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홍용 (안남 화인산림욕장 대표)

자기가 모르고 있던 것을 타인이나 지인의 것을 일견(一見)함과 동시에 일거에 터득할 수 있었던 경험은 누구나 갖고 있게 마련이다.

그러기에 옛 속담에 "백문이불여일견(百聞不如一見)" 이라고 하지 않았는가?

남에 것을 백안시하고, 자기 것만 고집하면 발전이 없고 결국에는 초라한 우물안 개구리 신세로 전락하게 된다.

우리의 근대사를 보더라도 쇄국정책의 결과 열강에게 먹이가 되고, 개방이 늦어 뒤떨어진 것을 인지한 후에야 비로서 선진문물을 배우자는 일념으로 1876년 김기수(金綺秀)를 정사로 한 76명을 제1차 수신사(修信使)로 일본에 파견했고, 뒤이어 1880년에는 제2차 수신사로는 김홍집(金弘集)을 정사로한 58명을 보냈다.

수신사로 다녀온 김기수와 김홍집의 강력한 권유로 1881년 신사유람단(紳士遊覽團)을 조직하여 박정양(朴定陽),어윤중(魚允中,홍영식(洪英植)을 파견하여 4개월간 일본 대도시를 돌아보며 선진문물을 보고 오도록 했다.

이어서 1883년 미국으로도 보빙사(報聘使)를 조직하여 민영익(閔泳翊)을 전권대사로 한 홍영식,서광범(徐光範),변수(邊燧),유길준(兪吉濬)등 11명에게 미국의 문물울 익히고 오게 했다..

필자가 1978년 가구,싱크,악기,침대,목공기계,수입원목 업계에 발을 들여 놓았을 때는 외국에 비해 우리의 현실은 너무나 원시적이고 걸음마 단계였다.

특히 가구,목공업계는 일본에 비해 아예 비교가 되질 못할 정도로 낙후되어 제대로 된 목공기계 제조회사가 전무한 상태였다.

필자는 이런 격차를 속히 해소하는 유일한 방법이자 지름길은 그들의 앞선 공장을 눈으로 직접 가서 보고 터득하는 방법 밖에 없다는 결론을 내리고 일본 각계의 인맥을 동원하여 그들의 협조와 양해하에 연수계획을 수립했다.

가구는 노동집약적산업 이므로 1980년대 초에 '1,000 여명 이상인 회사를 골라 왕복항공권만 지참시켜 주면 거래처인 丸仲(Marunaka)에서 재일기간 신원보증,교통,숙식,견학 코스를 일절 책임 지겠다는 조건으로 여권발급과 비자발급에 필요한 초청장을 보내 줄테니 생산부장,공무부장을 추천해 달라는 공문을 보르네오,영창악기,삼익악기,서진악기(대우 피아노),선창산업(Sun wood),한양(Raza)목재,신흥(Wooami)목재,동서가구,청우산업(Baroque),노송가구,한샘,오리표싱크(Enex),ACE침대,한국가구,패미리가구의 사장 앞으로 발송했다.

예측한대로 즉각적으로 거의가 생산과장,공무과장까지 넣어 복수로 보내 주면서 꼭 자기네가 선발 되도록 부탁의 토까지 달아 보내왔다.

그당시 해외여행은 선택된 사람들의 전유물로 여권을 갖는다는 것은 극소수의 사람에 해당하는 선망의 대상이었다.

신원조회 등으로 결격사유가 있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아 복수추천의 덕을 톡톡히 보아 대타(代打=Pinch-hitter)로 끼워 넣을 수 있었다.

제일먼저 Maunaka 본사가 있고,혼례가구와 화장대 제조로 유명한 곳인 靜岡(Shizuoka)시에 있는 Marunaka group,동해가구,起立(Kiritsu)목공,

화장대 제조회사 여러곳을 견학후 마지막 날은 후지산(富士山)일주 관광으로 일정을 마첬다.

필자를 제외한 30명을 데리고 통역,안내,해설로 1인 3역의 3박4일의 연수는 공전의 HIT를 처서 의뢰가 쇄도하여 회사 전화가 마비될 지경 이었다. 이 연수는 3회까지 계속후 500명 이상 회사와 300명 이상 회사에 이르기까지 총 11회로 종료 됐지만 연수 의뢰는 끊이지 않고 왔다.

일본에서 가구단지로 유명한 곳은 나무가 풍부한 北海道(Hokkaido) 旭川(Asahikawa)의 원목가구단지,혼례가구,화장대,고다쓰로 유명한 靜岡(Shizuoka)단지,혼례가구의 廣島(Hiroshima) 후쯔단지,四國(Shikoku) 德島(Tokushima)의 고다쯔,화장대단지,九州(Kyushyu)大川(Okawa)의일반가구단지가 있어 이것을 일본의 5대 가구단지로 칭하고 있다.

특히 大川단지는 바로 이웃인 柳川(Yanakawa)와 더불어 일본 전체 가구생산량의 35%를 생산하는곳으로 최전성기에는 가구관련 공장이 무려 1,200 여개나 산재하여 시의 전체가 가구공장 투성으로 보이는 특이한 곳이다.

성력화, 자동화가 안된 우리는 일본에서 한사람이 할 일을 4~5명이 해야하는 기현상이 대두되고, 인건비 상승의 압박으로 성력화,자동화는 피할 수 없는 시대의 흐름 이었다.

그래서 필자는 자동화, 성력화 견학을 위해 매주 월요일 가구공장 사장 포함 8~10인을 인솔하여 福岡(Fukuoka)로 비행하여 大川단지를 본후 2박후 .福岡에서 일본 국내선으로 羽田(Haneda)에 내려 모노레일을 이용화여 浜松町(Hamamatsucho)에서 山手線(Yamanotesen)으로 東京驛(Tokyo station)으로 온후 新幹線(Shinkansen)으로 靜岡가구단지로 직행했다. 이곳에서 견학, 1박후 다시 新幹線으로 東京역에서 山手線으로 환승 上野(Ueno)역에서 新幹線으로 熊谷(Kumakaya)에 갔다. Teckno Hanwa 자동화라인을 견학하고 新幹線으로 東京(Tokyo) 上野(Ueno)에 내려 山手線으로 환승 浜松町경유 모노레일로 환승후 羽田공항에서 김포로 귀국하는 코스를 업계의 요청으로 매주 강행하여 무려 6개월이나 계속했다.

그리고 세계 3대 목공기계전시회는 모두 격년으로 열리는 독일 하노버(Hannover)국제목공기계전시회및 쾰른의 건축자재전시회(Interzum),이태리 밀라노국제목공기계전시회,동양에서는 유일하게 일본 名古屋(Nagoya)국제목공기계전시회가 있다.

이때도 어금없이 30~50명의 대부대를 이끌고 가야 했으며, 필자의 회사가 대리점인 이태리 SCM사는 세계 최대목공기계 제조회사로 FIAT 자동차 엔진도 만들며,한때는 세계 최대생산을 자랑하는 CORONA 타자기제조사로도 유명한 곳이다.

Rimini에 있는 SCM은 공장 규모가 너무나 커서 도보로는 돌아 볼 수가 없어 차를 이용해야 가능한 엄청난 규모이다.

격년 1월마다 열리는 프랑스 파리가구전시회,5월이면 덴마크 코펜하겐 스칸디나비아가구전시회가 열리고 연이어 밀라노가구전시회가 줄을 잇고 있다,

미국 하이 포인트(High point)가구전시회는 규모와 물량이 대단하다. 스페인 바르셀로나 가구전시회는 값싸고 멋있는 가구를 선보이는 전시회로 유명하다.

상기의 전시회는 가구인들의 필수 견학코스로 업계에서 살아남기 위해 사장이하 중견간부들이 사운을 걸고 꼭 보아야할 연중행사로 자리매김 되었다. 그러나 그당시는 우리나라 여행사가 유럽을 알선할 회사가 없어 일본의 日米(Nichibe)관광에 의뢰하여 하네다공항 앞에 있는 Tokyu호텔에서 1박하며 일본인들과 합류후 JTB(Japan Tourist Bureau=일본관광공사)에 인계되어 모든 일정이 이루어지곤 했다.

악기인들은 독일의 6번째 도시로 벤츠,포르세,보슈(Bosch)의 본사가 자리한 슈투트가르트(Stuttgart)의 악기전시회를 빼놓지 않고 참관한다.

동서가구 위상균(韋相均) 사장의 의뢰로 大川에서 제일 큰 森田(Morita)가구에 매15일 마다 15명을 이끌고 연속으로 3개월간,北海道 旭川에 자리한 西脇(Nishiwaki)가구공장에도 매15일 마다 15명을 데려다 연속으로 2달간 연수를 시켰다.

업계에 몸 담았던 지난 42년 동안 단체,회사 또는 개인으로 연인원 7,000 여명을 연수와 견학을 시킬 수 있어 행복했고,서울 시내 길거리나 건축,가구전시장에서 반겨 맞아 주는 연수생들이 많아 커다란 보람을 느끼며 안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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