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완, 물의 안부, 『문정문학 5집』

한해가 지나가는 겨울 문 앞이라고 입동인가 보다. 바깥에는 자욱한 안개가 태양을 가리고 있다. 쓸쓸하기 그지없다.
오늘 아침 첫 소식을 알리는 전화벨이 울린다. 수화기 너머로 셋째 딸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아빠 저 네 번째 아이 낳았어요.”

축복받을 소식을 받았지만 내 마음은 맷돌이 누른 듯 무거워져 갔다. ‘어떻게 키워야 할까.’ 갑자기 마음 한구석에서 가슴이 벅차기 시작했다. ‘사돈집은 경사가 났다. 나라를 생각하면 좋은 소식이요 애국이다. 나는 애국할아버지가 아닌가?
마음에서 이 생각 저 생각이 시소놀이를 하고 있다. 총 11명의 손주들이 있다. 이름도 기억하기 힘들다. ‘할아버지 노릇하려면 입은 닫고 지갑은 열어야 한다.’ 는 말이 있다.

지금 손주들 줄 용돈이 필요하다. 이 시대에 각종 직불금이 지급되고 있는데 인구 늘리기 위한 직불금은 왜 없는지 모르겠다.

지금은 고령화 시대, 농촌은 학생이 없어 폐교가 늘어난다.

폐교된 학교는 사람이 없어 흉물로 변했다.

손주들이 많은 노안들에게 직불금 제도가 생겨서 옹기종기 가족들이 모인 자이에서 애 하나 더 낳으면 나라에서 할아버지 할머니 지갑에 직불금 얼마씩 넣어준다는 이야기꽃을 피우는 나라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황량한 골목에 아이들 소리가 다시 날 때를 꿈꾸어 본다.

나라를 걱정하고 국민을 생각하는 모든 정치인들, 반드시 연구했으면 좋겠다.

한 해가 저무는 이 때 생각을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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