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미로운 빠네파스타와 감칠맛 나는 차돌박이 숙주덮밥으로 점심을
잎차로 제공되는 얼그레이와 페퍼민트, 수제청 음료도 인기
서울내기 정희경씨의 16년차 옥천 생활의 총 결산, ‘들꽃처럼’
5월부터 2층 매장에 4개의 세미나실도 구비하는 등 공간 확장

'들꽃처럼'의 정희경 대표가 매장 안 느티나무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었다.
'들꽃처럼'의 정희경 대표가 매장 안 느티나무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었다.

[옥천 맛집 기행] 청년 1천 명 가량이 집단으로 모여있는 곳, 읍내 깊숙이 들어와 있는 대학에 쉬이 갈 만한 커피와 맛집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척에 있고 편안한 분위기여야 했고 메뉴도 다양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 것은 오랜동안 해온 일에 대한 본능적인 직감이었다. 20살 때부터 아르바이트 및 직접 레스토랑을 인수해 운영한 경험이 있던 서울내기였던 정희경(46)씨가 남편 따라 옥천에 온 지 벌써 16년 째, 그는 별다른 생각없이 말끔하게 진 건물을 세를 놓다 잘 안 나가자 직접 하기로 맘먹고 실행에 옮겼다. 어디서나 만날 수 있는 ‘들꽃처럼’ 그런 편안함과 자연스러움을 연출하기 위해 이름도 그렇게 지었다. 매장 안에 커다란 느티나무를 안으로 들여놓은 것은 자연안의 풋풋함을 재현하고 싶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또한 마을 둥구나무 밑에 옹기종기 모여 않아 담소를 나누면서 끼니를 때우던 그 때를 생각했는 지도. 암튼 개장 3년 만에 들꽃처럼은 매장을 2층으로 확장하고 작은 세미나실을 4곳이나 만드는 등 학생 뿐만 아니라 주민들도 스터디나 회의장소로 활용하도록 만들었다. 그것은 머지 않아 도립대 운동장에 기숙사가 생기면 학생들이 옥천에 머무는 빈도수가 늘어나는 것을 감안해 만든 포석이었다. 메뉴는 학생들의 다양한 입맛을 고려해 널을 뛴다. 고급 레스토랑에 나올 법한 빠네파스타는 구운 빵에 제공되는 크림파스타로 이 집의 대표적인 메뉴로 찾는 사람이 제법 많다. 그리고 한식 집에서 볼만한 또 하나의 눈여겨 볼 메뉴는 차돌박이 숙주덮밥, 차돌박이 숙주덮밥은 쫄깃한 씹는 즐거움과 혀 안에 착착 감기는 고소함, 차돌박이와 숙주의 조합은 실패할 수 없는 메뉴이다.  이 둘은 양식과 한식의 쌍끌이로 ‘들꽃처럼’의 시그니처(상징) 메뉴로 자리 잡고 있다. 

 요것만 보아서는 곤란하다. 아이들과 함께 와서 부담없이 먹을 수 있는 떠먹는 피자와 치즈떡볶이, 물오징어 튀김인 오짱, 고구마버터구이, 가래떡구이를 보면 약간 분식집 느낌이 나면서도 수제돈까스와 매운돈까스, 치즈돈까스, 생선까스까지 보면 돈까스 집에 왔나 착각할 정도다. 그리고 매콤한 낙지덮밥도 있다. 메뉴가 통일성과 일관성이 없다고 누군가는 말할 지 모르지만, 이는 들꽃처럼이 일부러 내세운 컨셉이기도 하다. 옥천 사람에 맞춘 맞춤형 ‘다양성’을 선뵈고 있는 것. 

 마시는 것도 만만찮다.  녹차나 페퍼민트, 얼그레이 등은 잎차는 티백이 아니라 직접 잎으로 만든다. 수제청 시리즈인 자몽, 레몬, 유자를 비롯해 버블티와 대추차, 스무디까지 왠만한 음료는 다 있다. 그리고 딸기, 망고, 인절미, 팥빙수까지 디저트도 풍성하다. 술도 마실 수 있는 곳기도 하다. 

 그러니 들꽃처럼에 오면 하루종일 놀다 갈 수 있다. 공부도 하고 회의도 하고 먹고 마시고 나중에 술까지 아침에 들어와 저녁 늦게까지 먹고 마실 수 있는 모든 것이 갖춰진 셈. 

 그것은 정희경씨가 꿈꿔 왔던 곳이기도 하다. “물론 여기저기 옮겨 다니면서 먹는 것도 분위기도 바뀌고 나름 환기가 되겠지만, 저는 한 곳에서 이 모든 것을 다 할 수는 없을까를 생각했어요. 카페와 레스토랑 그리고 바의 기능을 합친 그런 공간을 꿈꿨다고 할까요? 그러면서 이질감이 없이 잘 섞이도록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 중요했어요.”

 그래서 그런지 사람들은 편안하게 ‘들꽃처럼'을 찾는다. '도립대 앞’이라는 지리적 위치도 한 몫 하거니와 주차 공간이 이면도로도 끼어있다보니 넉넉한 편이다.

 아메리카노 가격 만큼은 1천500원으로 싸게 책정을 했다. 학생 손님의 주머니 사정을 감안하여 내린 결정. 

 “도립대에 대규모 기숙사가 들어서고 대학로로 조성된다는 소식을 듣고 사실 기대가 많이 되요. 청년들이 자유롭게 숨쉬고 노는 그런 공간이 만들어 지길 바라고 있죠. 그 가운데 들꽃처럼이 또 하나의 문화 공간으로 자리잡는다면 더할 나위가 없겠지요.”

 나름 사연도 많다. 어릴 때부터 아르바이트 뿐만 아니라 레스토랑을 직접 운영하면서 결혼 전까지 눈코뜰새 없이 일을 해서 옥천에 내려오면서 쉬고 싶었지만, 그도 여의치 않았다. 

 알츠하이머 병에 걸린 친정어머니 모시고 병간호 하느라 바빴고 이제 초등학교 고학년에 접어든 두 아들 키우는 육아에 정신이 없었다. 병간호와 육아에 전념하다보니 사실 우울증이 생길 것만 같았다. 그래서 다시 오랜 전공을 살려 다시 일을 시작한 것.    

 “공기가 맑고 사람 인심이 좋은 옥천이 참 좋아요. 교통도 편리하고 차 밀리는 것도 없어 좋구요. 다만 문화적인 토양이 조금더 이름 그대로 비옥해졌으면 좋겠다 싶어요. 다양한 문화공연과 문화 인프라가 갖춰진다면 젊은이들도 떠나지 않고 많이 올텐데요. 들꽃처럼이 조그맣지만 그런 숨구멍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아침 8시30분 부터 밤 10시까지 보통 영업을 한다. 주1회 토요일은 정기휴무다. 

문의)043-731-3858 주소)옥천군 옥천읍 대학1길 3

 

 

 

저작권자 © 옥천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