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9년 지역 주민과 학부모들이 ‘보드게임’으로 세대 간 화합을 이뤄보자는 목표를 갖고 라온교육동아리를 만들었다. ‘보드게임이 좋아서’, ‘함께 즐기고 싶어서’라는 단순한 이유로 시작된 소소한 동아리 활동이었지만 1년만에 회원들이 직접 만든 보드게임이 탄생할 만큼 다양한 활동들이 이뤄졌다. 이 기간 동안 동아리는 ‘라온놀이연구소’라는 이름을 갖게 됐고, 8~9월에는 ‘라온사회적협동조합’으로 한차례 더 변신을 꾀할 예정이다.

라온놀이연구소는 올해 대표적으로 ‘GO 옥천’이라는 지역 명소를 활용한 보드게임을 만들었다. 설명카드 2장, 게임카드 50장으로 구성된 해당 보드게임은 옥천 전통문화체험관, 옥주사마소, 안남 등주봉 등 지역 명소 13곳의 이름과 정지용 시인이 직접 지은 시 11개가 담겨져 있다. 올해 ‘사회적기업가육성사업’에 선정되면서 사업비를 지원받아 직접 만든 ‘지역화’ 보드게임이다.

“지역 특성을 담은 보드게임을 개발해서 놀이문화를 전파하자는 목표로 ‘GO 옥천’ 보드게임을 회원들과 만들었어요. 기본 포맷은 GO 피쉬라는 보드게임을 차용했지만 지역 명소와 지역 대표 인물이 지은 시가 삽입된 보드 게임은 GO 옥천이 유일해요.” (김혜영 대표)

라온놀이연구소는 비영리단체로 14명의 회원으로 구성됐다. 모두 2019년 라온교육동아리에서 활동하면서 인연을 맺은 주민과 학부모로 구성돼 있다. ‘보드게임’을 통해 세대 장벽을 넘을 수 있는 지역사회를 만드는 게 목표다.

“보드게임은 단순히 놀이 기능을 넘어서 남녀노소 구분없이 누구나 즐기며 소통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요. 라온놀이연구소도 지역 노인과 지역 아이들이 구분되지 않고 함께 놀 수 있는 그런 지역 사회를 만들었으면 하는 목표를 갖고 있어요.” (김혜영 대표)

최근에는 대한노인회 충북연합회가 주관하는 ‘경로당 청춘동아리 공모사업’ 일환으로 가화리 어르신들에게 보드게임을 가르치는 봉사활동을 진행하기도 했다. 이를 시작으로 지난 15일 대한노인회 충북 옥천군지회(지회장 임계호)와 장야초등학교(교장 이숙경)가 ‘경로당 활성화 세대공감 프로그램’ 진행을 위한 협약을 맺었다. 해당 프로그램은 1세대 노인과 3세대 학생들이 놀이를 통해 서로의 문화를 이해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이뿐 아니다. 옥천군자원봉사센터(센터장 금정숙)가 주관하는 봉사 day 릴레이 지원사업, 옥천행복교육지구 주민제안교육사업 등을 통한 보드게임 관련 활동도 이어가고 있다. 한해 계획이 보드게임 관련 봉사활동들로 꽉 찼다.

라온놀이연구소는 마을 돌봄에 관한 고민 역시 이어갈 예정이다. 최근 코로나19 장기화로 긴급 돌봄의 필요성이 커진 만큼 놀이와 돌봄을 연계한 활동 역시 장기적인 과제로 가져간다는 입장이다.

“단체 설립 시 정관으로 ‘돌봄 서비스 제공’ 내용을 넣었어요. 차후에 협동조합이 만들어지면 보드 게임 등 놀이와 돌봄을 함께 진행하는 것도 고민해 보려고요. 2020년 한 해 바쁜 일정을 소화해야 하지만 지역 사회 내 세대들이 한데 어우러지는 문화가 정착할 수 있도록 노력할래요.” (김혜영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