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내농협에서 만난 안내면 시니어클럽
'거리 쓰레기 줍기 활동 중입니다'
[읍면소식-안내면] 6일 사회적 거리두기가 생활속 거리두기로 전환됐고, 안내면 시니어클럽 어르신들도 두 달 만에 기지개 펴듯 일어났다. 마스크를 쓰고 장갑을 끼고, 검은 비닐봉지와 은색 집게를 들고 안내면 구석구석 쓰레기를 줍기 시작했다.
제법 여름 햇볕이 쨍쨍 내리는 13일 오후 2시경, 이날 어르신들 쓰레기 줍기 코스는 안내면사무소에서 시작해 안내농협, 신촌리까지 이어지는 길이었다. 작은 쓰레기 하나 놓치지 않고 주워 담고 있는데, 길거리 한편에는 자글자글 어르신들 수다가 떨어진다.
올해 2월 일을 시작했다가 코로나19로 인해 3, 4월을 연달아 쉬어야 했다. 위험하다고 하니 경로당도 못가고 '방구석에서 뒹굴거리다가' 이제야 봄 공기를 맡았다. 길쭉한 썬캡을 쓰면 초여름 햇볕도 제법 따뜻하니 쌓아둔 이야기를 풀어내기에 더없이 좋다. 두 달을 쉬어 당분간은 한 달에 10일 일하던 것을 14일 일하게 되었지만 그것도 좋다.
"보람은 열심히 하는 게 보람이에요. 몸이 힘들어 농사 짓기도 이제 포기하고 있었는데, 이렇게 움직이고 사람들 만나고 용돈 벌 수 있다는 게 얼마나 좋아요? 다시 일을 시작하니 좋아요." (김길자, 76, 오덕2리)
"방구석에서 뒹굴거리다가 좋아하는 사람들이랑 동네 구석구석 돌아다니니 몸이 활기차졌어요." (김순자, 76, 오덕2리)
"오며 가며 평소 못봤던 얼굴들 인사하는데, 이게 얼마만인지, 정말 반갑더라고요." (김숙희, 87, 인포리)
"이 일을 시작한 지 벌써 4년째인데, 일이 운동이에요. 어울리고 웃고 떠들면서 건강해지죠. 코로나 때요? 어휴, 그 난리에 혼자 들어 앉아 있으니 좀 힘들었나요. 젊은이들도 그렇지만 늙은이들도 웃고 떠들면서 사람이 건강해지는 거예요." (윤옥분, 82, 도이리)
사진 찍을 때 잠시 마스크를 내려줄 수 있을까 물으니 혹여 오해 받을까 연신 신신당부하신다.
"사진 찍을 때만 잠깐 마스크 벗는 거예요." 하고 브이(V)를 그리고 웃으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