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에서 만난 사람들
곽영건(78)씨

27일 오후, 옥천읍 한 골목에서 벽화를 그리고 있는 곽영건(78)씨를 만났다.

골목길 어귀에서 형광색 조끼를 입고 붓을 쥔 채 벽화를 그리고 있는 이를 만났습니다. 곽영건(78, 경기도 여주시)씨는 후배와 함께 여러 지역을 돌아다니며 벽화 그리기 작업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옥천과는 인연이 많습니다. 대전에서 군 생활을 해 옥천에 익숙하고, 6년 전에는 정지용 생가와 육영수 생가 인근에서도 벽화 작업을 했다고 합니다.

순수 미술을 전공으로 했지만, 돈을 벌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상업 미술을 하고 있는 그. 교과서나 상업 책 등 여러 출판물에 그림을 그려왔다고 합니다. 극장 간판을 그리는 화가로도 활동했습니다.

환갑을 지나며 그림 그리는 일을 은퇴했지만, 후배의 권유로 계속 붓을 잡고 있습니다. 집에만 있는 것보다 이렇게 나와서 공기도 쐬고, 그림도 그리니 더 없이 좋다고 그는 말합니다.

군 생활 시절, 그림 그리는 능력 덕분에 간부가 화실을 제공해주거나 장교가 직접 연필을 깎아주는 등 특급(?)대우를 받았다는 곽영건씨. 군 시절을 생각하더니, 끝도 없이 이야기보따리를 풉니다.

그가 그리는 그림은 풍물놀이를 하는 사람들의 모습입니다. 직접 스케치하고 색도 입혔습니다. 무심한 듯 붓질을 몇 번 합니다. 북을 든 사내가 금방이라도 살아 움직일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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