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용 문향의 향연
그렇게 봄이 가고 있다
턱 밑에서는 얼룩마러럼
목이 긴 노루귀 꽃이 피고
발길을 넘길 때마다
풍뎅이가 꿈틀댔다
학림산방이 노루귀꽃 향기에 잠기면
이웃집의 문도 활짝 열리고
불안한 예감이 코 끝에 왔다
향내가 반딧불처럼 깜박여도
터널 끝 보이지 않을 것이다
다리를 타고 오는 소름이 차다
그리하여 봄은 가고
앞마당이 붉은 바다로 변하고 있다.
송용숙, 그곳이 참하 꿈엔들 잊힐리야,
『옥천문단 20주년 특집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