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야말로 ‘전원’, 20년 역사 가풍리 전원모텔
그야말로 ‘전원’, 20년 역사 가풍리 전원모텔
  • 윤종훈
  • 승인 2020.07.21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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깔끔하지만 저렴한 전원모텔, 일용직 노동자들에 인기
김해가 고향인 박순기씨, ‘교통 편리하고 공기좋은 옥천 살기 좋아’

‘모텔’이란 이미지도 가다듬기 마련이다. 주변 풍광과 어우러지면 웬만한 펜션이나 호텔 못지 않다. 거기다가 가격도 저렴하다면 금상첨화다. 20년 경력의 모텔 전문가가 경영하는 곳이라면 믿을 만하다. 전원모텔은 구읍에 모여있는 여느 모텔과는 다르다. 최신식 무인모텔은 아니지만, 20년 동안 한 우물을 판 모텔 경영 전문가인 박순기 대표의 손끝에서 하나같이 매만져진 조경과 방들이 있다. 오래된 건물이지만 깔끔하고 나무 하나 꽃 하나 허투루 심어진 게 없다. 각 방마다 창문을 열면 푸른 잔디밭과 솔내음이 물씬 나는 산이 바로 곁에 있다. 국도변에 있다보니 접근하기도 쉽고, 편의점도 가까운 곳에 있어 편의성도 좋다. 그리고 동이-이원간 지나는 4번 국도변에 유일한 모텔이다. 인근에 모텔이 서너개 있었지만, 세월의 풍파를 못 이겨낸채 금강유역환경청에 대부분 매입됐다. 유일하게 연륜이 있는 전원모텔만 살아남았다. 그래서 인기가 있다. 이원면에 묘목 농원이나 동이-이원간 도로 공사나 건축공사 때마다 인부들은 어김없이 전원모텔을 찾는다. 장기간 숙박에도 불구하고 피로가 싹 풀리기 때문이다. 호텔처럼 매일 청소를 한다.    
‘전원모텔’을 운영하는 박순기(63)씨는 청결 하나만큼은 자부한다. 주로 관광객보다 농공단지에서 일하며 장기 숙박을 하는 손님들이 많이 찾는다. 매일 매일 손님들이 썼던 방을 청소하고 구석구석 관리해야 할 곳도 많다. 모텔 일이 원래 손이 많이 간다고. 박씨는 20년 가까이 이곳 모텔을 지키며 세월을 낚고 있었다.

■ 형제가 모두 모텔사업, 영향받아 모텔업에 뛰어들어

그가 태어난 곳은 전라북도 장수. 대전 서구 월평동으로 이사 온 지는 30년 가까이 된다. 대전에서 1시간 가량 거리를 출퇴근하면서 아내와 번갈아가며 관리하고 있다. 자녀들은 현재 대전에 있다. 대학에서 산업공학을 전공한 박씨는 다른 직장도 다녔지만 적성에 맞지 않아 금방 나왔다. 마침 그의 형제들이 모텔 사업을 하고 있어서 30대부터 이 일에 뛰어들었다. 이전에는 전북 무주, 충북 금산, 전북 완주 봉동 공단에서 모텔 사업을 하다 옥천에 있는 ‘전원모텔’을 인수했다. 20여년 이어져온 옥천과의 인연은 이렇게 시작됐다.

그는 김해 장유동에 살면서 초중고를 나왔다. 고향은 김해나 다름없다. 지금 장유동을 가면 논밭이 있던 자리에 건물이 들어서고 신도시로 발전해있어서 예전 모습을 찾아볼 수 없다고.

모텔 일이라는 게 쉴 틈이 없다. 1년 365일, 24시간 내내 손님을 받아야 하는 일이라 쪽잠을 자기 일쑤다. 그러다 보니 마을 주민들과 관계 맺기가 여간 어렵다. 박씨의 표현을 빌리면 마치 ‘창살 없는 감옥’과 같다고. 그는 세속을 피해 사는 것도 나름 괜찮다고 말하지만 자식들에게는 이 일을 권하고 싶지 않다고. 그럼에도 모텔 일을 하면서 생긴 노하우들이 차곡차곡 쌓여 그에게는 자긍심으로 남았다. 시설 관리부터 시작해서 거의 모든 게 만능이 된다고.

마치 맥가이버처럼 모든 일에 다재다능하다. 모텔 주변에 나무를 심고 꽃을 가꾸는 조경도 직접 본인 손으로 했다. 향나무나 회양목, 소나무를 직접 심어서 관리하는데 왠만한 조경사보다 낫다고 스스로 자부한다. 따로 배운 적은 없고 그저 취미로 시작한 게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고.

■ 부지런해야 할 수 있는 모텔업, 청결 하나 만큼은 자부

모텔은 가풍리에 있지만 마을이 멀리 떨어져있어 가풍리 주민들과 대면할 일은 적다. 반면 모텔과 인접해있는 원각리 주민들과는 왕래가 있는 편이라고 그는 말한다.

최근 코로나 사태가 발생하면서 손님들이 예전만큼 오지 않는다고 한다. 코로나가 발생하기 전에는 총 25실의 70~80%를 채웠다. 그러면서 박씨는 20년 가까이 모텔을 운영하면서 옥천에 관광지가 부족한 면도 있으나 군에서 전국체전을 유치한 것 외에 관광객들을 유입하려는 행사가 적은 것 같아 아쉽다고 말했다.

박씨와 함께 모텔 객실을 직접 들어가봤다. 빈방이지만 침대 시트, 화장실 내부, 바닥 상태 모든 게 깔끔 그 자체였다. 청결을 항상 유지한다는 박씨의 증언 그대로였다. 인터넷, 와이파이는 기본으로 있다. 

모텔은 한달에 온돌방 50만원, 침대방 60만원을 받고 있다. 하루 숙박에 온돌 큰방은 3만5천원, 온돌 작은방은 3만원, 침대방은 4만원을 받고 있다. 숙박할 때 1명 추가 시 5천원을 추가로 받는다고 한다. 대실은 작은 방 2만원, 큰 방 2만5천원을 지불하면 된다.

그는 침대 시트 정도만 빨래방에 맡기고 베개피, 이불, 타월은 직접 세탁을 돌린다고 한다. 오랫동안 가풍리 모텔을 지키고 있는 그에게 옥천은 어떤 모습일까? 마치 휴양지 같으면서도 창살 없는 감옥 같은 양면성이 혼재해있지 않을까 짐작한다.

“옥천에 살아보니 아무래도 대전 도심에서 30~40분이면 접근성이 좋아요. 여기는 공기도 깨끗하고 산수도 수려하잖아요. 살 만한 동네이다 싶어서 왔는데 이렇게 20년 가까이 눌러앉을 줄은 몰랐죠. 모텔 일하며 세속 피해 사는 것도 나름 괜찮은 것 같아요. 일은 힘들지만 저는 만족한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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