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용 문학의 향연

높다란 오포대 긴 칼 찬 일본순사
매서운 눈초리에 주눅 들어
조심조심해서 정거장 가던
흙먼지 훗날리던 그 옛날의 앞 신작로

사카린 타 얼쿤 아이스께끼 일원에 두 개
신작로 길어 사람들 몰려들어
정거장서 사거리 삼금교 까지
성냥 파는 잡화상에 호롱불 석유 팔고

오늘 뒷신작로 장보러 갈까 무얼 사시나
꽁치 고등어자반에 멸치 오징어 젓갈
오이 배추 콩나물에 두부 몇 점 먹어보고

오뉴월 삼복더위에 내놓은 물건들이 지천이라
샛노란 참외 빨간 수박향에 어느새 침고이고
찬바람 동지섣달 따끈한 오뎅국물
텁텁한 막걸리 한 사발 얼큰히 취하누나

커다란 파라솔 푸른 천막 아래 북적대는 사람냄새
닷새 마다 돌아오는 옥천 장날 살맛나는 사람세상
전순표, 그곳이 참하 꿈엔들 잊힐리야,
 『옥천문단 20주년 특집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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