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탁기와 에어컨을 구석구석 청소하는 손경호씨
겉보기엔 깨끗해도 내부를 분해해 청소해야 한다고

매일 깨끗한 옷을 입을 수 있게 해주는 세탁기와 무더운 한여름을 시원하게 보낼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에어컨. 쾌적한 환경을 위해 꼭 필요한 물건들이지만 정작 세탁기와 에어컨을 주기적으로 청소하는 사람은 드물다. 심지어 수명이 다할 때까지 단 한 번도 청소하지 않고 사용하다가 버리는 경우도 많다. 
손경호씨(46)는 벌써 2년 째 세탁기와 에어컨을 분해해 구석구석 청소하는 ‘손부자 클리닝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손경호씨는 안내 대동국민학교의 마지막 졸업생이다. 안내면 도이리에서 중학교까지 졸업하고 집안 형편으로 전북 이리(현 익산)의 야간학교를 소개받았다. 낮에는 귀금속 세공을, 저녁에는 야간학교에서 공부를 했다. 바로 청소와 관련된 업종에 종사했던 것은 아니었다. 관련 업종에 종사하는 사람이 많지 않아 블루 오션이라는 후배의 이야기에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뛰어들었다. 많은 이들이 잘 모르고 의아해하곤 하지만 청소를 하지 않은 세탁기에 하얀 수건을 넣고 돌리면 미세한 오염물이 묻어나온다고. 청소하지 않은 세탁기와 에어컨에서는 냄새가 나거나 피부에 좋지 않은 오염물질이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 모르는 사이에 오염되는 세탁기와 에어컨
“세탁기나 에어컨의 경우에는 청소의 필요성을 모르시는 분들이 많아요. 그런데 뜯어보면 오염이 많이 되어있거든요. 처음에는 의구심을 갖던 분들도 ‘내가 이런 곳에 빨래를 했어?’라며 많이들 놀라세요. 에어컨도 겉에 있는 망만 청소하면 된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커버까지 전부 뜯어내서 청소해야 해요. 프로펠러에 공급되는 바람이 아래에서부터 올라오기 때문에 먼지가 잔뜩 쌓이거든요. 그래서 특히 바람이 나오는 곳과 프로펠러에 하얗게 먼지가 쌓이곤 해요” 
거의 매일 사용하는 세탁기 역시 세척이 필요한 것은 마찬가지라고.
“세탁기의 경우에도 1년에 한 번은 세척을 권하고 있어요. 특히 갓난아기가 있는 경우에는 피부가 약하기 때문에 1년에 한 번씩은 꼭 하시길 권하지요. 그러나 어른들만 있는 경우에는 꼭 1년일 필요는 없는 것 같아요. 다만 너무 오랜 기간 동안 세척을 하지 않으면 깨끗한 빨래를 하기 어려우니 세척을 하시길 권하는 것이지요”
손경호씨는 보통 여름이 되기 전인 2월부터 5월까지 에어컨을 청소하는 고객들이 많다고 말했다. 겨울에 세워놓았던 에어컨에 쌓인 먼지와 함께 여름이 되면 곰팡이 냄새가 올라오기 때문이다. 세탁기의 경우에도 겨울에는 냄새가 잘 올라오지 않지만 여름에는 올라오는 경우가 많아 여름에 수요가 많다. 게다가 청소를 위해 분해를 하다 보니 어떤 부위에 문제가 생기는지 알 수 있어 세탁기 수리도 하고 있다.

 

 

 ■ 드럼세탁기-에어컨 동시에 14만원이면 오케이!
통돌이 세탁기의 경우는 6만원부터, 드럼세탁기는 8만원부터 시작하며 용량에 따라 가격이 달라진다. 에어컨의 경우는 스탠드 에어컨은 8만원, 벽걸이는 6만원, 그리고 천장용은 15만원이다. 손경호씨는 “통돌이 세탁기의 경우는 10개 정도의 볼트를 풀어서 작업해요. 구조가 더 단순하죠. 드럼세탁기의 경우에는 30개 정도의 볼트를 풀어서 작업해야하는 구조예요. 청소 시간도 통돌이 세탁기는 1시간 반, 드럼세탁기는 2시간 정도 걸린답니다. 에어컨 역시 작업의 난이도에 따라 가격이 달라지는 것이지요.”라고 말했다.
세탁기가 좁은 공간에 들어 가있을 경우에는 일이 더 많아진다. 통을 분리해 화장실로 이동해 세척을 한 후, 다시 원래 공간으로 가져와 조립해야 한다. 좁은 공간에서 내부의 통을 빼내는 것은 힘이 드는 일이다. 손경호씨는 “다른 업체에서는 공간이 좁은 경우에는 이동을 위한 시간이나 노력이 더 들기 때문에 비용이 추가된다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저희는 동일한 비용을 받고 있어요”라며 “세탁기와 에어컨을 함께 청소하시는 분들의 경우는 가격을 할인해드리고 있어요. 두 대를 합쳐서 14만원이나 15만원정도에 청소해드립니다”라고 말했다. 다만, 청소를 한다고 기계의 수명이 늘어나지는 않는다고. 손경호씨는 “청결에 관한 문제이지요. 기계의 수명이 달라지는 것은 아닌 것 같아요. 애초에 오랜 기간 사용하는 물건이라 드럼세탁기를 청소하러 갔다가 15년을 사용한 경우도 보았어요.”라고 말했다.
일의 특성상 가정방문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코로나19의 영향도 많이 받았다. 운명처럼 만난 아내 박은경(향수뜰권역 사무장)씨와 중학교 2학년, 초등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인 두 아들의 생계를 책임지기에는 일감이 매우 부족하다고. 
그는 “코로나19가 아닐 때에는 그냥 비밀번호를 알려주고 의뢰를 하는 분도 꽤 있었어요. 시작부터 청소완료까지 사진으로 찍어서 보내드리면 매우 만족해하십니다. 그런데 이 일이 가정방문을 하는 일이다보니 지금 시기가 가장 바쁠 때인데도 의뢰가 많이 없네요. 그래도 저번 주말에는 저녁에만 시간이 되신다는 분이 있어서 열심히 일하고 왔습니다”라며 “앞으로 조금씩 성장해서 많은 분들이 찾아주셨으면해요. 제가 일하는 도중에는 보통 아내가 전화를 받으니 언제든 문의해주세요”라고 이야기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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