없는 것보다는 있는 게 좋다
없는 것보다는 있는 게 좋다
  • 옥천닷컴
  • 승인 2020.06.18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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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봉호 (옥천군의회 의원)

어느 시대에서나 없는 것보다는 있는 게 좋다. 기왕에 있는 것이 좋다면 많이 있을수록 더 좋다. 돈으로 행복을 살수는 없다. 그리고 돈이 불행의 고통을 덜어 줄 수는 없다. 돈이 많으면 그만큼 덕망도 높아진다. 그래서 뭇사람들은 군자(君子)보다는 부자(富者)를 한층 높은 서열에 올려놓기도 한다. 보통사람의 경우에 가난이란 견디기 어려운 불행이다. 그래서 가난 속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고 떳떳할 수 있는 사람을 높이 평가한다. 안보당차(安步當車)라는 말이 있다. 걷는 것 보다는 마차를 타는 게 편하다는 말이다. 그러나 마차를 살 만한 재산이 없으니 마차대신 한가로이 걷자는 것이다. 안빈의 미덕을 강조한 것이다. 어찌 보면 가난한 사람의 자기위안 이기도하다.

서전의 혜제(惠帝) 때의 세상은 금전만능주의로 타락의 절정에 이르고 있었다. 죽림의 칠현중에서조차 고리대금으로 축재(蓄財)를 즐기는 사람까지 있었다. 이런 세태를 비판하여 노포라는 은자가 전신론(錢神論)을 쓰고 그가 한 말이다. 전(錢)을 잃으면 빈약해지고 전(錢)을 얻으면 부강해진다. 더욱이 전(錢)은 날개가 없는데도 날아가고 발이 없는데도 달려서 마냥 가버린다. 전(錢)은 근엄하고 완고한 얼굴표정도 누그러지고 굳게 다문 입도 열리게 한다. 전(錢)을 많이 가지고 있는 자는 큰소리치며 앞으로 나서고 적게 가진 자는 뒤로 물러나서 주눅 들게 만든다. 전(錢)만 있으면 길한 것뿐이고 불리한 것은 없으며 책을 잃을 필요도 없기 때문에 가히 물신(物神)이라 할 만하다. 벼슬은 없어도 존귀하고 세력이 없는데도 위세를 부릴 수 있으며 어떤 위기가 닥쳐도 안전으로 변하게 하고 죽음조차도 피할 수가 있다. 속담에도 전(錢)으로 귀신도 살수 있다지 않은가.

공자의 제자 자하도 다음과 같이 말했다. 사생유명이며 부귀재천이라고 말하지만 사생은 명이 없으며 부귀는 전(錢)에 달려 있다고 버꿔야 마땅하다. 왜냐하면 전(錢)이야말로 화를 복으로 바꾸고 패배를 성공으로 변하게 하며 위험을 안전으로 바꾸고 죽은 자도 살아 돌아오게 만들기 때문이다.

사기(事記)의 화식전(貨殖傳)에 보면 부(富)를 본부(本富), 말부(末富), 간부(姦富)의 3가지로 나누고 그 가운데 본부를 가장 바람직한 부로 여겼다. 공자가 없는 우리 시대에서는 본부는 보기 어렵고 말부와 간부가 큰소리치는 것도 어쩌면 당연한 이치인지도 모른다. 공자는 부자를 싫어한 것도 아니며 재산을 모으려는 것을 나무라지도 않았다. 그저 정당한 수단으로 돈을 모으고 올바르게 돈을 쓰라고 이른다.

"부귀는 사람들이 누구나 탐내는 것이다. 그러나 정당하게 얻는 것이 아니면 그위에 편히 앉아 있을 수가 없다. 

가난과 비천함은 사람들이 누구나 싫어하는 것이다. 그러나 가난하고 비천해질 만한 나쁜 짓을 저지르지도 않았는데도 가난해 진다면 가난과 비천한 처지를 감수할 줄 알아야 한다. 군자가 군자다울 수 있다는 것은 본심의 인(仁)의 덕(德)응 잃지 않기 때문이다. 만약 불의(不義)의 부귀를 탐하고 자초하지 않은 빈천을 싫어한다면 이미 인(仁)을 잃고 있는 것이니만큼 그런 위인을 어찌 군자라 할 수 있겠는가."

현재 우리 주위에는 못된 짓을 하거나 지탄받을 짓으로 돈을 모으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그런 사람 대부분이 부끄러워하기는커녕 오히려 돈 자랑을 한다. 또 다른 사람들은 그런 사람을 흉보기보다는 오히려 부러워하기까지 한다. 공자는 돈과 관련한 처세의 기본을 설명하고 이런 말을 하였다. "나라에 도덕이 이루고 있을 때에 가난하고 지위가 낮은 것은 부끄러운 일이나, 나라에 도덕이 이루지 않은 대에 돈이 많고 지위가 높은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N번방 사건과 같은 많은 사태를 지켜 보며 나라의 질서가 어지럽고 가치관이 혼돈되어 있을 때에는 정당한 수단으로 돈을 모을 수가 없다. 그래서 나라가 어지러울 때에 돈이 있는 것은 부끄럽게 여겨야 한다는 것이다. 돈이 많은 것 그 자체는 조금도 흉이 될 일은 아니지만 단지 흉이 되는 것은 축재의 수단과 방법, 축재한 다음의 처신의 방법이 흉함이 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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