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국회 개원 및 6·15공동선언 20주년 기념 황영준 화백 전시회 개최
이양재 총감독 "국회서 북한화가 개인전이 열린 건 화봉 선생이 처음"

옥천읍 매화리 구덕재 출신인 북한 최고 조선화가 황영준 화백의 작품전 '조선화가 화봉 황영준전-평화는 온다' 15일 국회 의원회관 제2로비에서 열렸다. (사진제공: 경인일보)

옥천읍 매화리 구덕재 출신으로 알려진 북한 최고의 조선화가 화봉 황영준 화백(1919~2002)의 전시회가 국회에서 개막했다.

북한 미술 전시회 '조선화가 화봉 황영준전-평화는 온다' 15일 국회 의원회관 제2로비에서 열렸다. 이번 전시회는 제21대 국회 개원을 기념하고 6ㆍ15 남북정상회담 20주년의 의미를 되새기기 위해 마련됐다.

황영준 화백은 옥천읍 매화리 구덕재 출신으로 6·25전쟁 당시 월북해 북한에서 조선화(남한의 한국화)의 장르를 개척한 인물이다. 조선화를 이론화하고 기틀을 잡았을 뿐만 아니라 평양예술대학 교수로서 후학 양성에도 힘썼다고 평가된다. 북한 예술가 최고 칭호 중 하나인 공훈 화가의 칭호를 받기도 했다.

황영준 화백은 수묵화 뿐만 아니라 화려한 색채와 선묘·점묘법을 바탕으로 독특한 그림체를 구현한 것으로 유명하다. 인민, 풍경, 인물 등 다양한 대상의 그림을 그렸지만, 특히 발로 뛰며 금강산·묘향산 등 자연경관을 현장성 있고 특색있게 구현해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1950년부터 2002년까지 52년 동안 북한에서 활동했던 황영준 화백은 2천 점이 넘는 작품을 남긴 것으로 추정된다. 이번 전시회에는 백두산·금강산 등 자연 풍경을 그린 작품뿐만 아니라 인물화, 마을 모습 등 52점의 작품이 전시됐다.

전시회 총감독을 맡은 고려미술연구소 이양재 대표에 따르면 국회에서 북한 화가의 개인전이 열린 건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12월에는 종로구 인사동에서, 올해 1~2월에는 인천에서 황영준 화백의 작품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전시회가 열리기도 했다. 반년 동안 황영준 화백 작품 전시회가 3번 열린 것이다. 남한에서 북한 작가 한 사람만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회고전이 열린 것 역시 황영준 화백이 처음이다. 국내 작가의 경우에도 전 생애 그림을 전시하는 경우는 흔치 않다. 황영준 화백의 작품성이 북한 뿐만 아니라 남한에서도 인정받은 셈이다.

황영준 화백의 막내딸 황명숙씨(73, 청주시 청원구)는 전시회 개막식에 참석했다. 황명숙씨는 "지난 서울·인천 전시회에서 봤던 작품들이 엄선돼 국회에서 전시됐다"며 "아버지의 손길과 마음이 느껴지는 작품을 다시 볼 수 있어서 뜻깊다"고 말했다.

이양재 대표는 "남북한을 통틀어서 한 작가가 전 생애에 걸쳐 완성한 작품을 전시하는 것 자체가 드문 일이다"라며 "국회의원들부터 미술계까지 다양한 이들이 화봉 선생의 작품을 관람하기 위해 전시회를 찾아 관심과 열기를 실감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전시회는 경인일보와 더불어민주당 윤관석·김교흥·김홍걸·허 영 의원실이 주최하고 가천문화재단, 금강기획, 고려미술연구소에서 주관했다. 전시회는 19일까지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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