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적한 동이면 용죽리 최규호 대표의 맛깔난 석갈비집
청주 현도면에 있는 한정식집 ‘해뜨는집’은 아내 식당
옥천 귀촌 11년차, 옥천에 맞는 석갈비를 만들어내다

주차하기 힘든 복잡다단한 읍내를 잠시 벗어나서 드라이브하기 적당한 코스에 ‘해뜨는집’이 있다. 대접하고 싶은 사람에게 ‘대접받았다’는 느낌을 주려면 약간 정원이 있는 특별한 ‘예약만이 가능한’ 그런 맛집을 소개하는 게 좋다. 농촌의 정경을 고스란히 드러내면서 아기자기하게 꾸며 놓은 정원 마당에 발을 들여놓다 보면 머리 아픈 일상은 간단히 치유가 된다. ‘콧바람’ 한번 쐬며 이리저리 둘러보기 바쁜 찰나에 군침이 도는 담양식 석갈비가 떡하니 밥상위에 차려진다. 해뜨는 집은 그냥 식당이 아니다. 산전수전 다 겪은 최규호(65)씨의 삶을 다 ‘갈아넣은’ 그 자체다. 그 곳에는 그의 모든 것이 담겨 있다. 카운터에 빼곡하게 붙어있는 상장만 봐도 그의 삶이 어떠했는지 유추할 수 있다. 사회활동이 왕성했던 시절에는 한번 하기도 힘들다는 로타리 회장을 무려 3번이나 했다. 대청로타리, 우암로타리, 희망로타리를 거쳤고 대청로타리 회장 1번, 우암로타리 회장 2번을 했다. 그가 얼마나 사회봉사활동을 왕성하게 했는지 미뤄 짐작할 수 있다. 봉사단체를 넘어서 정당 활동까지 했었다. 정치에는 호불호가 분명한 손님들이 많지만, 그 역시 그의 삶의 흔적이기 때문에 당당하게 걸어놓는다. 대전의 민주당 당직자로서 많은 활동을 해와 김대중 전 대통령으로부터 받은 표창패만 서너개 될 정도로 그는 존재감을 충분히 보여줬다. 외진 방 하나를 훔쳐보면 전자올갠과 드럼, 헬스 운동기구들이 그득하다. 그는 또 음악인이었다. 음식 소개를 하기 전 그의 삶의 한 자락을 끄집어 내보자. 

해뜨는 집의 석갈비 사진. (사진출처:옥천군 블로그)

■ 고흥 소록도 출신, 공무원 집안에서 음안인 꿈꿔
할아버지 대부터 공무원 집안이었다. 고흥군 도양읍 소록도에서 나고 자라면서 초중고를 거기서 나왔고 4남1녀의 종갓집 장손이 당연히 공무원이 되어야 한다고 은근한 압박을 넣었지만, 감출수 없는 재능은 늘 고민이었다. 중고등학교 콩쿨대회에서 상을 싹 휩쓸면서 학창시절부터 자타가 공인하는 음악인의 재능을 뽐냈지만, 집안에서는 완강히 반대였다. 밥 빌어먹는 다는 것이었다. 그게 오랫동안 ‘한’으로 남았다. 광주 한 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하고, 서울에서 제약회사와 조선업 관련 회사에서 직장생활을 했다.  당시 대덕군이 대전으로 편입되기 전인데 앞으로 편입되어 발전할 거라는 친구말을 듣고 일찌감치 자리를 잡기로 했다. 
당시 새일고등학교(현 이문고등학교, 대덕 석봉동 소재) 앞에서 아내와 함께 분식집을 했다. 그 때 분식집 이름이 ‘해뜨는집’이었다. 음악을 좋아하다보니 올드팝인 ‘The house of Rising Sun’을 따서 이름을 붙였다. 점심, 저녁 때마다 학생들이 우르르 몰려들었다. 발 디딜 곳이 없을 정도로 문전성시를 이뤘다. 잘 됐다. 분식집이 잘 되면서 꾹꾹 눌러왔던 음악을 더 배울 수 있었다. 아내의 배려였다. 10년 넘게 전자오르간 음악학원을 다니고 색소폰과 드럼을 취미로 배웠다. 배움에 그치지 않고 부름쇠란 음악동아리를 결성해 여기저기 노래봉사를 하러 많이 다니기도 했다. 
그렇게 12년 동안 분식집을 경영했다. 돈이 조금 모아지니 제대로 된 식당을 해보고 싶었다. 아내는 바로 인접해있는 청원 현도면(현 청주 서원구 현도면)에 옛날 집을 사서 한정식집을 차렸다. ‘해뜨는 집’이름을 고수했다. 현도에 있는 해뜨는 집은 대전과 청주에서 알만한 사람들은 한번씩 외식을 하는 유명한 한정식집이다.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풍성한 한정식이 나와 대청댐 드라이브를 하며 들르는 곳 일순위에 해당될 정도로 인기가 많다. 말하자면 동이면 ‘해뜨는집’은 현도면 해뜨는집의 분점인 것이다. 물론 메뉴는 다르다. 동이 해뜨는집이 석갈비와 갈치조림을 주 메뉴로 내걸었다면 현도 해뜨는집은 한정식이 주 메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맛깔난 반찬들을 현도에서 직접 공수해오면서 현도의 한정식 맛까지 같이 곁들일 수 있다. 그는 무엇보다 옥천이 맘에 들었다. 대청호반을 따라 올라가다 보면 청정지역이면서 아직 때가 묻지 않은 조용한 옥천이 그리 맘에 들었다. 무엇보다 옥천이라는 지명이 울림이 있었다. 동이면 용죽마을 초입의 낡은 집을 사서 다 허물고 새로 지었다. 그리고 홀로 운영을 한다. 수십년 음식 장사의 경험이 있기에 어렵지 않은 일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끊임없이 공부를 한다. TV에 나오는 요리프로그램을 습득하며 여러가지 시도를 해본다. 홀로하기 때문에 예약제 운영을 한다. 그렇지 않으면 음식 맛도 서비스 질도 하향될 것을 우려하기 때문이다. 풍경과 어우러진 음식 맛을 본 사람들은 또 찾는다.   

■ 국내산 고기만 쓰고 특제소스로 숙성시킨다
수입산은 쓰지 않는다. 그가 정한 나름의 철칙이다. 그리고 배, 사과, 키위 등 과일과 양파, 마늘을 배합해 혼재된 특제 소스로 절이고 3일 정도 냉장고에서 숙성시킨다. 그냥 숙성시키는 것이 아니라 초벌을 살짝 해서 육즙이 빠지기 전에 냉장고에 또 넣는다. 그래야 촉촉함이 오래간다. 그런 다음 손님 오기 전에 숙성된 고기를 다시 재벌을 하면 맛깔난 석갈비 대령이다. 이런 정성 탓에 모범음식점, 밥맛좋은 집이란 지자체 타이틀은 수도 없이 달았다. 
가족 외식 손님이나, 상견례자리, 외국 바이어 대접을 할 때 많이 찾는다. 기분이 좋으면 가끔 악기도 연주한다. 궁금해진다. 사회활동을 그토록 왕성하게 했던 그가 절간 같은 금강 언저리에서 식당을 열 생각을 했을까. “사람들을 많이 만나다보니 지치기도 했구요. 저만의 시간을 조용히 갖고 싶은 생각도 있었죠. 그래도 일을 해야하니까 식당을 연 거구요. 적당히 손님 받으면서 제 취미 생활도 하고, 틈틈이 공부도 하고 좋습니다. 이 마을에서는 그래도 제가 젊은 축에 속하죠. 지역 공부도 향토사학자 정수병 선생님한테 많이 듣고 배웠어요. 철봉산에 얽힌 이야기도 메모하면서 공부를 했죠. 가끔 마을회관도 들르는데 젊은 총각 왔다고 할머니들이 참 좋아하셔요. 자전거 타고 동네 안길도 한바퀴 돌고요. 저는 옥천 생활에 참 만족합니다.”
옥천에 정착한 지 벌써 11년이다. 그는 잘 살고 있다. 여유로운 식사, 맛깔난 석갈비를 대접하고 싶은 사람이 있으면 동이 해뜨는집을 ‘강추’한다. 동이 해뜨는 집에서 점심을 먹고 대청댐 드라이브의 완결판으로 현도 해뜨는 집에서 한정식을 먹는다면 해뜨는집 프랜차이즈 부부의 맛을 고루고루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드럼, 전자올갠, 로타리 봉사활동, 옛 민주당 당직자 등 그를 설명할 수 있는 키워드는 다양했지만, 지금은 석갈비와 갈치조림이었다. 석갈비와 갈치조림을 한꺼번에 먹을 수 있는 모듬식단도 준비되어 있다. 한번 가보시라!

 

주소 : 동이면 적하4길 26
문의 : 043-733-17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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