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곳 지원 2:1 경쟁율, 올해는 일단 10개월 임대료 지원해
라온피아노, 카야, 썸데이, 오리먹으면 돼지, 한얼재즈음악학원 등

편집자주_창업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많지 않은 경험은 독이다. 하고싶은 의지가 솟구칠수록 위험하다. 청년들은 자본금이 없기 때문에 위험부담이 더 크다. 창업에 잇따른 실패는 자존감을 떨어뜨리면서 다시 일어설 엄두조차 내지 못하게 하기도 한다. 취업은 어렵고, 창업한 청년들에게 정책적 버팀목이 많지 않은 상황에서 올해부터 옥천군에서 연간 600만원씩 2년 동안 지원할 수 있는 정책을 펴면서 인기를 끌고 있다. 한달에 50만원까지 월세를 지원하는 것으로 적잖은 지원이다. 
최근 6개월 이상 군에 주민등록과 거주사실이 있고, 3년 이내 관한 세무서에 사업자등록을 한 만 39세 이하 청년 소상공인 7개업체에 2년간 최대 1천200만원의 점포 임차료를 지원하는 것. 단 휴폐업과 향락적 소비, 투기를 조장하는 업체는 제외된다. 
이 공고가 뜨자마자, 지원이 쇄도했다. 최종 선정된 곳은 제이스킨, 카야, 썸데이, 라온피아노, 오리먹으면돼지, 첫눈에 반한 디저트카페, 한얼재즈음악학원 등 7곳이다. 이 중 제이스킨 지희정(39) 대표를 만났다.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청년점포 임대료지원사업, 가뭄에 단비같은 지원이죠”

제이스킨 지희정 대표 등 7개 업체 청년점포임대료 지원사업 확정
최대 2년 동안 1천200만원 지원돼, ‘청년 자영업자 다양한 지원 필요’

“실제 경제적으로 많은 도움이 되죠. 청년들은 자본금 마련하기도 힘들고 경험들이 많이 부족하다보니 실패할 확률이 높거든요. 시작은 할 수 있지만, 버티는 게 고달파 접는 경우가 많아요. 그런 걸 감안하면 이런 정책적 지원은 청년들이 조금 더 버티며 생업을 끌고 갈 수 있도록 하는 적절한 지원책이라 생각합니다.”
삼양초, 옥천여중 등 지역 학교를 나온 옥천 토박이인 지희정 대표는 결혼과 육아를 거치고 평소 피부에 관심이 많아 창업한 케이스다. 화장품을 판매하다가 조금더 확장해 피부를 케어해주는 특화된 점포를 만든 것. 피부미용사를 일컫는 에스테티션이란 직책이 명함에 박혀 있다. 그만큼 자부심을 갖고 하는 것. 입소문으로 알려져 단골손님이 제법 있지만, 코로나-19 때문에 체감하는 경기여파가 장난이 아니다. 청년 창업자들은 이런 외풍에 더더욱 취약할 수 밖에 없는 법. 
“가뭄에 단비같지요. 고정비용이 매월 지출되는 것을 감당하지 못하면 휴폐업수순에 들어갈 수 밖에 없는데 월세 지원이라도 받으니 그나마 청년들이 버틸 힘이 생기는 거거든요.”
 그는 청년 점포를 지원하는 것 이외에도 아예 청년몰을 구성하는 것도 좋은 정책이라고 이야기했다. 
 “청년 점포들이 아무래도 집적되어 있으면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 것 같기도 해요. 옥천에는 청소년, 청년들이 갈만한 쇼핑 거리가 없잖아요. 그러니 아무래도 대전 지하상가쪽으로 빠지는 청소년, 청년들이 많은데 옥천도 거리나 공간을 청년몰점포로 조성해서 ‘힙’한 공간으로 재탄생시킨다면 새로운 청년 문화가 만들어질 것 같다는 생각도 들어요.”
 지희정씨는 학교 졸업하고 옥천 바깥으로 나갈 생각을 하지 않았다. 대전의 대학에서 관광경영을 전공하고, 청주에서 네일아트 일을 해봤지만, 옥천이 어디보다 좋다고 했다. 
 “저는 너무 옥천에만 있다보니까 그리고 대전/청주 나가서 살아봤지만, 옥천이 정서적으로 편안하니 좋더라구요. 아버지와 남동생이 지선생쌈촌을 하고 있어서 자주 볼 수도 있구요. 초등학교 3학년, 중학교 2학년 아이가 있는데 아이 키우면서 생활하기에는 나쁘지 않은 것 같아요.”
그는 마지막으로 더 제안을 했다. “정책적으로 고려해서 물론 3년 이내란 설정을 하셨겠지만, 기간 제한을 조금 더 늘이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들었어요. 물론 3년 이내가 제일 고달프긴 하겠지만, 오랫동안 근근히 버티는 청년들도 많이 있거든요.”

 

‘청년점포임대료 선정점포 수 좀 더 확장되길’

청년점포임대료 지원사업 받은 첫눈에반한디저트 카페 이준창씨
고등학교 1학년부터 제과제빵은 물론 커피를 배우기 위해 베트남 연수도 다녀와

하얀 눈이 딸기 위에 소복소복 내려앉았다. 
딸기가 제철이다 보니 딸기 빙수가 인기라고. 어머니의 가게를 이어받은 이준창씨(22)의 솜씨이다. 이준창씨는 어린 시절 <제빵왕 김탁구>를 보고 감명 받아 자신의 진로를 개척했다. 중학교 2학년부터는 어른들도 육체적으로 힘들어할만한 공사장이나 휴게소의 아르바이트도 몸소 경험했다. 스물둘이라는 나이는 아직 어리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 이준창씨의 자신의 직업을 위한 노력과 경험은 존경할만하다. 올해 청년점포임대료사업에 선정되어 큰 도움을 받고 있다고. 기초 자금을 준비하기 어려운 청년에게 임대료지원사업은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있는 큰 용기가 되어주었다.
이준창씨는 옥천군에서 지원해 준 청년점포임대료의 도움을 받고 있다. 월 임대료가 110만원인 상황에 처음 창업을 시도한 청년에게는 매우 큰 도움이 되었다. “3개월에 한 번 150만 원씩 총 10개월을 줘요. 코로나-19로 인해 손님도 거의 없는 상황에서 큰 도움이 되지요. 아쉬운 점은 이번에는 7곳의 점포가 선정되었는데, 점포의 수가 적다는 것이에요. 선정 점포의 수가 증가한다면 사업을 시도하고 싶은 청년들이 더 많아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또한 청년들이 정보를 쉽게 접하기에는 홍보가 부족한 면이 있다고. “저는 군청이나 읍사무소에 갈 일이 좀 있었어요. 그래서 게시판을 보고 알게 되었지만, 보통은 알기 어려울 것 같더라고요”
이준창씨는 고등학교 1학년부터 제과제빵을 시작했다. 대전의 유명 빵집 성심당 제과제빵에서 수련을 했다. 고등학교 2학년 겨울방학에는 커피를 전문적으로 배우기 위해 베트남에 다녀오기도 했다. “음식을 만드는 것도 새로운 것을 배우는 것도 큰 즐거움이에요. 고등학교 2학년에 베트남의 달랏(베트남 남부에 있는 도시)에 가서 커피를 배워왔어요. 베트남은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커피 소비국예요. 생두에 열을 가해 볶는 것을 로스팅이라고 하는데, 이 과정을 배워 와서 지금도 직접 업체에 가서 로스팅을 해온답니다”
이준창씨는 삼양초등학교, 옥천중학교, 옥천고등학교를 다녔다. 옥천에서 계속 살아왔기에 옥천에 또래친구들이 많다. 이준창씨의 형도 충북도립대학교에서 조교 일을 하고 있다. 이준창씨는 옥천에 사는 것이 즐겁다. 다만 때때로 좁은 지역과 문화시설의 부재가 아쉽다. “워낙 좁으니까요. 아는 분을 만나면 평소에는 반가운데 때때로 친구들과 개인적인 이야기를 하다가 마주치면 곤란할 때가 있어요. 그리고 놀 곳도 사실 많지 않아요” 좁은 지역과 문화시설의 부재는 청년들이 옥천에 계속 머무를지 고민하는 지점이 되기도 한다고. “다른 지역으로 가려는 친구들도 많지요. 그래도 아직 젊으니까 다양한 경험을 쌓고 싶어요”
이준창씨는 현재 구미대학교 호텔조리학과에 다니다 휴학한 상태이다. 자동차가 있어 시간이 지나면 학교와 일을 병행할 예정이다. 이준창씨는 경험을 넓히기 위해 추후에 호텔에서도 근무해보고자 고민하고 있다. 2019년 11월에 처음으로 직접 사장이 되면서 스스로 가게를 운영하는 것의 어려움도 경험하고 있다. “원래 사업을 해보고 싶었어요. 특별히 더 힘든 점은 없지만 사람을 상대하는 것이 어렵기도 하더라고요. 하나부터 열까지 전부 스스로 고민하고 해내야한다는 것도 어려운 점 중 하나예요. 앞으로 하나하나 경험해가면서 성장할 수 있겠지요” 이준창씨는 앞으로도 자신의 길을 개척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옥천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