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영 대표, 시크릿 당구장 새로운 주인 되다
8월1일 정식 오픈을 위해 손수 고쳐가며 새단장
규모는 작지만, 당구 애정 충만, 가족같은 분위기로 승부

시크릿 당구장 한쪽에는 천사불여일행(千思不如一行)이라 적혀있는 액자가 걸려 있다. 천 번 생각하는 것이 한 번 행하는 것만 못하다는 뜻이다. 누구나 천 번은 아니더라도 한 번쯤 취미 활동을 하며 돈을 버는 것을 꿈꾸지만 취미를 업으로 삼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우연한 기회를 통해취미를 직업으로 삼은 사람이 있다. 옥천 동물병원 옆에 위치한 시크릿 당구장 새로운 주인 유재영 대표의 이야기다.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찾던 당구장에 늦게까지 남아 즐겁게 노는 그의 모습을 보고 사장님이 인수 제안을 했다. 

고민 끝에 올해 2월 당구장을 인수했다. 유대표는 자신이 있었다. 옥천 출신 토박이에, 여러 생활 스포츠 클럽 활동을 하며 자연스럽게 성장한 소통 능력이 무기라고 생각했다. 규모는 작지만 자신의 친근한 성격을 가지고, 손님과 소통하고, 가족같은 분위기를 가진 당구장을 꿈꿨다. 이러한 포부와는 다르게 사업 초기에는 당구장 운영에 전념하지 못했다. 그에게는 1남2녀의 자녀가 있다. 가정을 유지하기 위해 안정적이고 일정한 수익이 필요했다. 고정된 급여가 나오는 회사를 포기하기 어려웠다. 겸업하기로 결정했다. 그의 본래 직업은 순대 공장의 생산 과장이었다. 낮에는 생산관리를 하고, 밤에는 당구장으로 출근했다. 50세의 나이에 두 가지 일을 병행한다는 것은 고된 일이었다. 3개월 만에 급격한 신체 변화가 생겼다. 체중이 19kg 감소하고, 잠도 못 자고, 먹지도 못했다. 체력 저하와 스트레스로 인해 회사 업무에 소홀해지고, 당구장 운영에도 소홀해졌다. 결정을 내려야 했다. 당구장 운영을 포기하거나, 회사를 그만둬야 했다. 오랜 고민 끝에 당구장에 집중하기로 하고 퇴사를 결정했다.

■ 다양한 생활체육 섭렵, 만능 체육인

유재영 대표는 옥천에서 나고 자랐다. 

삼양초, 옥천중, 옥천고를 나오고 대전의 한밭대학교에서 금속공학과를 졸업했다. 2007년에는 제이씨아이 코리아(JCI KOREA, 옥천청년회의소) 회장도 맡았다. 소방 설비 분야의 베테랑이다. 소방설비기계기사, 소방설비전기기사 자격을 취득하고, 소방설비업체, 소방공사업체, 설계사무소, 소방현장대리를 했다. 한때는 차량 외형복원 업체인 세덴(SEDEN)의 옥천점 대표도 했다. 

바쁘게 살았던 유재영 씨의 삶의 원동력은 생활체육이었다. 학창 시절 옥천고등학교 농구 서클 피닉스로 활동했다. 대학교에서 선배에게 당구를 배우고, 탁구 동아리 활동도 했다. 테니스는 20년째 치고 있다. 우리 지역 스포츠클럽인 ‘옥천다이나믹스’ 야구단 초대 연합회장과 보람 조기축구회 부회장도 지냈다. “얼마 전에 조기축구회 청백전에서 해트트릭도 했어요” 그의 말에서 생활체육인으로 자부심이 느껴졌다. 

생활 체육을 즐기며 건강한 몸을 가지고 있으리라 생각하지만, 사실 그의 왼쪽 다리는 제 기능을 하지 못한다. 30년 전 사고로 전방십자인대가 파열됐다. 빠른 수술이 필요했지만, 당시 병원에서 수술보다 물리치료를 권했다. 물리치료 과정에서 부상은 더욱 악화되었다. 파열되었던 인대가 수축되었고 뒤늦게 재건 수술을 받았다. 

수술 후유증으로 대정맥이 막히는 정맥부종이 생겼다. 재활 치료가 필요했다. 대전에 있는 한밭 수영장을 등록했다. 재활로 시작한 수영을 3년간 꾸준히 했다. 선수반까지고 올라갔다. 아직도 그의 왼쪽 다리는 아프다. 컨디션 좋지 않으면 통증이 오고, 붓는다. 주변 사람들도 그의 이러한 고통을 모른다. 다른 사람에게 다리를 저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 큐대 대신 십자 드라이버를 잡다

일과 취미는 다른 영역이다. 취미가 직업이 되는 이상 더 이상 취미가 아닌 일이 된다. 유 씨는 실컷 당구를 치면서 당구인들과 교류하고 싶어 인수한 당구장에서 당구 큐대보다 십자 드라이버를 오래 잡고 있었다. 

 8월1일 정식 오픈을 앞두고 당구장을 손수 고쳐가며 새 단장을 하느라 손에 물집이 잡힐 정도다. 시크릿 당구장에서 그의 손길이 닿지 않은 곳을 찾아보기 힘들다. 개인 큐장을 추가로 설치하고, 테이블 천갈이를 하고, 휴대폰 충전기를 설치했다. 신나는 분위기를 위해 블루투스 오디오를 설치하고, 국제식 대대를 도입했다. 찢어진 의자 시트를 교체하고, 수예 강사인 사촌 동생의 도움을 받아 쇼파 쿠션에 자수를 놓았다. 유 씨는 시크릿 당구장의 강점을 규모가 작다는 것을 이야기했다. “고객이 필요한 것을 빠르게 알아챌 수 있고, 바로 실행이 가능합니다. 가족 같은 분위기를 원합니다. 당구장을 넓힐 수는 없습니다만, 있는 환경 안에서 최대한 깔끔하고 상쾌한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지지자불여호지자, 호지자불여락지자(知之者不如好之者, 好之者不如樂之者)’ 공자는 아는 자는 좋아하는 자만 못 하고, 좋아하는 자는 즐기는 자만 못 한다고 하였다. 유재영 사장은 당구장 운영을 좋아하는 것을 넘어 즐기고 있었다. 당구장 운영에 전념하면서 못 잤던 잠을 푹 자기 시작했다. 주말도 반납하고 밤낮으로 즐겁게 일하고 있다. “자리 잡을 수 있게 도움 주신 당구장 전 사장님과 건물주에게 감사해요. 여러모로 도움을 주는 규천 아우에게도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싶습니다. 가족들한테는 미안해요. 집사람은 가족한테 시간 내는 게 어려우니, 소방 쪽으로 돌아가는 게 어떻냐고 물어봐요. 그래도 이제 막 시작하는 사람으로 시크릿 당구장에서 즐겁고 행복하게 당구 치고 갈 수 있게 만들 거에요. 자리 잡으면 가족들이랑 한가한 시간에 같이 당구 치며 시간을 보내고 싶어요”

유 씨는 당구장을 운영을 통해 지역과 공생하는 당구인의 사랑방을 꿈꾸고 있다. 그는 당구장 정식 오픈을 앞두고 다짐했다. “모든 것에 앞서서, 최고의 서비스는 친절이고 고객에 대한 선물은 만족이라고 생각합니다. 언제 오시든 쾌적한 분위기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실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그는 주변 상인들과 함께 성장하고 싶다. 손님이 배달 주문을 요청하면 주변 상인들의 음식을 골고루 시켜준다. 리모델링을 위한 조명도 인터넷을 통해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의 조명 가게에 찾아가 구매해 설치한다. 당구장을 기반으로 한 커뮤니티를 꿈꾸고 있다. 그의 말에 따르면 우리 지역에 700 다마 당구 3대 천왕이 있다고 한다. 3대 천왕의 비밀이 궁금하다면 시크릿 당구장의 유재영 사장을 찾아가기를 추천한다. 손님을 향한 마음가짐과 당구장에 대한 애착을 보니 시크릿 당구장이 앞으로 우리 지역 생활 스포츠 문화에 미칠 영향이 궁금하다.

 

주소 : 충북 옥천군 옥천읍 삼양로7길 9-17
문의 : 043-733-8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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