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소담악 인근에 카페 아뜰리에 열고, 농가민박까지 구상 중
절경 부소담악 인근에 관광자원 하나 없어 농촌관광 모색하다 결심
신품종 개발 묘목전문가에서, 6차산업 농촌관광까지 영역 확장 중

 

농가소득에 도움이 되는 신품종을 많이 개발해 2012년 신지식농업인상을 받은 환평농원 노수호씨와 제주가 고향인 아내 장윤정씨가 추소리 인근에 ‘부소담악’이란 커다란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먼저 네모 반듯한 이층짜리 하얀 건물 ‘카페 아뜰리에’를 열었다. 아뜰리에의 테라스에 앉아있으면 부소담악 절경이 훤히 내다보인다. 대화를 하지 않고 풍경만 보고 있어도 한 시간이 후딱 간다. 속된 말로 ‘멍 때리기’, 고급진 말로 ‘명상하기’ 참 좋은 공간이다. 카페 이름과 다르게 건물에 ‘부소담악’이라고 이름 붙인 것은 나름 큰 그림이 있기 때문이다. 이제 막 짓기 시작하려는 농가주택 두 채를 활용하여 농가민박까지 기획하고 있다. 

부소담악은 전국에서 몇 안 되는 뛰어난 절경이라고 이름나 사람들이 꼬부랑 길을 따라서 자주 찾지만, 대청호 수변구역이라 규제가 많아 먹고 마시고 하룻밤 묵고 갈만 한 곳이 거의 손에 꼽을 정도다. 식당은 이평리 수정가든과 추소리 서낭당재 가든이 전부이고, 숙소야 한참 들어가야 만날 수 있는 경성민박이 전부, 이런 점에 착안하여 노수호(60), 장윤정(51) 부부가 부소담악을 관광자원으로 하는 새로운 큰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것이다. 

블랙스타 아로니아, 으뜸골드 복숭아 등 농가소득이 보탬이 될만한 품종 개발을 하는 국내 손꼽히는 전문가로 노수호씨 부자가 옥천신문에 2016년 8월19일자에 인터뷰한 적이 있다. 노수호 노승왕 부자는 유성 노은동에서 농사를 지으며 묘목에 관심이 많았던 선친에 이어 3대째 묘목에 전념하고 있었다. 그는 ‘유통업자에 끌려다니는 농민이 아니라 다품종 소량생산으로 농민이 가격 결정권을 가져야 한다’는 신념을 설파하곤 했다. 

묘목 품종 개발 전문가였던 그가 영역을 6차 산업으로 확장한 것이다. 

농원과 연계하며 농촌과 지역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시설을 만들겠다는 포부이다. 

 

 

■ 그냥 카페가 아닌 ‘핸드드립' 체험 교육 카페

가족간에 업무 분담은 끝냈다.  커피 바리스타에 자질을 보인 아내 장윤정씨는 카페 아뜰리에를 맡았다. 아뜰리에는 체인점이다. 하지만, 체인을 함부로 내어주지 않는 나름 고급 퀄러티를 자랑하는 체인, 경기도 이천이 본점으로 박소연 대표는 1년 넘게 커피 내리는 것을 제대로 배워야 체인점을 내어준다고. 박소연 대표는 미국과 유럽 등지에서 국제공인 교육자와 심사위원으로 활약한 경력으로 유명하다. 장윤정씨는 1년 넘게 이천을 오가면서 수제자가 되었던 것. 일주일에 두번씩 꼬박 가서 하루에 3시간씩 그렇게 1년 넘게 배웠다. 그래서 카페 아뜰리에는 그냥 카페가 아니다. 마시는 카페가 아니라 배우는 카페다. 다양한 커피 원두 종류를 선택하고 핸드드립을 배우면서 마시는 카페이다. 말하자면 커피 핸드드립 체험 카페인셈. 원두도 브라질, 예가체프, 에디오피아, 콜롬비아, 과테말라 등 다양한 원두가 진열되어 있다. 너른 바다만 보고 살았던 제주 애월읍 출신 장윤정씨는 이제 대청호를 바다 삼아 일을 하게 됐다.  “저희 카페는 부소담악 절경에 가장 근접해 있는 유일한 카페에요. 일단 멋진 풍경이 한눈에 고스란히 들어오는 게 가장 큰 장점이구요. 이층에 가서 보면 더 잘 보여요. 또 하나는 제대로 된 핸드드립을 배우면서 커피를 먹을 수 있다는 거에요. 가격이 1만원대에 가까워 다소 부담스럽긴 하겠지만, 체험교육비가 포함되어 있다는 것을 아시면 그리 비싼 가격은 아니랍니다. 따로 별도로 교육을 받고 싶으면 별도 교육장에서 시간을 내어 받을 수도 있어요”

현재는 부소담악 프로젝트의 일부 카페 아뜰리에만 가오픈을 한 상태지만, 그곳의 밑그림은 무궁무진하다. 카페 앞 정원도 색다른 묘목과 기암 괴석으로 멋들어지게 꾸밀 것이고, 농가민박도 펜션 못지 않게 만들어보려고 한다. 

 

 

■ 부소담악, 관광자원화 할 정책 ‘절실하다'

“옥천군에서도 부소담악을 홍보를 많이 하면서도 정작 머물고 갈 관광콘텐츠에 대해서는 두 눈을 꼭 감고 있어요. 풍경만 호로록 보고 간다면 지역에 남는게 무엇이 있겠습니까. 절경을 조금 더 오래 보고 갈 수 있도록 관광 인프라를 구축을 해야 하는데 여기는 수변구역이라고 거의 아무것도 할 수가 없으니 답답한 노릇이에요. 규제를 일부 풀어주는 것은 차치하더라도 땅의 형태를 변경하는 것도 땅 주인에게 통지를 해줘야 하는데 아무런 통보도 못 받았는데 일부 땅은 땅의 형태가 변경되어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땅이 되어버렸어요. 이거 어떻게든 소송을 해서 다시 원상태로 할 생각인데, 이런데 뺏기는 시간이 많아 걱정입니다.”

노수호씨는 두 아들에게 묘목 관련 기술을 다 물려줘 환평농원을 같이 운영하고 부소담악 프로젝트의 동반자로 가족을 택했다. 

대전 유성구 노은동이 고향이지만, 옥천에 온 지도 벌써 30년이 훌쩍 넘어간다. 약 1만5천평의 환평 농원에는 3천여 가지 종류의 다양한 묘목이 자라고 있다. 

그는 이전 인터뷰에서 ‘우리나라 농민들은 어깨 한번 제대로 못 피지만, 외국 농민들은 소득수준도 높고 대우 받는다’며 ‘종자전쟁시대에 우리나라 농업을 살리고 싶은 생각으로 신품종 육성에 나서게 됐다’고 말한 바 있다. 이제 그런 그가 영역을 조금씩 넓혀 가고 있다. 1차 산업에서 이제 성큼 6차 산업으로 점프하며 농촌관광까지 염두해두고 일을 시작했다.  먹고 마시고 즐기고 머무르는 농촌의 매력을 상승시키는 일에 당분간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부소담악이 훤히 내다보이는 또 다른 부소담악의 시작점 카페 아뜰리에를 들러보시라. 커피머신의 기계음을 듣지 않고도 맛있는 커피를 맛 볼 수 있는 기회가 될 지도 모른다. 절경을 감상하며 마시는 핸드드립 커피란 추소리 부소담악에서만 느낄 수 있는 여유인지도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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