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읍 풍경을 바꾼 전통문화체험관, 7월1일부터 본격적으로 온다
구읍 풍경을 바꾼 전통문화체험관, 7월1일부터 본격적으로 온다
  • 황민호 기자
  • 승인 2020.06.18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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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부터 임시개관 한옥숙박 북적북적, 다양한 전시, 체험프로그램 가동
괜찮은 한옥숙박 가격, 옥천군민이면 30%할인, 식당과 찻집도 이색

 

구읍의 풍경이 달라졌다. 

탁 트인 널찍한 한옥 마당은 99칸 한옥 육영수 생가와 지용문학관을 연결하는 징검다리가 되었다. 미리 심어 놓은 연꽃과도 잘 어우러졌다.

7월이면 새로운, 색다른 문화공간이 ‘덜컥’ 찾아온다. 7월1일(8월2일까지) 개관전을 준비하기 위해 옥천군은 개관기념 특별전시 ‘죽, 예를 만나 예가 되다’란 주제로 대나무소재 국가무형문화재 전승공예품 전시를 할 예정이다. 갓일, 낙죽장, 선자장, 장도장, 채상장, 궁시장 등의 작품 중심 전시가 될 예정이고 옥천미술협회 개관 축하기념 전시회도 예정되어 있다.

전통문화체험관에 1명 학예연구사가 상근하고 있기 때문에 이런 전시가 연중 기획될 수 있다는 것은 많이 기대가 되는 대목이다. 단순 숙박이 아니라 전통문화체험관으로 어떤 역할을 할지 기획전과 체험프로그램이 그 정체성을 만들어 갈 것으로 보인다.  

7월 본격적인 개관전이지만, 벌써 입소문을 타고 새로지은 한옥에 하룻밤을 묵기 위해 전국에서 슬그머니 찾아든 손님들이 꽤 되었다. 원데이클래스인 막걸리 체험은 인기가 좋았다. 한옥에 하룻밤을 청하면서 직접 만드는 막걸리 한순배를 대청마루에서 걸치는 일이라면 저으기 구미가 당길 만도 했다. 대신 한옥에는 조리기구들이 없다. 그것은 한옥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임과 동시에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서 전자렌지 외에 일체의 조리기구를 설치하지 않았다. 

한옥 숙박 온 김에 지용생가와 김규흥 생가, 육영수 생가, 옥주사마소, 옥천향교 등 전통 한옥을 한바퀴 둘러보며 마실가는 것도 나쁘지 않다. 군데군데 자리한 예쁜 카페에서 한숨 돌아쉬고 숨겨진 맛집을 찾아 한 끼니 하는 것도 여행에 더한 충족감을 줄 터였다. 전주 한옥마을처럼 북적이고 볼거리가 많지는 않지만, 호젓하게 걷는 옛날 마을길, 정취가 있는 시골길, 좁은 골목길을 걷다보면 생각이 많아질 것이었다. 

조금씩 느리게 걸으면서 주변 경관을 살펴보면 의외로 많은 것을 만날 수 있다. 지금이 적기인지도 모른다. 더 상업화되기 전 날 것의 구읍을 만나는 날이란 이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는지 모른다. 벌써부터 뚝딱뚝딱 카페와 식당 공사가 곳곳에서 이뤄지고 있으니 여백이 있는 구읍을 느끼기란 지금이 최적기라는 것. 

한옥숙박은 생각보다 ‘고가’는 아니었다. 옥천군민이면 30%할인이 적용되어 평일 3만원 내외(외부인 5만원), 주말은 5만원 내외(7만원)면 4인실을 쓸 수 있고, 8인실은 평일 6만원 내외(9만원), 주말 10만원 내외(14만원)이면 빌릴 수 있었다. 8인실을 강추한다. 8인실은 방 두개와 여유있는 거실과 대청마루까지 나쁘지 않다. 단 3개 밖에 없고 대청마루가 널찍한 곳은 두개 밖에 없어 경쟁이 치열할 수 밖에 없다. 지난주말에도 13개의 객실 가운데 9실이 찰 정도로 입소문이 나고 있다. 코로나 19로 인해 대대적 홍보가 이뤄지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찾기 시작했다는 건 희소식이다.

한옥이라는 특이점과 주변 경관의 어우러짐, 볼거리는 그나마 경쟁력이 있어보였지만, 많은 사람을 수용하지 못해 한계가 있어 보인다. 4인실이 10개, 8인실이 3개니 전체 수용인원은 64명 생각보다 작다. 

한옥숙박에 손님이 많이 찾기 시작하면 주변 민박도 새롭게 생기면서 성행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도 언뜻 가져보지만, 그것이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 지는 잘 모르겠다. 구읍은 이미 빠르게 상업화가 진행 중이다. 아마 앞으로 더하면 더했지, 덜하진 않을 것이다. 역사박물관 조성지가 구읍으로 유력하게 이야기되고 있고 땅값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으며 매물로 나온 땅들에 건물이 하나둘 올라가기 시작했다. 

돈과 사람은 사실 경쟁하듯 오게 되어 있다.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면서 상업화되는 것은 넋놓고 보고 있다가는 난개발, 막개발이 될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 무게 중심을 잡고 구읍의 정체성과 공공성을 어떻게 유지할 것인가가 주요한 관건으로 보인다. 

어찌됐든 한옥은 그런대로 구색을 갖췄다. 옥천 유일무이한 큰 전시실이었던 교육도서관전시실이 리모델링으로 사라질 위기에 처하면서 전통문화체험관은 과감히 로컬푸드 매장을 도면에서 지우고 전시실을 늘렸다. 

지역농산물 매장이 없다는 것은 아쉬움 점이겠으나 로컬푸드직매장과 향수한우타운이 거리상 멀지 않다는 것을 생각하면 이동하면서 옥천을 조금 더 즐길 수 있게 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생각을 해봤다. 

늘려진 전시실은 몹시 아쉽다. 가지껏 늘려 상설전시관, 전시실 1과 저시실 2로 구분했다지만 다 연결되어 있어 이름만 풍성할 뿐 실제 전시공간은 다 합쳐봐야 예전 교육도서관 지하 전시실만큼 확보되지 못한 것 같다. 

하지만, 숙박만 하고 끝나는 게 아니라 볼거리가 있다는 것은 한옥숙박을 더 의미있게 만든다. 지역 특산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송고버섯을 주제로 송고가란 식당과 머물다가란 찻집을 만든 것도 나쁘지 않다. 조식과 중식, 석식과 차까지 전통문화체험관 테두리 안에서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은 작은 호텔같은 느낌이다. 한참 논의되고 있는 지용밥상이 같이 어우러지면 좋을 것 같고, 옥천로컬푸드 직매장 옆에 있는 로컬카페 뜰팡처럼 지역농산물을 사용한 음료를 판매하는 카페였다면 더 특색이 있을 거란 생각을 했다. 

전시동은 관성관, 숙박동은 고시산관, 관리동 옥천관, 체험동은 옥주관으로 옥천의 옛 지명을 살려 붙인 것도 좋았고 우리말과 옥천의 하천명을 따서 각 호실 이름을 지은 것도 좋았다. 40여 명이 수용 가능한 세미나실도 준비되어 있어 50-60명 정도의 1박2일, 2박3일 워크샵 정도는 소화할 수 있을 정도의 규모다. 

 

■ 기타 한옥숙박이 아니라 특별한 전통문화체험관이 되려면
전통문화체험프로그램은 4개 실 정도에서 진행되는데 얼마만큼 인기를 끌 지는 두고봐야 겠다. 당장 막걸리나 천연염색 등 만들어 무언가 가져가는 것들은 인기가 있을 것 같으나 그외 프로그램의 경쟁력과 또한 옥천전통문화체험관만의 독특함을 채울 수 있는 프로그램 발굴이 필요해 보인다. 

자잘한 프로그램 여럿보다 ‘여기 가면 뭐도 할 수 있어’라는 것이 강하게 각인되어야 그냥 한옥숙박이라는 오명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 같다. 

옥천이라는 지역적 특수성과 보편적인 전통문화가 같이 어우러질 수 있는 그 ‘무엇’이 필요하다. 막걸리체험으로 생각해보면 그냥 막걸리가 아니라 복숭아나 포도가 들어간 막걸리 이런 정도로 고민해보지만, 뭔가 조금 더 특별한 것이면 좋겠다.  

체험실도 고만고만 아기자기하다. 작은도서관이라고 걸려있는 명패는 맞지 않는다. 정말 새마을문고 수준으로 서가와 책장만 놓으려고 했다면 차라리 하지 않는 것이 나을 것 같다. 

이 부분은 전국에서도 많은 한옥 숙박과도 차별화를 하려면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 정지용 시인과의 연계성을 조금 더 고민했더라면 한옥작은도서관의 고민까지 갔더라면 좋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전통문화체험관은 구읍의 심장이고 허브가 된다는 비전을 갖고 운영할 예정이다. 처음부터 위탁을 주지 않고 옥천군이 직영하면서 여러가지 보완하겠다는 계획도 그런 차원에서 긍정적으로 읽혀지는 대목이다. 

옥천군은 추경 예산으로 담장과 조경을 추가적으로 할 계획이다. 전국 어디에나 있는 그저 그런 한옥숙박이 아니라 지역적 특수성과 나름의 정체성을 가지려면 어떻게 안의 컨텐츠를 채워나가야 할지 많은 많은 고민이 필요해보인다. 

군 문화관광과 관광정책팀 권미주 팀장은 “전통문화체험관은 구읍 관광의 핵심으로 모든 것은 연계시키는 주요 거점이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많은 사람의 의견을 받아 내부 내용을 튼실하게 채워나가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주민들이 많이 이용하여 옥천의 자랑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전통문화체험관은 옥천향수길 100번지 일원에 위치하며 대지(1만3천118㎡)구입비 20억원에 공사비 82억원으로 모두 102억원이 쓰였다.  평균 관리운영비는 매년 4억9천만원이 소요될 것으로 보이고 2020년 준비예산은 6억6천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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