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정아, 물의 안부, 『문정문학 5집』

일상생활에서 자주, 많이 쓰고 있는 언어에 따라 삶의 질이 달라진다고 한다. 질 높은 삶=언어

긍정의 언어, 행복의 언어, 희망의 언어, 감사의 언어, 배려의 언어=행복의 완성

질 높은 삶은 언어와 밀접한 관련으로 매우 높게 나와 있다. 최근에 “고맙습니다.” 라는 말의 효력을 실감한 적이 있다.

이 세상에 태어나게 해주신 나의 부모님 두 분 중 아버지에 대해 이야기해 보려고 한다. 약주를 아주 많이 좋아하셔서 힘들었던 유년 생활,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이 가득했을 정도로, 훗날 내가 결혼을 하게 된다면 ‘술을 안 좋아하는 남자면 무조건 좋다.’ 라고 첫째 조건이었을 만큼! 현재 나의 짝꿍은 나의 바람대로 술을 좋아하지 않는 먼 짝꿍이다.
덕분에 가정의 행복 만족도 100%

아버지와의 좋은 추억이 많지 않아서인지 유년 시절에 가장 부러웠던 것이 아버지와 행복하게 생활하는 친구들이었다.

그런 아버지를 최근에 만나 뵈러 가는데 갑자기 아버지가 즐겨 부르시던 노래(울고 넘는 박달재)가 떠오르고 생각나는 구절을 따라 부르는데 주체할 수 없는 눈물이 한없이 흘러내렸다. 부모님이라는 단 하나의 이유만으로도 충분히 아버지께 존경과 효를 다해야 한다는 오래 전(목사님) 말씀이 가슴에 와닿으며 ‘아버지’를 수없이 부르며 눈물이 쏟아졌다.

아버지를 뵈러 가는 시간이 차로 한 시간 거리, 눈물을 흘리며 한 시간 동안 신기하게도 아버지와의 관계가 기적처럼 회복되었다. 지금에 와서 돌아보면 술 외에는 아버지의 좋은 점이 정말 많았다. 고향 ‘무주’에서 우리 아버지를 모르면 간첩이다, 할 만큼 활달하고, 화통하고, 타고난 체력으로 매우 건강하시고, 자동차 대신 두 발 달린 오픈카 자전거를 잘 타시며 모든 분이 아버지한테 와서 농사일을 묻고 배워서 갈 만큼 농사 박사님이었다. ‘술’로 인해 아버지의 좋은 점들을 느낄 새가 없었던 것 같다.

‘제 아버지여서 고맙습니다.’ 라고 말하는 순간 오랜 세월 아버지와 힘들고 어려웠던 기억이 좋은 추억으로 전환될 수 있었다. 회복되는 데 많은 시간이 걸렸지만 얼마나 감사하고 기쁜지. 

그렇듯이 ‘고맙습니다.’는 말은 불가능도 가능케 하는 위대한 힘을 지니고 있어서 ‘고맙습니다.’ 라는 말 한마디만으로도 큰 보답과 감동으로 안겨주기에, 나에게는 ‘고맙습니다.’가 최고의 단어가 되었다. 그 뒤부터 ‘생활화’하기 시작했다. 

가정에서부터 ‘여보’ ‘내 남편이어서 고마워요’. ‘승민아’ ‘승원아’ ‘엄마 아들로 태어나줘서 정말 고맙고 사랑해.’ 모든 일에 감사할 때, 비로소 좋지 않았던 상황들까지도 멋지고 행복한 추억으로 바뀔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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