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용 문학의 향연

더 맑은 마음으로 살자고
앞마당을 쓸어본다
방안 구석구석 치우고 쓴다
머릿속을 말끔히 비워보려고

비운 거 같은데도 매한가지
시골길을 둬 시간 무념상태로 걸어간다
깔끔히 쓸 수 있는 빗자루 있으면 좋겠다

평생을 묵묵히 고약한 냄새만
때론 힘이 든다고 골부림하는 대장
대장 청소하는 날

한약재를 한 봉지 마셨다
두 시간부터 폭포수가 쏟아진다
시원해진 뱃속이 고맙다
이남규, 물의 안부, 『문정문학 5집』

저작권자 © 옥천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