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양초 교사들이 힘 합쳐 학교 소개 영상 '직접' 만들어
학생·학부모 "학교 보고싶어 하는 마음 담아주어 감사해"

 

학교가는길 영상 오프닝,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춰 영상을 제작했다는 호평을 받고 있다.
학교가는길 영상 오프닝,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춰 영상을 제작했다는 호평을 받고 있다.

 "여기가 우리 학교에요. 여기로 들어가면 우리 반이 나와요." 삼양초 신입생인 1학년 3반 정지원 학생이 5반 전지우 학생의 손을 꼭 잡고 학교를 구경하러 왔다. 처음 가보는 학교를 어떻게 잘 알고 있는 지 학생들에게 물어보니, 학생들은 입을 모아 '영상'을 봤다고 한다. 어떤 영상인지 물었더니 '학교 가는 길'이란다.

 삼양초(교장 이정자) 교사들이 힘을 합쳐 학교를 소개하는 영상을 만들었다. 입학은 했지만 코로나19로 여지껏 교실에도 와보지 못한 1학년 입학생들을 위해 교문을 들어서면서 반에 들어서기까지 학교 곳곳을 직접 카메라에 담은 것.
 콧바람이 절로 나는 노래와 함께 진행되는 영상은 마치 1학년 학생이 엄마의 손을 잡고 교문에 들어서서 교실로 가기까지의 모습을 재연해낸 것만 같다. 
 교문을 들어서서 횡단보도를 건너면 열 감지카메라가 있는 중앙현관으로 들어가 손을 소독한다. 계단을 올라 구름다리를 지나면 1학년 교실이 있다. 각 반 문을 드르륵 열어보면 담임선생님들이 학생들을 보고 환한 눈웃음과 손짓으로 인사를 건낸다.

정문을 지나고 구름다리를 지나 각 반 교실에 도착했다. 교실을 열어보면 담임 교사가 환하게 인사를 한다.
정문을 지나고 구름다리를 지나 각 반 교실에 도착했다. 교실을 열어보면 담임 교사가 환하게 인사를 한다.
얘들아 안녕, 1학년 4반 담임선생님이 영상 속 학생들에게 환하게 인사하고 있다.
얘들아 안녕, 1학년 4반 담임 김윤미 교사가 영상 속 학생들에게 환하게 인사하고 있다.
얘들아 얼른 보고 싶다! 학교를 소개하는 영상을 만드는데 혁혁한 공을 세운 1학년3반 담임 김명란 교사와 4학년6반 담임 이은섭 교사의 모습이다.
얘들아 얼른 보고 싶다! 학교를 소개하는 영상을 만드는데 혁혁한 공을 세운 4학년6반 담임 이은섭 교사와 1학년3반 담임 김명란 교사의 모습이다.

1학년 눈높이에 맞춰 제작된 5분 분량의 '학교 가는 길' 영상은 학생들을 향한 교사의 애정이 만들어낸 선물이다. 1학년 부장 김명란 교사는 영상을 만든 계기를 설명한다. 
 김 교사는 "1학년 학부모님들로부터 자녀들이 학교에 오고 싶어하는 마음을 전해들을 때마다 마음이 짠하다"며 "아이들의 친구도, 선생님도, 학교도 보고 싶은 마음이 얼마나 클지 안타까운 마음이 공감이 간다. 급한 대로 만나지는 못하는 대신 반 단톡방을 개설해 담임 선생님을 비롯해 학생들 각자 사진을 올리고 소개도 하며 서로 얼굴을 익히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 이후로 더 친해지는듯 하다. 숙제도 아닌데 학교 그림을 그리고 그 위에 선생님 모습을 크게 그리고 선생님 이름까지 쓴 그림을 사진으로 찍어 문자 메세지로 보내온다"고 덧붙였다. 
 이런 마음은 김 교사만 가지고 있는게 아니었다. 1학년 교사들 모두가 가지고 있는 공통의 안타까움이다. 그러던 중 김 교사가 긴급돌봄교실에 출근을 했는데 1학년 학생이 돌봄교실 말고는 교내 다른 공간을 가본적이 없다는 말을 듣게 됐다. 그 이후 1학년 교사들이 학교를 소개하는 영상을 찍으면 좋겠다고 뜻을 모아냈다.
 학교를 소개하는 영상을 찍고 싶다는 1학년 교사들의 마음이 뭉치자, 능력자가 결합했다. 4학년 6반 이은섭 교사다. 
 작년 운동회부터 영상을 찍고, 반 친구들과 함께 영화도 제작했던 경험이 있는 이 교사는 1학년 교사들의 뜻에 적극 결합했다. 개인 장비 캠코더를 활용하고, 대본을 짜고, 직접 편집까지 해서 뚝딱뚝딱 영상을 만들어냈다.
 이 교사는 "원테이크(컷 없이 한 번에 영상을 찍는 방식)로 1학년 학생들의 눈높이, 집중력을 높일 수 있는 길이의 영상을 제작했다"며 "평소에 영상 만드는 것을 좋아한다. 이번 방학때도 5학년2반 학생들과 함께 '전학을 가는 친구와 보내는 학교에서의 하룻밤' 영상을 제작하려고 했다. 밤 9시까지 촬영을 강행했지만, 코로나로 인해 5번만에 중단해야 해서 아쉬웠다"고 말했다. 앞으로도 영상을 활용해 학생들과 소통하고 싶다는 것이 이교사의 바람이다.

1학년 교실 곳곳에는 교사들이 학생들이 올 것을 대비해 꾸며놓은 사진들이 걸려있다. "학생들이 학교에 오고 싶은만큼, 우리도 학생을 기다린답니다."
1차 영상의 반응이 좋아 시리즈물로 학교를 소개하는 영상을 만들고 있는 김명란 교사다. 영상은 순차적으로 삼양초 e학습터에 올라온다고. 기대하시라~!

   이처럼 따뜻한 마음과 영상 준전문가가 뭉친 삼양초 '학교가는 길'은 신바람 나는 반응을 자아내고 있다. 영상을 통해 학교를 소개하는 코너는 학생들의 반응이 가히 폭발적이었다. 영상을 몇 번이고 돌려보는 학생부터, 엄마를 졸라서 학교에 가보자고 말하는 학생까지. 
 1학년 3반 정지원 학생 학부모인 이동숙(38, 가화리)씨는 "아이들이 편하게 영상을 보고, 한눈에 학교도 딱 알아볼 수 있다"고 삼양초 교사들의 따뜻한 마음에 감사함을 표했다.
 김 교사는 "온라인개학이 새롭지만, 힘들기보다 모두 기쁜 마음으로 일하고 있다"며 "교사들이 바라는 건 영상이 미약하나마 1학년 학생들의 학교적응하는데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 뿐"이라고 말했다.
 삼양초 교사들의 영상제작은 계속된다. 주의력이 짧은 1학년 신입생들의 눈높이에 맞추어 한 편씩 제작되고 있다. 2탄 '삼양초 요기조기 여행'(본관과 후관 소개영상, 특별실 둘러보기), 3탄 '우리교실이에요'(교실 안 둘러보기), 4탄 급식실 체험기(급식실 활용 방법 안내) 등 시리즈물이다. 학교 가는 길 이후로 매주 신작은 삼양초 e학습터 온라인 학습 창체시간에 공개된다. 
 김 교사는 교실에 아이들 사진을 붙여두고 매일 인사하며 아이들 만날 날을 기다린다며 학생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곧 만날 우리 1학년 친구들, 너무너무 보고싶어요! 건강하게 있다가, 우리 밝은 모습으로 봐요. 선생님이 이 곳에서 친구들을 기다리고 있을께요."

교실 곳곳에는 학생들의 사진과 이름이 붙여있다. 학생들의 시끌시끌한 모습이 그리운 학교다.
교실 곳곳에는 학생들의 사진과 이름이 붙여있다. 학생들의 시끌시끌한 모습이 그리운 학교다.
영상에서 학교 곳곳을 봤어요! 저는 1학년 전지우, 정지원 이에요. "빨리 학교 가고 싶어서, 하룻밤 잘 때마다 손가락으로 숫자를 세요."
영상에서 학교 곳곳을 봤어요! 저는 1학년 정지원, 전지우입니다. "빨리 학교 가고 싶어서, 하룻밤 잘 때마다 손가락으로 숫자를 세요."
우리는 1학년, 누가누가 빨리 달려서 학교로 '쏙'들어가나
우리는 1학년, 손으로 환하게 1을 가르쳐본다! 엄마가 쉬는날이라 영상으로만 보던 학교에 직접 왔단다.
우리는 1학년, 누가누가 빨리 달려서 학교로 '쏙'들어가나
누가누가 빨리 달려서 학교로 '쏙'들어가나. 견우와 직녀가 따로 없다. 선생님이 보고 싶은 학생들, 학생이 보고 싶은 선생님들. 이날 학생들은 아쉽게도 코로나로 인해 학교에 들어갈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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