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 읽는 어른모임 그림자극으로 보는 구연동화 공연 열어
13일 군서초 서화관에서 열려, 전교생 함께 즐거운 시간

동화읽는 어른모임이 13일 군서초에서 그림자극을 열었다.
동화읽는 어른모임이 13일 군서초에서 그림자극을 열었다.

군서초등학교(교장 최임복)에서 ‘옥천 동화 읽는 어른모임’이 주최한 그림자극으로 보는 구연동화 ‘팥이 영감과 우르르 산토끼’ 공연이 열렸다.

이번 공연은 팥밭을 운영하는 ‘팥이 영감’과 그 팥을 자주 따먹는 ‘토끼들’에 관한 이야기다.밤이면 밤마다 팥이 영감의 밭에서 팥을 몰래 따먹는 토끼들과 팥이 영감, 시체처럼 분장을 하고 죽은 척 토끼를 잡겠다고 꾀를 내는 장면, 흥미진진하게 극이 진행된다. 갈등이 롤러코스터를 탈 때마다 그림자극을 보고 있는 학생들의 눈도 뺑글뺑글, 목소리도 점차 커져간다.

그저 흥미만 충족시키는 것도 아니다. 학생들에게 인생을 먼저 살아본 선배로서 전해주고 싶은 메세지도 담겨 있다. 동화 읽는 어른들이 동화를 읽는데서 멈추지 않고, 동화에 새로운 화자를 만들기도 하고 있던 화자를 제거하기도 하는 이유다. 새롭게 각색을 하는 것. 이번 공연에는 동화 읽는 어른모임 회원들이 새롭게 등장시킨, ‘팥죽할머니’가 눈에 띈다.

팥죽 할머니는 말 그대로 갈등의 ‘중재자’다. 그는 팥이 할아버지와 토끼들의 중간에 서서 해결책을 제시한다. 팥밭 옆에 당근을 심어두면, 토끼들이 와서 팥을 먹지 않고 당근을 먹게 된다는 것. 앙숙 같았던 두 주인공의 갈등이 해소될 수 있도록 새로운 인물을 극에 등장시킨 셈이다. 학생들은 극을 보며 타인과 겪게 되는 갈등들을 한 발짝 물러나서 생각해보고, 그 실타리를 풀어나가는 성인이 되길 바란다는 동화 읽는 어른들의 깊은 마음이 담겨 있다.

극이 끝나자, 학생들은 직접 그림자극도 체험해보면서 문화체험에 한 층 더 다가가는 시간도 가졌다. 지난해 동화 읽는 어른모임에 처음 가입해 활동한 최정숙 회원은 “초등학교 1학년 자녀를 두고 있는 학부모로서 학교에 가면 친구들이 마스크를 끼고 있어 표정을 보기 쉽지 않다고 하더라”며 “이런 공연시간으로 학생들이 조금이라도 즐거웠다면 기쁘다. 앞으로도 좋은 활동 이어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서동옥 회장은 “저희가 1개의 공연을 만들기 위해서는 대본 만드는 데만 1달, 배역 정하고 연습하는데 한 달, 인형 만드는데 2주, 배경 만들고 조작하는데 1달이 걸린다. 꼬박 일주일에 2~3회씩 만나가면서 바쁜 시간을 쪼개는 것”이라며 “회원 다수도 지역에 있는 학부모로서 지역교육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될 수 있는 의견을 함께 나누고 이를 실현하고 있다. 무엇보다 학교들이 많이 신청해줘서 더 많은 공연을 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군서초 최임복 교장은 “코로나블루로 학생들도 교직원들도 힘든 시기를 겪고 있는데, 지역단체가 와서 큰 웃음을 주고 가셨다”며 “정말 감사드리고, 앞으로도 좋은 공연 많이 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더운날씨에 마스크까지, 숨이 턱밑까지 차지만 '학생들'을 위해서라면, 동화읽는 어른모임회원들이 각종 어려움을 무릅쓰고 그림자극을 진행하고 있다.
더운날씨에 마스크까지, 숨이 턱밑까지 차지만 '학생들'을 위해서라면, 동화읽는 어른모임회원들이 각종 어려움을 무릅쓰고 그림자극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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