하천별로 위원회가 설립되어 학교, 병원, 행정청, 시민 등 다양한 영역의 사람들이 모여 거버넌스 조직을 만들고 어떻게 물을 관리 보호할까 이런 고민을 일상적으로 하는 것 같아요. 공장이 하나 들어오는데도 위원회의 만장일치 허가를 득해야 하니까 시간이 많이 걸리기도 하구요. 아마 물관리 통합이 된 만큼 그런 쪽으로 점차 바뀌어질 겁니다.”

그의 임기는 2년으로 아직 절반 넘게 남았다. 옥천은 처음이지만 정도 많이 들었다고 했다. “존재감이 많이 없긴 하죠. 주민들이 그렇게 느끼는 것은 당연할 겁니다. 우리가 연구만 하는 조직이다보니 접점이 없지요. 그렇지만 저는 옥천이 벌써 좋습니다. 주변 풍광도 좋고 사람 인심도 좋고 가까운 곳에 산책할 곳도 많아요. 옥천에도 부디 한강처럼 물환경생태관이 만들어지면 좋겠네요. 저희도 여러모로 지역과 점점을 어떻게 만들어낼지 같이 고민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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