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엽 (군북면 국원리, 향수을전통주연구원),
김기엽 원장의 술이야기(31)

현재 소믈리에 직군 중 와인 소믈리에가 널리 알려졌으며 이외에도 녹차, 홍차등 차의 역사 및 생산지와 음용방법에 대한 지식을 갖춘 티 소믈리에, 그리고 김치 소믈리에나 워터 소믈리에도 있다. 우리술 소믈리에도 여기에 한자리를 한다.

눈, 코, 입 ,귀, 촉을 5가지 관능이라 하고 술은 이중에 눈과 코, 입으로 평가하게 된다. 술이 빚어지는 여러 과정을 4단계로 살피면 쌀의 색이나 맛, 향을 평가하는 첫 단계, 덧술의 시기를 판단하는 두 번째 관능평가 단계, 술이 익었는지를 입과 눈으로 살피는 세 번째 단계, 그리고 마지막 관능평가인 빚어낸 술의 맛과 색, 향을 평가하는 단계로 나눌 수 있다.

그러면 우리 조상님들은 어떻게, 누가 술에 대한 평가를 하였을까?

고려시대부터 술 빚기를 관장해 온 국가기관에는 주인(酒人)이라는 술을 전문적으로 빚는 남자가 있었으며, 일반 사회에서는 유모(乳母)나 침모(針母), 찬모(饌母)와 같이 전문적인 직능을 담당하는 기능인과 같이 대모(大母)라 하여 가양주(家釀酒)를 빚어주는 여인이 존재하였다.

주인(酒人)과 대모(大母)는 술 빚기의 모든 것을 관리 감독하였으며 무엇보다 이들에게 중요한 역할이 있었는데 바로 술맛을 감정(鑑定)하는 일로 술의 향기나 맛, 색, 알코올 도수의 정도를 평가하였다. 이에 더해 완성된 술 맛을 보면 그 술을 빚었던 사람의 성격이나 재료 및 빚는 과정을 알아내었으며 그 사람의 마음자세까지도 알 수 있었다고 한다

우리 전통주를 '빚는다'고 표현하는 이유도 술은 빚는 사람의 감정 상태에 따라 맛과 향이 달라지며, 필자의 교육원에서도 경험하고 있는 바, 같은 공간에서 같은 재료로, 같은 레시피로 술을 빚어도 완성된 술의 맛과 향은 천차만별이듯이 우리술 빚기는 과학적 접근보다는 감성적인 접근이 더 필요한 것이다.

전통주의 시장이 확대됨에 따라 전통주를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주점에서는 우리술 소믈리에를 필요로 하며 좁은 취업의 문을 열 수 있는 전문직으로 자리할 날이 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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