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피는학교 교사로 부임한 허 원씨 인터뷰

올해 4월 꽃피는학교 이원 중등학사에서 일을 시작한 허 원 교사  

[읍면소식-이원면] 꽃피는학교 이원 중등학사 교사로 막 사회생활의 첫 발걸음을 떼려는 사람이 있다. 꽃피는학교 초중고 과정과 서울 비전화공방 과정을 마치고 이제 '공동체 안에서 내가 배운 대로 살아갈 수 있을까' 고민을 시작한 스물세살 허 원씨다.

허 원씨는 초등학교 4학년 때 하남 꽃피는학교에 처음 편입했다. 당시 제천에 있는 중등학사에 진학했다가, 중등학사가 옥천군 이원면에 새로 지어지면서 이때 처음 옥천에 왔다. 옥천에서 중학교 과정을, 서울에서 고등학교 과정을 모두 마쳤다. 

꽃피는학교를 다니며 허 원씨가 찾아낸 삶의 방향은 '소박하고 진실된 삶'이었다. 공동체 안에서 서로 어울려 공유하고, 가능한 한 쓰는 것을 최소화했다. 

그런데 졸업 후에는 어떻게 살아야 한다는 걸까? 

"학교에서 인문학, 사회과학을 배우면서 '자본주의적 삶'이란 내가 추구할 길은 아니겠구나, 깨달았는데... 막상 졸업하고 나니 어떻게 살아야 할지 막막했어요. 당장 누구와 함께하고, 또 어떻게 먹고 살 수 있다는 걸까요?"

그 무렵 허 원씨는 서울시 지원사업으로 만들어진 '비(非)전화공방'을 알게 됐다. 서울에서 전기와 화학물질을 최소한으로 쓸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고 결과적으로 도시 인프라가 없이도 충분히 만족하고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한다. 꽃피는학교에서 삶의 철학을 배웠다면 비전화공방에서는 삶의 기술을 배웠다.  

허 원씨는 배운 것을 나누고 실현하기 위해, 또 더 많은 것을 배우기 위해 다시 옥천으로 돌아왔다. 이원 꽃피는학교를 찾아 학생들과 이야기하고 지역공동체와 만나 더 많은 것을 배울 계획이다. 

"얼마 전에는 옥천순환경제공동체에서 주최한 막걸리 워크숍에 다녀왔어요. 정말 맛있었어요(웃음). 지역에서 알고, 배우고 싶은 것들이 많아요. 농사라던가. 학교에서 감자·고구마·고추·가지·상추·딸기 정말 다양한 작물을 심고 있는데 수확까지가 쉽지 않아요. 땅을 갈거나 씨를 심거나, 누가 시키는 대로 하는 건 자신 있는데 제가 작물을 관찰하고 뭐가 필요한지 보고 돌보는 건 정말 어렵더라고요." 

교사 생활도 그렇다. 쉽지 않다. 초중고 과정이나 비전화공방 때나 모두 계속 함께 공부했던 친구들과 같이 다녔고, 당연하게도 '자유롭고 편한' 인간관계가 익숙해졌다. 그런데 학생들과의 관계는 자유롭고 편해서 잘 될 수 있는 게 아니다. 

"'나는 나야' 한다고 되는 게 아니더라고요. 선생님이 해야 할 역할이라는 게 있으니까요. 일단 지금은 같이 많이 뛰어놀고 이야기하면서 '인간적으로 좋아하는 선생님'이 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가진 숙제가 많다. 허 원씨는 밤이면 학교 관사 앞 의자에 앉아 골똘히 생각한다. 이 공동체 안에서 무엇을 가르치고 무엇을 배우며 살아가야 할까? 그는 배운 대로 살아가기 위한 첫걸음에 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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