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세상이 일반 백성들의 것
온 세상이 일반 백성들의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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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0.05.27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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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봉호 (옥천군의회 의원)

공자가 노나라 사제에 손님으로 참석하였다. 제사를 마치고 성문의 누대에 오르며 갑자기 공자가 길게 탄식하며 한숨을 쉬었다. 이때 옆에 있던 제자 자유가 물었다.

"선생님께서는 무엇을 탄식하시는지요?" 공자가 대답했다.

"큰 도가 행해지는 세상은 천하를 모두 공유한다. 어질고 유능한 사람을 뽑아 관직을 맡겨 신의와 친목을 다진다. 그러므로 사람들은 홀로 자기의 어버이만을 모시지 않으며 홀로 자기 자식만을 사랑하지 않는다. 노인들은 편안히 여생을 보낼 곳이 있으며, 젊은이들에게는 일자리가 있고, 어린이에게는 모두 잘 성장할 수 있는 여건이 갖추어져 있다. 과부와 홀아비, 부모 없는 고아, 자식 없는 외로운 이, 그리고 불치의 병에 걸린 이로 하여금 다 부양을 받을 수 있게 하며, 남자는 일정한 직분이 있고 여자는 돌아갈 가정이 있다. 재물이 땅에 버려지는 것은 싫어하지만 반드시 자기만 사사로이 독점하려 하지 않으며, 힘은 자신으로부터 나오기를 원하지만 자기만을 위해 힘을 사용하지 않는다. 그런 까닭에 음모가 없고 도적이 생기지 않아서 집집마다 바깥 대문을 잠그지 않는다. 이런 사회를 대동이라 한다."

예기 예운편에 실린 공자의 이 말씀은 그의 제자 자유에게 당시 사회의 어지러움을 탄식하며 자신이 동경하는 이상사회에 대한 언급으로 나타나고 있다. 

공자가 주장한 대동은 만인의 신분적 평등과 부의 공평한 분배, 인륜의 구현을 특징으로 하는 유교의 이상사회, 즉 인간이 천지는 물론 만인과 하나가 되는 것을 지향하는 사회를 말한다. 이는 곧 천하위공이라하여 온 세상이 일반 백성들의 것이라는 뜻으로, 즉 모든 사람이 서로 돕고 서로 사랑하는 국가를 모든 사람들이 빠짐없이 참여해 만들어 나간다는 의미이다. 

조선왕조 5백년 내내 국가 지도자들이 일반 백성들을 위해 베푼 정치 행태를 살펴보면 금방 알 수 있는 일이다. 입만 열면 선공후사(先公後私)니 선난후획(先難後獲)을 말하고 심지어는 멸사봉공을 부르짖으며 희생을 요구하면서도, 실제로는 권력과 국가재산을 사유화하면서 일반 백성으로부터 무조건적인 섬김만을 받으려 한 것 외에 그들의 역할은 거의 미미했다. 왜 임금이 있으며 왜 벼슬아치들이 있는가. 우리 백성들에게 있어 국가란 도대체 어떤 존재였던가. 나라를 다스리는 지도자들에게 공(公) 의식이 결여되어 있는데 하물며 다스림을 받는 백성들이 어떻게 공(公) 의식을 가질 수 있겠는가. 

오늘날이라고 해서 달라진 것도 없다. 국민으로부터 끊임없이 지탄을 받으면서도 고위 정치인들은 틈만 나면 공당을 사당으로 만들려고 하고 국가대사를 밀실에서 당리당략에 따라 결정하곤 한다. 공의식에서 가장 중요시하는 투명함(公明)과 바름(正大)이 결여되어 있다.

지난 수십 년 동안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 즉 지역 갈등이나 양극화 문제,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문제를 놓고 시위나 농성, 단식, 삭발과 같은 방법으로 해결해 나갈 수 있는 단계는 지났다. 지금은 서로 머리를 맞대고 국가적 차원의 해법을 찾아야 할 때다. 이런 마당에 정치인 등 사회지도자들이 갈등을 부채질하는 일에 앞장서는 것은 우리 사회를 더 큰 혼란 속으로 밀어 넣는 위험천만한 행동이 아닐 수 없다. 이들도 이런 사실을 모르지는 않을 것이다. 그런데도 당장은 정치적 손익계산에만 매달려 들끓는 지역 민심에 올라타기 위해 안간힘을 쓸 뿐이다. 법치의 주축으로서 국민에게 공의식의 모범이 되어야 할 사회지도자들까지 이른 바 떼법 만능주의에 빠져 있으니 대체 이 나라는 어디로 가고 있는 걸까?

이들에게 묻고 싶은 것이 있다. 그대들에게 과연 천하는 무엇이며, 누구의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라고 말이다. 요즘 세상 돌아가는 것을 놓고 공자처럼 탄식하는 이가 어디 한둘이겠는가. 우리 서민들에게 요 임금 시절의 격양가를 다시 부를 수 있는 날이 올 수나 있는 걸까?

壤歌(격양가) 

日出而作日入而息(일출이작일입이식)
-해 나오면 일하고 해 들면 쉬지?

鑿井而飮耕田而食(착정이음경전이식)
-우물 파서 마시고 밭 갈아 먹지

帝力於我何有哉(제력어아하유재)'
-임금 힘이 나에게 어찌 있으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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