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김유진(4)

정지용

고향에 고향에 돌아와도
그리던 고향은 아니러뇨.

산꽁이 알을 품고
뻐꾸기 제 철에 울건만.

마음은 제 고향 지니지 않고 
머언 항구로 떠도는 구름.

오늘도 뫼끝에 홀로 오르니
흰 점 꽃이 인정스레 웃고.
어린시절에 불던 풀피리 소리 아니 나고
메마른 입술에 쓰디쓰다.

고향에 고향에 돌아와도
그리던 하늘만이 높푸르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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