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평리 출신 박장섭, 환평리 출신 박정오 부부, 20년째 식당 운영
부소담악 절경 보러 왔다가 고유의 향토음식으로 옥천 홍보
능이버섯, 엄나무 닭백숙, 민물빠가매운탕, 민물새우탕 등 인기
직접 재배한 장아찌와 된장 인기리에 판매도, 양봉도 부업으로

환하게 웃고있는 박장섭 대표(49, 오른쪽)와 그의 아내 박정오(48, 왼쪽)씨.
수정가든의 입구와 뒤편 양봉장의 모습.

어려서 삶터와 집터를 잃은 수몰민의 애환은 어련할까. 1980년 대청댐이 건설되기 전인 8살 때 군북면 이평리 갈벌마을이 물에 잠겨 옥천읍으로 이사를 했다. 읍내에서 초중고를 나오고 대전에서 일을 했지만, 다시 고향 근처로 왔다. 남들 다 도시로 서울로 나가려고 아등바등하는데 무엇이 박장섭(49)씨를 오지 중의 오지 군북면 이평리 초입 대청호가 내다보이는 곳으로 이끌었을까. 벌써 20여년 전이다. 아버지가 유일하게 갖고 있던 조그만 땅에 식당을 하기로 마음 먹었다. 군북면 환평리가 고향인 한살 어린 아내 박정오(48)씨도 기꺼이 동의했다.  고향으로 오고 싶었다. 바로 코 앞에 물에 잠긴 고향은 보이지 않지만, 그의 마음속에 이평리 갈벌마을은 생생하게 살아있다. 대청호가 원망스럽지만 삶은 이어나가야 하는 것. 대청호를 식탁에 고스란히 담아냈다. 대청호에 사는 빠가(동자개)와 메기, 민물새우는 그의 식당의 메인메뉴이다. 그가 20년 넘게 수몰된 고향을 생각하고 추모하는 방식인지도 모른다. 

■ ‘꼬끼오~!’ 닭이 우는 소리로 하루를 시작하는 수정가든

대전으로 나가는 4변 국도 오른쪽 터널을 지나 구불텅한 도로를 지나다보니 나도 모르게 꼬부랑 할매의 노래를 흥얼거린다. 그렇게 한참을 가다보면 보이는 부소담악. 국내 최우수 하천으로 뽑힌 곳으로, 오른쪽에 대청호도 끼어있어 이루 말할 수 없는 절경을 뽐낸다. 그 곳에서 우리는 수정가든을 마주할 수 있다. 아름다운 자연경관이 항상 지속되듯 수정가든도 연중무휴로 오전 8시부터 저녁 9시까지(마지막 예약 주문은 6시30분까지) 그 옆을 지키고 있다. 경치 좋은 풍경을 넋 놓고 보다가 칼칼한 매운탕으로 마무리를 하면 하루가 알차게 느껴진다. 수정가든만의 보양식과 적절한 안주는 당신의 기분을 좋게 만들 것이다. 또한 가게를 나오면 마주하는 닭, 토끼와 고양이는 수정가든만이 가지는 장점으로 가게를 더욱 포근하고 가족 같은 분위기로 만들어 준다. 특히, 고양이 다옹이는 우리가 생각하는 도도하며 까탈스러운 고양이와는 거리가 먼 그야말로 ‘개냥이’다. 애교 가득하며 사람을 매우 잘 따르는 성격으로, 수정가든에 방문했다면 꼭 봐야하는 자랑 중 하나다. 

■ 옥천에서의 어린시절은 곧 추억으로

박장섭 대표의 고향은 군북면 이평리 갈벌마을. 그래서인지 갈벌마을에 대한 애정은 누구보다 남다르다. 그러나 수십 년 전 대청댐이 건설되면서 마을은 수몰되고 말았다. 어렸을 적 첨벙첨벙 물놀이하던 기억은 추억으로만 남아있을 뿐이다. 군 제대를 마치고 대전역 앞에서 미용재료 상인으로 4~5년 동안 근무하다가 다시 옥천으로 넘어와 자영업을 시작했다. 쉽지 않은 길을 선택한 그의 나이는 불과 30살이었다. 젊은 나이에도 좌절하지 않고 현재까지 대청호 끝자락에서 수정가든의 주인으로 20년이 넘는 세월동안 손님들을 맞이하고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그토록 미웠던 대청호를 그대로 담은 밥상을 손님께 대접하고 있다. 어쩌다보니 공생의 관계가 된 셈이다. 수정가든에 대한 흥미로운 사실 한 가지가 더 존재한다. 바로 ‘수정가든’의 의미에 관한 내용이다. 꿈에서 아내 박정오씨가 손에 빛나는 수정을 쥐고 있어 탄생된 이름이다. 이러한 흥미로운 사실은 곧 수정가든을 반짝 반짝 수정처럼 빛나는 부소담악의 흐르는 물과 어우러져 손님들에게 차별화된 맛으로 지역의 맛집으로 만들고 있다. 

민물새우 매운탕(小)이 상에 올라왔다

■ 차별화된 로컬푸드의 맛 

능이버섯 백숙, 민물 새우탕은 특히나 박장섭 대표가 가장 자신 있어 하는 메뉴이다. 갓 잡은 민물 새우와 칼칼한 양념이 어우러져 감칠맛이 입안을 맴돌며, 함께 먹은 가죽 부침은 가죽나무 순으로 만들어져 안주용으로는 제격이다. 계절별로 즐길 수 있는 특선 메뉴 또한 준비되어있다. 여름에는 엄나무 닭백숙으로 무더위로부터 원기를 보충해주며, 봄과 가을에는 민물빠가매운탕으로 몸을 따숩게 감싸준다. 박장섭 대표는 자신의 음식에 대한 자부심이 뛰어나다. 그도 그럴 것이 100평이 넘는 텃밭을 가꾸고, 씨앗 뿌리기 등 기초 단계부터 시작하여 여러 가지 채소들을 직접 재배하는 일을 처음부터 해왔기 때문이다. 직접 가꾼 채소들로 만든 기본 반찬과 김치는 주메뉴를 먹기 전 감칠맛을 돋우는 중요한 역할 중 하나다. 직접 조달하는 채소 뿐 아니라 된장과 장아찌도 직접 만들어 판매하고있다. 인근에 메주콩을 사서 정성스레 만들고, 김치도 배추를 심어 직접 김장하여 김장김치와 묵은지까지 판매한다. 먹어본 손님들이 하나같이 맛있다면서 판매하라고 성화여서 판매하기 시작했다는 것. 

단골손님이 되면 믹스커피 대신 얼음이 동동 띄워진 특유의 밤꿀차를 내온다. 믹스커피 대신 먹는 밤꿀차는 식당의 격을 높인다. 박장섭 대표는 직접 채취한 꿀을 판매하고 있다. 낚시를 취미로 하다가, 가게 운영을 시작하면서부터 양봉을 또 하나의 취미로 삼아, 그의 삶을 더욱 풍요롭게 만들어주었다. 벌써 7년째, 가게 뒤편에 위치한 양봉장에서 100통의 벌통에 약 5만 마리의 벌을 직접 키우고 있다. 벌의 수명은 한 달 조금 넘는다. 수많은 벌들을 양봉하는 것은 여간 쉬운 일이 아니다. 양봉 관리를 직접 하는 만큼 더 공부하고 배워야하는 마음가짐을 잃지 않으려 하는 박 대표의 마음이 묻어난다. 

 

■ 부소담악, 편의시설 좀 제대로 갖춰줬으면
연중무휴 오전부터 밤 늦게까지 운영해온 박장섭 사장은 최근 걱정거리가 생겼다. 부소담악이 유명한 관광지임에도 불구하고 주차장과 같은 편의시설이 제대로 갖추어지지 않아 관광객들의 방문이 줄어들고 있다. 사실 이 문제는 꽤 오랫동안 지속되어왔다. 영업 시작 초반에는 비포장도로이며, 낙후된 상태로 가게가 잘 알려지지 못했다. 관광객들에게 좋은 볼거리와 먹거리를 함께 제공하고 싶은 그였지만 그러지 못하는 점을 굉장히 아쉬워했다. 10명 이상의 단체손님이 예약할 시 버스로 승하차 제공을 하고 있지만 부족한 점을 채워주기엔 턱 없이 부족하다. 그저 더 많은 관광객들이 옥천과 수정가든을 방문할 수 있도록 도로나 편의시설 문제가 하루빨리 해결될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다른 것도 많이 부족하지만, 일단 주차가 가장 어려워요. 맘놓고 주차하며 부소담악을 볼 수 있어야 하는데 이건 주차부터가 난관이니 사람들이 잠깐 있다 가려고 하죠. 부소담악을 볼 수 있는 전망대도 있으면 좋겠고요. 맘놓고 머물러 갈 수 있도록 연계관광과 볼거리, 먹을거리, 놀거리가 마련되어야 하는데 종합적인 계획이 마련되어야 할 것 같아요”

문의)043-732-0232
주소)군북면 환산로 5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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